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9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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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한 로미오와 줄리엣조차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어서 셰익스피어 입문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사실 본 목적은 12월에 개봉하는 맥베스 영화를 기다리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집어들었다 !!

마이클 패스벤더... 취향파괴자 내 패시.... 끙끙... 상당히 불순한 의도로 집어든 것에 비해서

내가 워낙 고등학교 때 국어책을 읽는 걸 좋아했지만 유독 대본 형식으로 나타낸 글들이 엄청 지루하고 싫어했기에

재미없을 것을 예상하고 기대는 정말 거의 없었다. 근데 의외로 즐기면서 읽어서 반전이었다!

서사구조가 뻔하면서도 되게 흥미진진하게 담겨있었다.

나는 1984나 개츠비 읽을 때도 정말 오래된 책 읽는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셰익스피어는 진짜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과거인지 제대로 감도 안 올 정도라 정말 신선한 느낌 ...

근데 중간에 화약 음모 사건 간접적으로 언급된 걸 보고 가이포크스랑 셰익스피어랑 동시대 사람이었다는 걸 생각하니까

진짜 너무 멀게 느껴져서 충격적이었다. 가이포크스는 내 기준으로 정말 고대의 옛날 사람같은 느낌이라...

 

아 근데 아무래도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워낙 몇 백년 지난 지금도 세계적으로 명작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책 서문이나 각주부터 뒷표지까지 완전 대형 스포일러 투성이여서 짜증났었다....

초반부 각주부터 맥베스가 결국 덩컨왕이랑 뱅코 죽이는 걸 미리 알려주고 뒷표지에는 작품해설에서 내용을 따와서

첫줄부터 맥베스가 죽음으로 극이 끝난 다는 걸 알려주고... 정말.... 작품해설 책 맨 뒤에 담아놓고서는

사람들이 책 고를 때 뒷표지보는 걸 알면서 결말 알려주고 시작해서 읽기도 전에 허탈...

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유명하니까 맥베스 죽음정도는 유추가능하다거나 기본 상식 아닌가 할 수 있지만

나처럼 정말 문학적으로 무지한 사람도 셰익스피어 작품 읽어보고 싶을 수 있는데 스포일러 수두룩... 광광...

게다가 책 읽고나서 뒤에 작품해설 읽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작품 해설 첫 장부터 셰익스피어 다른 작품들

스포일러 짱짱하길래 식겁하면서 덮었다. 우럭..

 

영화 개봉 한 달도 안남았던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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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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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분의 1인가 5분의 1쯤까지 읽어내려갈 때는 너무 잡다한 묘사가 많아서 재미없다 괜히 골랐다 이런 생각했었는데

어쩐지 계속 읽게 되어서 새벽까지 다 읽었다. 읽어갈 수록 재미있어져서 당황스러워 하면서 끝까지 읽었다.

정말 고전 명작들이 괜히 명작들이 아니란 걸 새삼 느낀다. 영화에 한창 빠져있을 때 느낀거지만

나도 그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나 책을 보면서 '교훈이 담겨있어야 한다!' 이런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학교 숙제로 제출하던 독후감들도 꼭 '이러이러한 교훈을 느꼈다~'가 들어가 있었고 말이다.

시간을 떼우기 위한 취미나 여가를 즐기기 보다는 생산성을 끌어내려고 하는 노동으로 보는듯한 느낌.

나 역시도 영화에 한창 빠져있던 초기에도 2시간 그저 즐겁게 보내는 걸로 만족하면 되는데

뭔가 교훈도 없고 특별한 사건이나 내용 없는 영화를 보면 시간 잘 보내놓고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어이없어 했었다.

흠 또 말이 꼬리없이 계속 길어지는데 하여튼 그런 생각을 버려야 책이든 영화든 더 가깝게 느껴지고 오래도록 곁에 두게 되는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도 이면적으로는 당시 미국 사회 비판과 순수한 사랑에 대해~ 라지만

그냥 그런 것 신경안쓰고 소설 자체만 봐도 재미있고 비는 시간 잘 보냈으니까 좋았다라는 얘기를 쓰고 싶었던 건데...

나는 참 말을 조리있게 못 한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언어능력에는 한계가 있나 보다.


그리고 책 읽기 전에 인터넷으로 좀 검색해보다가 나름 대형 스포를 밟아서 짜증났었는데

내가 스포를 제대로 안 읽은 거였어서 완전 잘못된 내용이었다.

덕분에 두 배로 놀랐는데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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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하 을유세계문학전집 5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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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날짜와 몰아치는 과제들때문에 정독하지 못 하고 다급하게 읽은 것이 안타깝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면 다시 읽어야지.


내가 죄와 벌을 펴들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소냐를 통한 구원'장면이었기에,

상편에서 그리고 하편 6부가 끝나갈 때까지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소냐의 엄청난 활약까지는 없어서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에필로그. 에필로그가 정말 두 권으로 나눠 진 이 긴 소설의 백미이자 궁극적 목적이라고 해도 무방한 것 같다.

사실 소냐에 의한 라스콜니코프의 구원 장면은 정말 담담하게 그려졌지만 그 몇 페이지를 읽는 짧은 순간동안에 나는 소름이 쫙 올랐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 소름 돋았는지 나조차도 이해안가지만 정말로 그랬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일 분이라도 빨리 기숙사를 떠나던 나를 붙잡았던 에필로그.

나의 이 희열을 같이 나누면서 해소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게 너무 슬펐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흥미가 갔던 인물은 로쟈도 아니고, 소냐도 아니고, 스비드리가일로프였다.

상권에서 몇 번 언급되면서 회생 불가한 완전히 막돼먹은 인물이구만 인식이 확고이 심어져있었는데,

웬걸,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상권과 하권을 나눠놓더니 흥미로운 모습을 잔뜩 보여준다.


물론 하권에서도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아직 못된 인물로 그려졌지만

라스콜니코프보다 먼저, 그리고 두냐에 의한 구원이 아닌 두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통해 스스로 구원받는다.

그리고 그 구원의 과정이 매우 눈길을 끈다.

이 을유문화사 버전은 뒷 부분에 작품 해설이 담겨있는데 그 해설부에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구원의 과정이 매우 깊이 있게 다뤄져 있어서 좋았다.

자신의 방으로 두냐를 데리고 가서 문을 잠근 것은 실제로는 두냐가 아닌 스비드리가일로프 자신을 감금한 것이며,

저항하는 두냐와 총을 던져버리고 눈물 흘리는 두냐를 보면서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애욕이 아닌 동정심을 느꼈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이전의 나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지위를 박탈당한 것으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권총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더라. 그리고 그 마지막 날까지로 가는 중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라 해야하지... 내 표현력이 너무 짧다... 하여튼 저절로 넋놓고 집중하게 되더라.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은데... 다쓰다보면 얼마나 길어질지 감도 안 온다.

라스콜니코프의 비범한 사람에 관한 논문, 루쥔같은 인물의 특징이나 그런 것들 다 말하고 싶은데 도저히 어떻게 정리가 안 된다.

기약없는 다음으로 미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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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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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버전은 죄와 벌 1이라고 해야 올바르지만 어쩐지 나는 상,중,하로 나누는게 좋다. 


책을 딱 피면 맨 앞에 등장인물 소개가 쫙 있어서 어린 애들 책도 아니고 뭔가 싶었다.

근데... 러시아 이름.... 심히 당황스럽게 길고 다양하고 헷갈리더라...

정말 도움 많이 받았다....


교양 수업때문에 읽게 된 책.

처음에 집어들 때는 '점수를 위해' 무겁게 집어들었지만, 내려놓을 때는 짧은 감탄과 함께 내려놓았다.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살면서 귀로는 참 많이 들어봤지만 어쩐지 손이 가지 않았었다.

고전이라면 의레 근엄하고 지겨운 교훈을 가득 담고 있는 진부한 문학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죄와 벌이라는 제목을 듣고 떠올리는 것 '권선징악'의 뻔한 이야기겠지 선입견이 있었다.


그랬기에 읽으면서 의외로 너무 재미있어서 놀랐다.

출판사 알바같은 표현이지만 하나의 큰 사건을 가지고 거기에 다양한 색깔의 인물과 다양한 사건들을 참 짜임새있게 구성했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봐도 문학적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서 볼 수 있을만큼 재밌었다.

단순히 죄를 짓고 벌을 받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 아니고 그 사이에 철학적으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이 숨겨져 있고,

미주를 하나하나 읽어보면서 도스토옙스키가 당시 사회 현실에 대해 가진 생각이나 쌓은 지식들이 매우 풍부한게 느껴져서 작가가 아닌 사람으로서 존경심도 느껴졌다.

정치외교학과면서 사회 현실에 지독히 무지하고 정말 지엽적인 부분의 지식만 알고 있는 내가 부끄러워지더라...


근데 내가 난독증이 발병한건지 몇 년전부터 글을 읽을 때 집중해서 속도감 있게 읽지 못하고 자꾸 집중력이 틀어지고

글자가 여러개로 보이고 쉬운 단어를 읽어도 곧 바로 뜻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아서

문장 하나를 두 세번 반복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이 책 속에서 사람들을 생동감있게 그려내려고

정말 우리가 평소에 말하는 것 처럼 횡설수설하거나 구보씨의 의식의 흐름처럼 대사나 심리가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읽는 동안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통스러웠다. 그렇지만 그렇게 그려냈기에 라스콜니코프라는 이상한 인물이 사실감있게 느껴질 수 있었다.


라스콜니코프... 정말 찰스 스트릭랜드만큼이나 이상한 인물이었다. 그치만 앞 부분에서 외모가 꽤 준수하다고 표현되는 부분이 있어서

잘생긴 인물로 상상하고 읽으니까 스트릭랜드와 달리 호감이 퐁퐁...


사형선고와 기나긴 시베리아 유형생활을 겪고 나서 집필했다는 데 사람이 고난을 겪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그러한 파란만장한 인생이 죄와 벌같은 걸작을 집필하는데 도움이 되었을거란 생각은 든다.

물론 18살때 도스토옙스키가 형에게 쓴 편지만 읽어도 이미 보통 사람을 넘어선 문학적 표현력과 감수성이 있다는 건 잘 알겠더라.


아. 노파가 웃고 있더라는 그 장면은 정말 겁 많은 나에게 손에 땀을 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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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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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제목이 너무 끌려서 읽게되었다.

달과 6펜스, 이름이 너무 예쁘고 눈길이 가게 된다.

근데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의미를 모르겠더라...

물론 달은 이상을, 6펜스는 현실을 의미한다는 것은 알고 읽었는데...

뭐 소설 속에서 달과 6펜스에 근접한 비유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아서 굳이 달과 6펜스로 할 의의가 무엇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작가 서머싯 몸이 다른 작가의 책에 서평을 달아주다가 '달'과 '6펜스'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비유가 본인에게 몹시 흡족하고 애착이 갔던 모양이다. 나도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작가의 책에 남긴 서평 속에서만 남기기는 아까웠나 보다.


내가 지금 독후감을 쓰는 건지, 제목에 대한 고찰을 하는 건지...

사실 나는 이 소설 재미없었다... 그것도 매우...

읽는 당시에 고전서양문학을 읽겠다!!!하는 열의에 차있어서 거의 오기로 읽었다.


내가 하도 열정이 없고, 예술쪽으로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난 솔직히... 스트릭랜드가 그냥 못돼먹은 놈 같았다.

정말 성질이 어찌나 고약한지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정말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받았을 거다.

그리고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이해가 안되었다.

현실에 타협하지 않는 비현실적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현실에 존재가 가능한가 의문이 생기는 그런 비현실.


그래서 고갱이 정말 이런 인물이었고, 이런 인물이 정말로 실존했던 것인가 의구심에 가득 차있었다.

근데 막상 고갱 인생을 찾아보니 스트릭랜드와 영 딴판이더라.

남자고, 가족과 찢어지고,  뒤늦게 화가가 되었고, 타히티 섬에서 말년을 보냈다는 것 빼고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마저도 주식사업이 어려워지자 고갱의 아내가 고갱을 떠났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그리워해서 관련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으며,

타히티에서 사는 동안은 지루함을 느끼고 파리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굳이 폴 고갱의 인생을 모티브로 잡았다고 소설을 홍보할 필요가 있었을까, 나는 그냥 작가가 고갱을 신성화시키려고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모르겠다...

사람들 취향은 다 다른거고 나도 남들이 비난하는 영화 재밌게 본 것 진짜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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