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7
로렌스 데이비드 지음, 고정아 옮김, 델핀 뒤랑 그림 / 보림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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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작은애의 울음소리에 별 생각없이 함께 놀던 큰애에게 "재현아 왜 그래. 또 동생 울리고.."하면서 눈을 부라렸습니다.
그러자 큰애가 "엄마 재민이가...재민이가" 하길래 다 듣지도 않고 " 그래 엄마가 하지 말랬지" 했더니
큰애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엄마 내말좀 들어봐. 재민이가 먼저 내 장난감을 발로 찼단 말이예요. 엄마는 그것도 모르면서" 하면서 앙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순간 '아, 내가 또 큰애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지도 않고 평소의 행동만으로 큰애를 나무랐구나 '하는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조금만 귀 기울여 큰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동생에게도, 엄마에게도 섭섭한 마음이 덜 했을텐데요.
이 못난 엄마는 항상 이렇게 뒤늦게 후회합니다.

변신은 바로 이런 가족의 사랑과 부모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레고리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 딱정벌레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레고리는 아빠, 엄마, 여동생에게 외칩니다. "나 좀 보세요 난 딱정벌레가 됐다구요" 그런 그레고리의 외침에 니가 딱정벌레라면 난 하마라던가 넌 원래부터 엄마의 귀여운 애벌레였다는 말로 웃어넘깁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버스기사아저씨도 아무도 딱정벌레로 변한 그레고리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레고리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이클만이 알 뿐....
그레고리는 외칩니다.
"선생님 이 그림하고 저하고 닮지 않았어요"
"엄마 아빠 위를 보세요" 하며 끊임없이 딱정벌레로 변한 자신을 봐주길 외칩니다.
그레고리의 외침이 허공에 머물자 끝내 그레고리는 "나는 벌레가 되고 싶지 않았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제서야 엄마 아빠는 천정에 붙어있던 그레고리에게
"네가 변한걸 못 몰라봐서 미안하구나"
"네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 미안하다"며 안아줍니다. 그리고 "네가 어떻게 변해도 우리는 늘 너를 사랑한단다'는 말과 함께..
다음날 아침 그레고리는 다시 한번 놀랍니다.
예전의 그레고리로 돌아왔으니까요..이렇게 그레고리의 하루는 끝이나고 이 이야기도 끝이납니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보림의 "변신"은 가볍고 경쾌하면서도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의 내면의 심리를 잘 그렸습니다.
또한 ...원래부터 너는 엄마 아빠의 귀여운 애벌레지...와 같이 평소 아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입니다.
저 또한 우리 큰애를 사랑합니다. 자주 안아주고 놀아주려고도 노력합니다. 그러나 정작 큰애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큰애가 느끼는 작은 감정의 변화나 행동의 변화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아이 편에서 걱정해주고 이해하려고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오늘부터는
하던 일 멈추고  아이와 눈 마주쳐가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합니다.
물론 여전히 소리치고 매도 들고 생각자리에 앉히기도 하겠지만 앞으로는 섣불리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지는 않겠다고 늦은밤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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