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처녀의 사랑 옛이야기 그림책 7
강숙인 글, 김종민 그림 / 사계절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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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떼쓰거나 울면 엄마는 "저기 저산밑에 커다란 호랑이가 잡아간다"며 겁을 주셨습니다.간혹 쉬이 잠들지 못하는 밤이면 엄마는 "옛날옛적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시작되는 옛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서 두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내 엄마가 내게 해주었던것처럼6살 4살난 내 아들딸에게 곶감과 호랑이에 나오는 호랑이를 빌어 울음을 그치게도 하고 해님달님속의 욕심많고 바보스러워 보이는 호랑이이야기를 들려주며 잠을 청하게 합니다...

이렇듯 호랑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들의 옛이야기에 나오는 가장 친근한 동물이며 또는 무서운 동물이였습니다.그러나 "호랑이처녀의 사랑"에서 만난 호랑이는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슬픈 호랑이군요.

 

삼국유사의 [김현감호설화]를 새롭게 썼다는 "호랑이처녀의 사랑"은 호랑이면서 사람으로 변신한 한 처자가 김현이라는 화랑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호랑이와 사람의 사랑이라 그 사랑은 애닳기만하고 어느날 탑돌이에서 둘은 사랑을 맹세하지만 과격하고 나쁜짓을 일삼는 호랑이처녀의 오라비들에게 발각되어 김현은 죽음을 위기를 맞는데. 그때 하늘에서 나쁜짓을 하려는 호랑이오라비들에게 벌을 주려고 하나 호랑이처녀는 그벌을 대신받습니다... 그리고 호랑이처녀는 사람과 호랑이라는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죽음으로 사랑을 맺습니다.. 

 

부모자식간이나 부부사이 여타의 많은 관계에서 평생 함께 할것 같은 약속들을 깨며 자신만의 이득을 추구하는 요즘 세상에서 호랑이와의 약속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은 화랑의 이야기가 가슴에 오랫동안 남습니다.또한 동물인 호랑이가 사랑을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이야기도 아련한 슬픔을 줍니다.

 

그리고 표지부터 본문에 이르기까지 화사한 그림에 눈이 갑니다.사계절 꽃이 피어있고 물감의 번짐을 이용한 하늘과 산의 표현은 구름속을 걷고 있는듯한 착각을 줍니다.주제되는 그림뿐만 아니라 책장 가득 펼쳐진 모든 그림들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다가옵니다.책장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난 그림들을 찾아 이야기를 만들어보는것도 이책을 재미나게 읽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요즘 엄마와 함께 옛이야기책에 푹 빠져 사는 6살 아들은 "사랑"이라는 다소 낯선 소재에도 불구하고 호랑이가 들어가는 책이여서인지...몇번이나 책장을 넘깁니다.그리고는 책속 이야기 이것 저것을 묻기 시작합니다.
화랑, 탑돌이는 물론이고 베필, 도성, 벼슬, 대궐등 요즘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말들에 대해서도 물어봅니다.슬프지만 재미난 옛이야기와 함께 아들이 살지 못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옛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사랑한책~~~두고 두고 아들의 아이들에게까지 읽혀주고 싶은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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