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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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쓰여진 작품답게 자연에 대한 찬미, 개인에 대한 감정과 상상력 그리고 자유로운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개인의 슬픔, 기쁨, 고뇌, 무한한 동경 등을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과 영혼이 교류하는 생명력있고 신비로운 존재로 자연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소설은 한 남자의 여덟 번의 회고형식을 통해 한 여인을 사랑하는 일생을 담고 있다. 어린시절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영주의 딸을 알게 되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키워온다.

영주의 딸은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다. 그의 사랑은 정신적이고 순수한 사랑이었다. 공부를 위해 타지에 머물면서도 애정을 계속 품었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곁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함께 한다.

스토리는 단순한 순애보 사랑이야기 같지만 , 소설이 담고 있는 사랑의 언어는 깊고 드넓게 반짝이며 일렁인다. 남자의 사랑은 삶과 죽음과 상관없이 가슴속에 살아 숨쉬는 사랑이다. 이런 사랑은 순수하고 숭고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현대에 지고지순한 정신적 사랑은 찾아보기 힘들다. 육체적 관계와 소유욕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외모, 경제력, 사회적 지위 등의 현실적 조건을 따진다. 쉽게 사랑의 감정이 식고 쉽게 관계를 정리는 현실적이고 가벼운 사랑과는 다른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원한 결합이라는 순수성과 숭고함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빠른 만남 보다 오랜 시간 천천히 서로를 이해하고 깊어지는 사랑의 정신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순수한 정신적인 교감과 인내와 희생보다는 빠른 본능적인 사랑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사랑의 깊이는 가벼워지고 있다.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영혼의 끌림을 따라 사랑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하는 소설은 사랑의 의미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더 나은 사랑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사랑이였다. 그리고 그 사랑은 개인의 사랑을 넘어 인류애로의 사랑으로 확장된다. 정신적 교감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인생, 죽음, 종교, 영원에 대한 철학적 사색들과 순환하는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얇은 두께의 책이지만 내면을 두드리는 감정과 철학적 질문이 전해지는 깊이있는 책이다.

이상주의적인 사랑이라서 비현실적인 면이나 관념적으로 생각되는 면도 있을수 있겠지만, 낭만적이고 숭고한 사랑과 아름다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사랑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귀족 신분인 여주인공과 평범한 남자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이어질 수 없는 관계이지만 서로의 정신이 깊이 연결된 정신적 교감을 통해 신분이나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다.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서로의 외로움과 고통 또한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위안과 평온을 준다.

마리아에게 바치는 낭만적인 시들은 순수한 사랑, 이별의 아픔, 자연의 아름다운 감성을 섬세하게 담고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하게 물결친다.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글들은환적이기까지하다. 두 사람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죽음과 영혼에 불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단순한 사랑의 감정을 넘어 육체의 한계를 초월하는 영원한 사랑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혼을 품은 삶을 살아가는 순수하고 숭고한 사랑의 결말은 결국 눈물방울을 떨구게 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람은 떠나도 사랑은 가슴속에 별이되어 무한히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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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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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대표작인 이 소설은 단편적 기억과 회상 등 여러 인물과 사건들이 얽혀있는 콜라주 기법의 독특한 소설이다. 현재와 과거,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의 자아에 대한 의식을 탐구하고 있다. 복잡한 인간 의식의 흐름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50대의 델웨이 부인은 정부고관의 아내로 외관상으로는 걱정할 것 없는 부유한 여자로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모두의 몸살을 앓게 했던 1차 세계대전이 끝난 6월 어느 날 그녀는 파티를 위한 준비를 위해 런던 거리로 나선다.

거리에서 오래전 그의 친구 휴와 마주친다. 그리고 오래전 그의 연인 피터를 떠올린다. 피터와의 기억은 지금의 남편인 리처드와의 결혼을 선택하길 잘 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그녀는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약간의 자유와 독립적인 부분을 원했다.

리처드 댈러웨이 부인이 아닌 다른 삶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녀는 밤이면 자신의 조용한 시간을 위해 다락방으로 올라가 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은 그녀에게 안정과 평화를 주었다.

한편 셉티머스라는 인물은 전쟁 중 포탄의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전쟁에서 죽은 친구의 환영을 보기도 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힘들어한다. 요양소에 강제 입원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자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다.

주인공 클라리사는 셉티머스의 자살 소식을 듣고 그의 의식 속으로 들어간다. 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남겨진 영혼 그대로를 끓어안고 삶을 끝낸 청년의 운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은 클라리사와 댈리웨이 부인 두 존재로 소설에 불려서 초반에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우리는 나의 이름으로 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 불린다. 클라리사는 정치가의 아내이기에 사회적으로 남편을 내조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도 했다.

그 여러 이름표 안에서 우리는 규정될 수 없는 각기 다른 성질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의 상황과 떨어질 수 없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그녀는 셉티머스와 감수성이 예민하고 낭만적인 피터의 모습 그리고 그의 옛 친구 샐리의 모습 등 여러 복잡한 양상의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그녀는 이들의 삶의 일부를 동경하지만, 극한적인 반응을 거부하고 안정적인 삶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녀의 딸의 가정교사인 킬먼은 그런 그녀가 가식적이고 무지하며 그가 누리고 있는 사회적 위치와 풍요로움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이 보기에 그녀는 세속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녀가 원한 건 안정과 자기 삶의 평화였다.

그녀가 다른 삶을 선택했다면 셉티머스처럼 창밖으로 몸을 던졌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시시각각 변화한다. 여성의 참정권을 주장했던 옛 친구 샐리가 다섯 아이의 엄마로서 안정된 삶을 선택한 것은 그녀에게 충격이었다.

댈리웨이 부인은 누군가가 보기에는 가식적이었고 누군가가 보기에는 품위 있어 보였다. 그녀는 죽음을 동정하지 않았고 삶을 동경했다. 화려해 보여도 반짝이지 않는 무채색 삶이어도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영혼을 잃지 않기 위해 파멸하지 않는 결혼을 선택하고 한 남자의 아내로 어머니로서 극복해야 하는 고독과 과거에 대한 아쉬움,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관 등 혼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냈다.

소설은 과거로 현재로 여러 사람에게로 넘나들어 읽기가 편하지는 않다. 혼란스러운 우리의 의식과 닮아있다. 우리의 의식은 과거에서 현재로, 나의 삶과 살아보지 못한 타인의 삶으로 이어지며 이리로 저리로 옮겨 다닌다.

현대에도 개인과 사회의 여러 역할 속에 주어진 한 사람으로 자신의 영혼을 지켜내는 일이 쉽지 않다.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영혼을 지켜낸 댈러웨이 부인처럼 버지니아 울프는 살았다.

댈러웨이 부인처럼 살고 싶었지만 셉티머스처럼 죽음을 선택한 울프였지만 그녀는 클라리스처럼 혼란스럽고 모순된 세상에서 삶을 사랑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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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팔리는 카피 단어장 - 바로 써먹는 단어 800+예문 2400, 개정증보판
간다 마사노리.기누타 쥰이치 지음, 김윤경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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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은 이미 나온 카피만 죽 나열해 놓거나 공식만을 말하지 않는다. 막상 써먹으려면 떠오르지 않는 단어를 골라 바로 써먹을 수 있도록 단어 800개와 2400개의 예문들이 돕는다. 1인 미디어 시대에 홍보와 마케팅은 필수이다. 홍보할 물건이나 내가 만든 콘텐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필요한 카피 한 줄을 만들 수 있는 무기 창고 같은 책이다.


같은 뜻의 말도 단어하나 품사 하나에 따라 표현과 느낌이 달라진다. '수술 1개월 후 생존율은 90%입니다.'와 '수술 1개월 후의 사망율은 10%입니다'라는 말은 뜻은 같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게 하는 결과의 차이는 크다.

좋은 카피는 화려한 문장에서 나오지 않는다. 사람을 이해해는 심리에서 나온다. 호혜의 법칙, 앵커링 효과, 베블런 효과, 밴드웨건 효과 등 카피의 문장 공식에는 심리학이 녹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심리학을 자세히 몰라도 이 책을 통해 심리의 법칙이 담긴 단어와 예문을 만날 수 있다.

강좌의 질은 똑같지만 강좌명 하나 바꿨을 뿐인데 수강생 0명에서 수강생이 꽉 차는 역전 스트로가 일어나기도 한다. 책 역시 그렇다. 좋은 책도 책 제목에 따라 판매 부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작가가 정한 책 제목을 출판사에서 바꾸기도 한다.

논리로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 쓰는 방법들이 필요함을 알게 된다.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예문들을 골라 바로 써먹을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유튜브, 블로그, SNS 등에 카피를 쓸 일이 넘쳐난다. SNS에 올리는 글 하나도 제목의 카피에 따라 클릭율이 달라진다. 우리는 제목 앞에 자동으로 멈춰서게 된다. 그래서 요즘 제목 짓는 일이 고민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피는 구성×단어이다. 이것에 따라 공감하는 반응이 달라진다.

좋은 재료만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이 나오지 않듯이 조리법이 중요하다. 좋은 단어만 끌어온다고 좋은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문장을 요리하는 단어의 문장 구성법을 알게 된다.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은 자신이 아닌 읽는 사람의 입장(고객의 입장)에서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에 접근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구체적 행동을 하도록 설득하게 하는 과정이다.

판매, 즉 무언가를 파는 것은 자랑스러운 행위다. 그 본질이, 자신의 '재능'을 사용해 타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_ 26P

카피는 단순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행위만이 아니라 가치를 전달하는 일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같은 내용의 글도 제목의 단어 하나, 부사하나, 구성에 따라 클릭율이 달라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품사들과 별것 아닌 것 같은 단어 하나, 접속사 하나, 대비와 대조에 따라 문장의 표현이 달라진다. 이 책을 읽고 나도 800개의 단어와 많은 예문을 다 기억하기는 힘들다. 부록의 단어 목차와 키워드 예문 목록을 통해 빠르게 필요한 문장을 찾아 카피를 만들 수 있다.

SNS에서 눈길이 가고 클릭했던 제목의 공식과 문장들이 이 책안에 있었다. 뭔가 떠오를 듯 표현할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 이 책이 도움이 된다.

✔ 표시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늘어난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와 컨셉을 전달하고 보이지 않는 확신을 얻는 법 등 마케팅 책에서 본 내용들이 문장에 녹아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의 열쇠를 얻게 된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이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전달하는 가치가 달리지는 카피의 힘! 카피 단어장이 짧은 글에 가치를 녹여내게 한다.


어렵고 거창한 네이밍보다 듣자마자 꽂히는 잘 기억나는 네이밍, 검색하기 쉬운 네이밍이 클릭을 부른다. 강조해야 할 것과 덜어내야 할 것을 알게 된다.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는 심리서' 보다 '인간관계에 지친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심리서'의 제목이 더 클릭율이 높다.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카피 단어장은 나만 알고 싶은 '카피의 족보'같다. 막혔던 아이디어가 뚫리는 골라 쓰고 따라 쓸 수 있는 카피 단어장은 내가 팔려 하는 것의 가치를 전해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기술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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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소담 클래식 3
제인 오스틴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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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우리 눈을 가리는 오만과 편견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점이 이 소설의 따끔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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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소담 클래식 3
제인 오스틴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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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도록 사랑받는 이 책은 단순한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재산이 별로 없는 여인의 유일한 생계대책이 결혼이던 시절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는 주체적인 주인공의 모습과 진실을 가리는 오만과 편견, 허영 등에 대해 들여다보게 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재벌가 주인공에게 편견을 가지는 현대 드라마 여주처럼 무도회에서 자신의 자존심에 금이 가게 한 다아시의 말 한마디에 오만함을 느끼고 편견을 가지게 된다. 반면 다아시는 재치 있고 당당한 엘리자베스에게 점점 반하게 된다. 그리고 청혼한다.

당연히 지주계급에 재산도 많은 자신의 청혼을 받아들일 거라 생각하지만 보기 좋게 차인다. 다아시의 오만함에 그녀는 어이없어한다. 계급이나 부유함에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런 여자는 처음이야'하는 느낌으로 더욱 반하게 된다.

옆집으로 재산가 빙리씨가 이사 오면서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에게 반하게 되고 둘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듯했으나 절친한 친구 다아시의 '제인이 자네를 그리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에 마을을 떠난다.

제인의 어머니는 허영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허영이 만족되는 순간 오만과 편견도 무너트린다. 중류지주계급층인 베넷가는 여자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다. 베넷의 집안은 딸만 다섯 명이다.

베넷가의 상속자가 될 친척 콜린스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하지만 당연하듯 청혼을 거절하고 어머니는 그런 그녀를 이해할 수 없어한다.

허영심과 오만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성질이에요. 허영심은 없는데 자존심이 강한 사람도 있잖아요. 자존심이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라고 한다면, 허영심은 남들로 하여금 자신을 자기 생각대로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 욕구인 거죠.

_ 34p

자신과 결이 같을 거라고 생각했던 절친이 콜린스의 재산을 보고 접근해 그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신감을 느낀다. 그녀의 친구 샬럿은 그 시대 흔한 여자들처럼 사랑과 자존심보다는 허영을 선택한다.

오만해 보이는 다아시와는 반대로 모든 사람이 첫눈에 호감을 갖는 호감형 위컴에게 매료된다. 오만하다고 편견을 갖고 있는 다아시에 대해 위컴은 악평을 쏟아내고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한다. 이에 그녀의 편견은 더욱 확고해진다.

빙리 씨의 말은 믿지 못하지만 첫인상이 좋은 호감형인 위컴의 말은 거의 확고하게 믿는다. 다아시의 편지를 통해 위컴의 배은망덕하고 문란한 진실이 밝혀진다. 편견 속에 갇혔던 자신의 어리석음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편견이 걷힌 후 그에 대한 주변의 평판은 당연한 듯 받아들여졌고 오만해 보였으나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위컴은 그의 이야기와는 정반대였고 친절한 호감과 예의 뒤에 숨어진 추악한 민낯을 바로 보게 된다.

전 정말 당신께 정말 큰 빚을 졌습니다. 당신이 절 깨우쳐 주신 겁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만, 너무도 소중한 교훈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진정으로 기쁘게 하는 것은 번지레한 온갖 겉치레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_ 537p

이런 편견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존재한다. 재력과 말투 한 마디, 외모만 보고 무수한 편견을 가진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편견을 반성한다. 다아시는 자신이 지주로서 세습된 오만함이 있었음을 깨닫고 자신의 부족함을 고친다.

이 소설이 전해주는 가치는 시대를 뛰어넘는다.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오만과 편견을 인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대는 변화고 계급사회는 변해도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은 유한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첫인상으로 판단하고 편견을 갖거나 첫인상이 좋다는 이유로 사람의 말을 믿는다.

어리석은 오만과 편견이 가리는 진실의 무게 또한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위컴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자매는 그것을 바로잡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한다. 그리고 본성을 밝혀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트리진 말기로 결정한다. 허나 이를 후회할 일이 일어나고 만다.

사람의 마음은 변덕스럽다. 무턱대고 평판을 믿는 일도, 첫인상을 보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오만과 편견을 인정하고 변화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그들의 로맨스만큼이나 아름답다.

편견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말이 많은 사람의 편견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겉치레의 모습과 편견이란 눈에 가려질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에 가려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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