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닷가에 눈먼 어부와 강아지가 살았습니다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7
김수연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척에 바다를 두고 살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해수욕장도 가까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바다는 유명한 그 해수욕장의 바다가 아닌 삶의 흔적이 곳곳에서 베어나는 어부들의 일터인 바다입니다.

 

며칠전 아이들을 데리고 그 바닷가를 찾았을때 가슴까지 올라오는 물옷을 입은 어부들은 출어를 준비하며 그물을 손질하고 바닷가 아낙네들은 미역을 말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향긋한 미역냄새가 코끝을 감싸고 돌았습니다.
바다는 치열한 삶의 그 현장이며 세상 모든 사람들의 시름을 안아주는 어머니같은 존재입니다. 

이책은 눈먼 어부와 그 어부를 지켜주는 강아지의 이야기입니다.
목판화로 글없이 쓰여진 책인데 책 전체에서 푸른바닷빛과 비릇한 바다내음이 납니다.
눈먼어부를 도와 길을 안내하고 그물을 뜯은 갈매기를 혼내주고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어부와 강아지의 표정에 의기양양함이 보입니다. 

어부와 강아지는 삶의 여정을 함께 하는 동반자이자 친구 그리고 그 이상의 무엇인것 같습니다.
이렇듯 내삶에서도 온전히 나를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었을것입니다.
바로 어머니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내아이들의 삶에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테이지요..
누군가의 삶에 버팀목이 되어준다는건 행복한 일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책에 그려진 어부와 강아지의 모습에선 평화가 보입니다.
그림으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푸른파도가 내가슴에 출렁이며 향긋한 바닷바람이 나를 감싸고 돕니다.

이제 6살이 되는 아들은 큰고기들이 금방이라도 책밖으로 튀어나올것 같은 그림들을 보면서
와 와를 연발합니다..
눈이 멀다는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은 오늘 내가 이책에서 받은 따뜻함을 쉬이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한살 두살 나이를 더 먹으면서 바닷가 어느마을에서 강아지와 벗하여 살고 있는
눈먼 어부가 참으로 행복하였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푸른바다와 마지막장 어부의 온화한 미소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 그림책입니다.
마음으로 읽는다면 그 감동이 몇배는 더 진하게 울리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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