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에 글이 올라왔다.

간호사는 언니나 아가씨가 아니에요.

병원에서 의사는 호칭이 선생님인데 간호사는 언니, 저기요, 아가씨 로 불린다고 했다.

같은 의료진인데 차이가 너무 크다고 본인의 직업에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병원에서 간호사를 뭐라고 불렀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딱히 부를만한 일도 없었지만 저기요..여기요..라는  호칭을 생략하고 부른 기억이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친구들을 만나면 늘 힘들다, 배울 것이 너무 많다 투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일반적으로 가는 작은 병원의 간호사들은 그리 바빠 보이지도 배울 것이 많아보이지도 않았기에 나는 이 책을 보고 놀랐다.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기에.

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워야했고 알아야했다.

거기다 빠르게 움직이며 희생정신 또 한 가지고 있어야했다.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의사와의 차이.

의사는 처음부터 의사가 아니다.

 

의사는 보통 6년간의 공부를 마친 뒤 의사 면허증을 손에 쥐면 처음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에 발을 들인다. 1년의 인턴 생활은 그들에게 병원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다 주는 기간이다.

...

하지만 간호사에게 그런 적응기간 같은 건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아직 경험 없는 신규 간호사의 조그만 실수가 얼마든지 환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경험에서 배웠다.

...

다른 일도 아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사회에 발을 내 딛는 순간, 그 순간부터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

아마도 그 중 가장 큰 책임은 남의 생명을 책임져야하는 의료진일 것이다.

모든 시술과 수술은 그 기본이 의사이기에 그들에게 인턴이라는 조금은 책임을 덜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새내기 의사와 새내기 간호사의 차이가 궁금해졌다.

입원을 해도 하루 2번 아주 잠깐 얼굴보는 의사와 수시로 얼굴을 보는 간호사.

누가 더 연습기간이 오래 필요한 것일까.

 

나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실전이라면 연습기간이 충분히 주어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실전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 너무 많은 압박을 주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압박이... 어쩌면 여자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미국에서는 의사보다 대접받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서만 너무 하대받는 것은 아닐까.

 

어떤 직업이든  귀천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 우리 사회에서는 있다.

특히나 남자가 많은 직업과 여자가 많은 직업에 차이는 크다.

그리고 상하관계에서 오는 차이도 크다.

 

간호사로써 작가가 경험한 현실의 벽과 세상의 슬픔.

간접경험을 알게 되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담은 많은 책으로 접했지만 아픔과 슬픔이 다른 때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메르스 때 의사들보다 간호사들이 더 집중 조명되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노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세상 누구도 존경받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그 중 최고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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