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가 끙가
김정화 옮김, 사이토 마리 그림 / 아이즐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변기속 물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똥을 집어 삼킨다. 똥은 흡사 "안녕"이라고 손을 흔드는듯 인사를 하고 사라진다..6살 아들은 응가. 끙가의 책표지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럴때 아, 내 아들이지만 너무 대견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에 대한 이야기.
그런데 평소 냄새나고 지저분한 똥이 아니다. 너무나 귀여운 캐릭터에 항상 웃고 있는 똥. 그리고 그 똥을 바라보며 웃거나 혹은 코를 싸매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특히 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서 사람의 입속으로 사람이 들어간다는 설정은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엄마도 어서 입을 벌려보라며 야단법석이다. 그렇게 사람몸속으로 들어간 아이는 식도, 위, 소장, 대장을 지나 똥과 함께 나온다.
이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인가.
그외에도 위액이나 쓸개즙등에 대한 아이들이 처음 대하는 단어들도 쉬운 풀이와 그림으로 풀어놓았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좋은똥을 누기 위해서 똥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탁을 한다.
아침, 점심, 저녁을 꼭꼭 씹어서 가리지 말고 먹자고...


음식이 들어가서 똥이 되는 과정은 음식+똥카드를 직접 몸속에 넣어볼수 있도록 해놓아 책을 보는데만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 보게 했다.


책읽기가 끝난후 아이들과 함께 책속에 나오는 여러동물들의 똥모양을 만들어보았다.
며칠전 어른들의 뽑기놀이기구 옆에 나뒹굴고 있는 찰흙을 몇개 주워왔는데 이것이 꽤나 요긴하게 쓰였다.
책상 한귀퉁이에 책을 펼쳐 놓고 아이들은 코끼리똥이며, 토끼똥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음식이 똥이 되는 과정을 함께 되짚어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마지막에는 똥보다는 찰흙놀이에 더 심취해버렸지만 물렁 물렁하고 똥과 비슷한 색깔의 찰흙으로 잠시나마 똥의 세계에 빠져보았다.
그리고 쓸개주머니에서 쓸개즙이 나와 음식물을 녹이고 음식과 썩이면서 똥이 갈색으로 된다는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물감을 이용해 그 이해를 도와 보았다.
사과색깔의 빨간물감, 바나나의 노란색등 각각의 음식을 연상할수 있는 물감들을 뜬 후 초록물감을 만들어 갈색으로 변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아 그런데 쓸개주머니에서 쓸개즙이 너무 많이 나와서였을까..똥은 갈색이 아닌 진초록색...
그러나 아이들의 머리속에는 진초록색 쓸개즙이 자리를 잡지 않았다 하더라도 한권의 재미난 책으로 다양한 놀이를 즐겨봤기에 엄마는 행복하다.
유쾌하고 재미난 똥에 대한 이야기로 며칠동안 우리 아이들은 똥속에 푹 빠져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