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증조할머니, 외할머니, 엄마 그리고 내가 알록달록 조각이불에 누워 함께 자는 표지그림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세엄마 이야기. 세엄마 이야기는 이렇듯 외증조할머니, 외할머니, 엄마 그러니까 세분의 엄마 이야기이다. 넓은 밭이 딸린 집으로 이사온 엄마는 콩고물 가득 묻은 인절미가 먹고 싶어 콩을 심기 시작한다. 그러나 뾰족구두에 보라색 땡땡이 치마를 입은 도시풍 엄마는 금세 엉엉울며 "엄마 도와줘"라고 소리친다. 엄마는 호미를 챙긴 가방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쌩 달려오고.... 엄마의 엄마도(외할머니)도 "엄마 도와줘"를 외치자 이번엔 엄마의 엄마의 엄마(외증조할머니)가 갈고리며 농기구 잔뜩 든 망태기를 메고 황소를 타고 달려온다... 그리하여 세명의 엄마는 콩을 심고 풀을 뽑고 콩을 베고 콩을 털고 그 콩으로 된장을 쓸 두부를 만든다... 참으로 특이한 구성으로 엄마의 마음을 이야기 한것이며 만화적인 느낌이 나는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그림으로 단번에 내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처음 읽었을땐 재미난 그림에 큭큭 웃었다가 두번째 세번째 읽었을땐..그래 내게도 힘들때 이렇게 부르면 달려와주는 엄마가 있었구나. 내가 콩만 심어놓고 편안한 밤을 즐길때 콩이 잘자라는지 병은 없을지를 걱정하며 잠을 뒤척였을 엄마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아직 6살 4살 어린 내아이들은 이런 나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연신 웃어대기 시작했다. 등장인물들의 재미난 표정들과 시골에서 살아서 낯설지 않은 콩농사 짓는 모습을 너무나 반가워 하면서 계속 웃었다. 특히 6살 아들은 지난주 유치원에서 "노란콩"에 대해 배웠다며 두부만드는 법을, 메주 만드는 법을 보며 제법 아는체를 한다. 그러고 보니 이책 마지막장면이 대못위에 조롱조롱 걸려진 메주위에 매달려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다. 함께 일하고 함께 거둬들이고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이 아마 이런 모습일게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붉은 내복을 입고 잠든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아마 겨울인게지... 이렇듯 사계절의 아름다운 모습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내가 힘들때 주저없이 부를 엄마가, 그리고 주저없이 달려올 엄마가 있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세상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드리고픈 아름다운 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