-
-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밥 버먼 지음, 김종명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중학생이었던 나는, 당시 아주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끝이 났다.
그때 채우지 못한 정답을 찾고 싶은 것인지, 나는 종종 이 책과 같은 과학적 질문이 담긴 책을 읽는다.
ZOOM 거의 모든 것의 속도.
자연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움직임과 그 속도에 관해 서술한 책.
책은 2부로 나뉘어 있었다.
움직이는 것들 파악하기.
빨라지는 속도 이해하기.
하지만 내가 영화를 만든다면, 첫 장면은 우주만물이 비명소리가 날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로 돌진하는 장면으로 시작할 것이다.
도입부로는 제법 괜찮을 것 같다.
물체들이 미친 듯이 달려가서 땅에 처박히는 광경이야말로 자연의 미치광이 같은 면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장면이 아닐까?
첫 도입에 적힌 글을 읽고 조금은 괴짜 같은 작가가 아닐까 싶었다.
이런 성격의 작가가 쓴 글이라니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이 될 것 같은 기대로 가득 찼다.
읽으면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지리적 움직임, 지구의 움직임에 따른 이야기를 서술한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다.
누군가의 여행에세이에서 읽었던 적도선의 배수구 물 회오리, 코이올리 효과.
당시 그 책을 읽고 아주 흥미롭게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것이 거짓이라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실제 현상이지만 시범은 가짜라는 말이긴 했지만 허탈함이 가득 차올랐다.
그 외에도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현상을 움직임과 속도라는 개념을 통해 알려주고 있었다.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주제들이었다.
특히 책 가운데 방사능 노출에 관한 내용은 흥미로웠다.
얼마 전 라돈 침대 문제로 큰 이슈가 된 문제와 연관성이 있었기에 더 관심이 갔다.
전체적으로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읽고, 또 읽다가 두 번 읽고 세 번 읽고.
하지만 전혀 지겹지가 않았다.
새로운 과학적 시각을 가지게 되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 토론의 주제를 읽고 나서는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 봤지만 또 봐야 할 것 같은 느낌.
전부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아주 느긋하고 천천히 꼼꼼하게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책.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만 읽어야겠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책.
과학적 호기심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풀어낸 어려운 과학책.
읽는 동안은 전혀 어렵지 않게 읽지만 다 읽고 나면 너무 어려워지는 책.
완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