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놀이터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0
김태호 글.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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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그림책은 대부분 엄마인 내가 더 열심히 읽는다.
아이들에게 더 재미나게 읽어주기 위해서 또는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므로 아이들이 그림책을 만나기전에 보통 대여섯번은 먼저 읽어본다.

"아빠 놀이터"역시 그런 이유로 내가 먼저 대여섯번을 읽었다.
뽀글머리에 해골이 그려진 옷을 입은 우스꽝스런 아빠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그림이 재미난 그림책이다.
이책은 아빠와 함께 놀고싶은 아이의 마음과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 그리고 그렇게 아이와 아빠가 신나게 놀기에는 녹녹치만은 않은 현실을 재미난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읽고 나니 그 우스꽝스런 아빠의 모습에서 왠지 서글픔이 밀려온다. 혼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뒷모습에서도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림책 속에서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는 튼튼한 철봉이 되기도 하고 쭈욱쭉 신나는 미끄럼틀이 되기도 하고 쌩쌩 자동차가 되기도 한다.
아 정말 이런 아빠~~~상상만으로도 너무 멋지다. 그러나 실제의 아빠모습은 직장에서의 일과 늦은 퇴근으로 항상 피곤하다.
어쩌다 쉬는 주말이 찾아오면 만사를 젖혀두고 하루종일 뒹굴뒹굴 누워서 쉬고 싶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아이들은 조롱조롱 아빠에게 매달린다.
우리집도 예외가 아니여서 평소에는 아이들이 잠들고 나서야 퇴근하는 날이 부지기수인 아빠는 휴일이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공원으로 바다로 나가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준다...
그런 아빠가 있어 아이들은 즐겁겠지만 남편의 피곤함을 알기에 마음이 무거워온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책이 애잔함만 묻어나는 책은 아니다.
단순하고 밝은 색채의 재미난 그림과 유쾌한 상상력, 반복되는 의태어들과 재미난 글자배열등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고 보면 요즘 아이들의 그림책은 그 내용뿐 아니라 구성까지도 참으로 신선하고 달콤하기까지 하다.
"아빠 놀이터"는 책제목의 글자배열이라던가 대부분 여백으로 사용되는 표지 뒷장과 맨마지막장에도 책내용과 연관된 그림을 그려놓아 책이 주는 여운을 더욱 감동스럽게 한다.
특히 맨마지막장에 짙은 푸른색 양복을 입은 아빠가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는 그림을 그려넣음으로써 아빠 어깨의 무게를 간접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 그리고 이세상의 남편을, 아빠을 무게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그 고마움도 헤아려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재미나게 읽어주었다. 약간 오바스럽게 호들갑을 떨며 읽어줬더니 아이들은 대번에 누워있는 아빠에게 매달려 철봉이 되어달라 미끄럼틀이 되어달라 야단이다. 아빠 역시 몸의 피곤함을 뒤로 하고 아이들의 즐거운 아빠 놀이터가 되어주었다.
다음번에 읽어줄때는 아빠의 힘듦도 함께 이야기 해줘야 되겠다. 4살 6살 아직 아빠어깨의 무거움을 알기에는 어린 나이일지나 아빠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래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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