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코끼리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5
하재경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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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내입에서 나오는 소리와는 다르게 내머리속에는 언젠가 본 "사람을 공격하는 코끼리"라는 뉴스가 떠올랐다.
덩치는 크지만 순한 코끼리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사람이 사는 집을 공격한다는 mbc의 뉴스였는데 상아체취와 스커스같은 공연을 위해 코끼리를 함부로 잡고 길들이는 사람들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이 글을 쓴 하재경님도 그런류의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어왔으나 이책을 통해 코끼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기심을 나무라기 보다는 세상안의 모든 존재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서커스단에서 갖은 재주를 부리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코끼리가 나이가 들자 서커스단 단장은 동물원에 코끼리를 넘기려고 한다.
지금까지도 갖혀 살았는데 또 갖혀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코끼리는 갖혀있던 철창을 나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갖게 되고 요정의 안내에 따라 들판을 가로지르로 보슬보슬한 흙을 밟고 달빛 반짝이는 강물을 지나 그토록 원하던 숲에 도착한다.
숲에서 진흙목욕들 하고 포슬포슬한 풀밭을 뛰어다니고 빗줄기를 마음껏 맞고 향기롭고 달콤함 열매를 실컷 따먹는다..
그러다 피곤이 밀려온 코끼리는 커다란 나무둥치 아래서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계속된다.

우선 책이 참 예쁘다..
그림책으로는 약간 작은감이 드는 사이즈이지만 표지나 책장을 만졌을때의 그 매끄럽고 부드러운 종이의 느낌이 좋다.
표지그림 '푸른빛이 감도는 코끼리를 둘러싸고 하얗게 피어있는 꽃'들은 만지면 금방이라도 흔들릴것 같은 입체감과 생동감을 준다.
책가득 그려진 푸른톤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그림들은 괜히 들떠있는 내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채찍질을 당하며 훈련을 받은 코끼리의 모습은 그림자톤으로 처리하였는데 이책을 볼 아이들의 위한 배려가 아니였을까..그런데 차라리 그림자톤의 그 그림이 더 가슴을 아리게 한다.
숲으로 간 코끼리가 진흙목욕을 하고 꽃밭에서 뛰어놀고 시원한 빗줄기를 맞는 장면에서는 나 자신을 억누르고 있던 모든 일상의 답답함에서 내가 벗어나는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만큼 신나는 광경이 이어진다.

아이들의 그림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종류의 그림책을 만났다.
내용은 아이들이 좋아하나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뭔가를 전해주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을 2%정도 부족하게 담은 그림책이 있는가 하면 그런 엄마의 마음은 모두 담았으나 너무나 서정적이고 추상적이라 아이들의 눈높이로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그림책들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오늘 만난 이책..
숲으로 간 코끼리는 위의 두 부류를 모두 만족시켜준 오랫만에 만나는 명품그림책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아이들의 그림책은 우선 아이들이 즐거워하면서 읽어야 된다. 교훈 감동 그런건 차후의 문제고 우선 아이들이 재밌어 해야 된다.
숲으로 간 코끼리는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을만한 책이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보다 이책을 먼저 만난 내가 가르치고 있는 미술학원 아이들에게 숲으로 간 코끼리를 읽어주었는데 아이들이 조용하다. 눈을 반짝이며 조금씩 조금씩 책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장을 덮자 "선생님 한번만 더 읽어주세요"라며 아우성이다.
책을 덮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속의 내용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지금도 어느 밀림에서 행해지고 있을 코끼리의 학대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갖자며 이야기를 맺었다.

엄마는 바란다. 내아이가 책을 읽고 감성이 크던, 지혜혹은 지식이 자라던 어떤식으로든 아이의 마음에 자양분이 맺길 바란다.
숲으로 간 코끼리의 독후화나 그림일기를 적으면서 아이들은 말한다.
코끼리가 불쌍해요. 때리면 안되요. 엄마가 나를 방안에 가둔다면 정말 싫을것 같아요. 동물을 사랑해야 되요...줄줄이 이어져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의 눈높이로 쓰여진 그림책이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게 한 그림책임을 또 한번 실감했다. 

이틀동안 이책을 한 다섯번쯤 읽었는데
읽을때 마다 전해져 오는 코끼리의 슬픔 때문에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코끼리들 뿐만 아니라 이세상 어딘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잃고 타인에 의해 자신의 삶이 지배당하며 당연히 누려야할 행복조차조 거부당하며 살고 있을 이땅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하루 빨리 자유와 행복이 찾아오길 바래본다.

하얀꽃의 향기를 맡으며 편안히 잠든 코끼리의 모습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자리한다.

***아이들 눈에 비친 숲으로 간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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