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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2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서울살이 하던 저자는 전라도 장흥 바닷가의 토굴로 내려와 선생의 사업을 흠모하고 본받으며 13년을 자신을 가두어 놓고 기르면서 살아온 결과물로 이 소설을 빚어낸다.
천지 두려운 마음이 들 때 정심을 얻기 위해 눈을 감고 최면을 걸었다. 시를 외웠다. 글쓰기 사업을 생각하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황사영과 정약용을 엮으려 했지만 별다른 죄를 더 찾지 못해 정약전은 흑산도에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된다.
고문당한 몸으로 전라도까지 천 리 길을 두 형제는 걸어간다. 형님의 유배 가는 곳인 흑산도는 이름이 무서우니 '현산'(현묘할 현玄 자 둘을 나란히 쓴 '검을 현玆')이라 부르기로 한다.
기어이 살아서 만나자고 당부하며 형제는 이별해야 했다.
홍희운의 계략으로 광진에 도착한 정약용에게 자유롭게 아무 집이나 골라들어가 지내라는 황당한 말을 늘어놓는다.
문전 박대를 당했으나 곧 그를 모시는 이가 있었다. 온 세상이 악에 물들어 흐려졌는데 혼자 맑아 깨어있으니 적에게 미움을 사 유배 왔으나 사람들 속에 깨어있으려 했다.
간의 염검한 큰산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읽어내는 일은 하나의 구도 행각이었다

자신의 남근을 자른 사건과 그것에 목놓아 우는 아낙의 모습을 보고 「애절향哀絶陽」이라는 시를 짓는다.
임금을 비방했다는 어이없는 죄목으로 옥방에 갇혔으나 무고함이 밝혀져 방면된다.
하늘도 무심하다. 유배지에서 듣게 되는 아들의 참담한 소식은 비통하다.
쪽색 치맛자락의 연두색 머리처네 자락의 여인의 흠모하는 마음.. 그 여인과의 러브라인은 소설의 요소일까? 진짜 있었던 일일까? 궁금해지며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세상에는 틈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던 그를 모시려는 사람은 많았고 일타강사 모시듯 자신의 자녀의 공부를 부탁했다.
주역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혜장을 깨우쳐 주기 위해 만나고 혜장은 그에게 가르침을 청한다.
주역은 우주의 원리와 오묘한 진리가 담겨있었다.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은 따지고 보면 모두 거래하는 것이며 꿀벌과 꽃의 관계처럼 목민관과 백성들 사이에서도 그런 거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통섭한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못했다.
혜정과 정약용의 대화는 부처와 수보리의 대화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우리로 하여금 많은 깨달음의 지혜를 준다.
주역에서 사업은 성인의 뜻에 따라 인민을 편하게 잘 살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혜정은 그가 이때껏 공부하여 온 공부와 정약용이 주문한 실천 사이에 괴리가 일어나고 팽팽한 길항 작용이 일어났다.

글쓰기는 그와 세상을 바꿔놓는 약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동양철학이 서양철학 못지않음을 깨닫게 된다. 다산 정약용의 사상은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와 육경(시경, 서경, 역경, 예기, 춘기, 악기)의 기존 학설에 자신의 견해를 상세히 주석으로 붙여 해설한 것이다.
소설은 그의 삶 속에 사상을 형성하고 가르치고 집필하는 일화들이 나온다. 양반 제도를 개혁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 「방례초본」과 「목민심서」를 저술했다니 앞서가신 그의 정신이 놀랍다.
한 가지 책을 써 가면서, 다음에 쓸 책을 구상해 나갔다. 소설을 읽으며 드러난 업적도 놀랍지만 그 과정과 내면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시를 쓰고 글을 써 내려갔는지를 그 정심은 마음을 울린다.
실천자로서의 다산, 실학자로서의 다산, 인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진 다산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런 분들께 추천>
▶ 다산의 인생을 읽고 싶은 분
▶ 다산의 철학을 배우고 싶은 분
▶ 운명을 이겨내는 정약용 소설을 읽고 싶은 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