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신전
최류빈 지음 / 보민출판사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시집이 내 손에 들어왔다.
시, 소설, 수필 등등
문학의 숲을 좀 더 거닐고 싶었던 나.
강렬한 오렌지 빛을 담은 시집을 펼쳤다.

 

 저자의 사인이 담긴 귀한 책.

詩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최류빈 시인.
1993년 생, 대학생 시인.
이번 시집은 두 번째.
첫 시집은 [ 몇 시간씩 생각하곤 해]였다.
'어떻게 시를 쓰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품은 채
한 장, 한 장 넘겼다.


제 1부. 아르테미스
제 2부. 오렌지 신전
제 3부. 아레스
제 4부. 아폴론
제 5부. 제우스
제 6부. 메두사

목차는 위와 같이 나뉘어져 있다.
그리스 신화를 다 읽지 못해서 정확한 지식은 없지만.
신들의 향연에 좀 아찔했다.
배경 지식이 워낙 얕지만, 맘에 든 시 전문을 소개한다.

 

 

하데스

왜 울음들이 모이는 곳에는 검은 옷을 입어야 합니까? 우리 새하얀 옷을 입기로 해요, 저 먼 곳에서 한 점일 우리를 볼 때 잘 보이는 편이 더 좋으니, 천사들의 제국을 짧게 배웅하는 배경으로 순백의 고원이 나을 테니까. 묵묵한 슬픔들은 척추를 타고 올라 정수리로 모여든다지요,그런 까닭에 우리 머리털은 검은 거래요. 초연한 슬픔들이 다 새버리면 그때야 백발성성하게 오르는 겁니다.


구름 위로 연착된 생에 만큼 이른 도착도 온다지요. 늦어진 출발들은 신호탄을 피워 울긋 불긋 물드는 허공을 맴돌며 구름에 녹아갑니다.
산성비를 좋아합니다. 당신이 녹아내린다고 믿으면 꼭 그런 것만 같으니까요.


그래도 우리 넥타이만은 꼭 착용하기로, 커져버린 울음들을 잠글 때 꼭 필요할 테니까요. 여기 곡성 哭聲 하나 없는 곳, 이 세계에 호상이란 있는지요? 상에 오르는 편육이 꿈틀댑니다. 모든 울음들은 잉태되는 순간에 가장 몸집이 작습니다. 그 다음은 곡면을 타고 흐르는, 단지 질주하는 설움입니다. 넥타이를 잘 조였습니까? 옷깃은, 옷깃은 잘 여몄습니까? 저 일어납니다. 거기 꿈틀대는 편육 한점 질겅 씹고 채색된 옷을 빼며 용케 웃을 겁니다.

 

 

하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을 관장하고 지하 세계를 다스리는 신이다.
올림포스 12신에는 포함되진 않지만, 주요 신에 속한다고 한다.

'여기 곡성 하나 없는 곳, 이 세계에 호상이란 있는지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보아왔었기에.
혹은 늘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삶을 하기에.
이 시가 눈에 띄였는지 모른다.
꿈틀대는 편육이란 표현.
어느 순간 나는 조문객이 되어, 한 생명의 불꽃이
꺼져감을 지켜보는 듯 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란 익숙한 것들에 새로운 이름표를 달아주는 사람이 아닐까?
낯설게 보기를 생활화해야 하겠지.
'기둥이 오랜지 껍질처럼 여섯 갈래로 갈라 진다, 혹은 무너진다.' 라는
표현한 [오렌지 신전].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을 떠올려본다.
내 머릿 속 신전은 화려함보다는 황폐한,  옛 부귀영화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흥망성쇠를 보여준다고 할까?

그리스 신화를 잘 아는 사람이 이 시집을
읽는다면, 더 이해가 잘 될 것이다. 
물론 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온 마음으로 흡수되는 것이기에  
그리스 신화를 잘 모르더라도 큰 어려움이 있진 않다.

우리 모두는 예술가이다.
아름다운 삶을 예찬하고, 가꾸는 사람들이다.
저자의 여러 시를 읽으면서,  이상 작가님의 시가 생각났다.
나는 시에 대해서, 문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최근에 이상 작가님의  작품을 접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해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시와 함께, 조용히 사색하면서 할 수 있길 희망한다.
낯선 시선으로, 낯선 단어가 주는 새로움과 즐거움을 경험하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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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 아우름 24
조유진 지음 / 샘터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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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이 두 글자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과연 헌법은 놀라운 선물인걸까?

[알아 두면 쓸모 있는 헌법 이야기] 란 설명이
진실일까?
모 방송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각 국가간의 부정부패 순위에서 꽤 높았다고.
대한민국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는걸까?

하긴 나조차도 섣불리 국가에 대한 믿음이
없음을 고백한다.

아우름 시리즈 24번째 책
[헌법, 우리에게 주어진 놀라운 선물] 이
산타의 깜짝 선물처럼 다가왔다.

 아우름 시리즈는 샘터와 CJ 도너스캠프가 공동 기획하였으며,
책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아동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지원된다.

저자 조유진님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헌법대중화'를 주장한 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청와대, 국회, 정당 등에서 일했으며,
<헌법사용설명서>, <처음 읽는 헌법> 을 썼다.
현재는 처음헌법연구소를 열어 헌법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책 날개에 소개되어 있다.
초록창에 [처음헌법연구소]를 검색하니,  블로그로 바로 연결된다.

https://blog.naver.com/cheoumcl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헌법적 사고방식
2장. 헌법으로 세상에 맞서다
3장. 헌법과 함께하는 미래

사실 처음엔  책을 펼치기가 두려웠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랄까?
그러나...
책은 굉장히 잘 읽혔다. 1장, 2장...
각각의 짧은 이야기로 독자들의 흥미를 유도했다.

1장에서는 주로 헌법과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책을 읽으면서,
"자유는 정육각형이다." 라고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육각형 구조는 외부 충격에 가장 잘 견딜 수 있는 있다고 한다.
바로 힘을 고르게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원형이 단독으로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고 강인한 형태지만,
여러 개의 원통이 밀집하기 위해서는 정육각형 모양으로 바뀔 수 밖에 없다는 말.
사회를 구성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조금씩 양보하면서 정육각형 모양의 자유를 누리게 된다니.

저자는 개인 - 국가 - 세계로 점층적인 방식으로
헌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왜 우리는 헌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까?
헌법은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걸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표현이 여지껏 정설처럼 느껴지지 않은가.
헌법의 사명은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데 있다고들 하지만,
진정 법의 보호를 그들이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헌법에는 온갖 좋은 말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국민주권, 민주주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평등,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약자의 권리 보호, 권력분립, 법치주의, 국제평화주의 등 헌법에 쓰인 대로라면 세상은 지상낙원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헌법에 규정된 것과 동떨어지거나 상반되는 일들이 훨씬 더 많이 일어납니다. 자유보다는 억압이, 평등보다는 차별이, 민주주의보다는 권력을 가진 소수의 전횡이 일상적입니다. (P62~63)

저자는 헌법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몇 가지를 이야기한다.

1. 헌법에 쓰인 대로 실행하겠다는 국민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헌법은 쓸모가 있다.

2. 중요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쓸모가 있다.

3. 권력통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4. 헌법이 시민적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

 

2장에서는 현 사회의 당연한 여러 과제들을 이야기한다.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육아 휴직등.
헌법은 늘 우리의 가까운 일상에 있었다.  다만 우리가 알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참 서글픈 현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더 가깝게 느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국제노동조합연맹이 발표한 '2017년 세계 노동권리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방글라데시,캄보디아, 중국, 콜롬비아, 짐바브웨 등과 함께 최저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습니다. 5등급은 법에 권리가 명시됐어도 실질적으로 노동자가 그 권리에 접근할 수 없고, 독재정권과 불공정한 관행에 노출돼 있는 나라를 말합니다. (P111)

티비 뉴스를 통해 접한 꽃다운 젊은 청년의 죽음.
밥도 먹을 시간이 없어 컵라면으로 대충 허기를 떼웠던 청년.
혼자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사고로 숨졌던 그 젊은이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열악한 근로환경에 여전히 견디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권리가 제대로 지켜진다면
이 사회가 보다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3장에서는 헌법과 함께하는 미래에서는 생명, 혐오 표현, 양성평등, 로봇, 인공지능, 환경문제,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슈를 헌법적 시각에서 이야기한다. 
'혐오 표현을 혐오하라'  소제목이 참 멋지다.  혐오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에 딱 적합한 제목.
특정 집단, 인물에 대한 혐오, 차별, 멸시, 무시 등등.
다름이 인정되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의 바람은 조금씩 일어오고 있지만
아직은 미약하다.

최근 몇 연예인들이 SNS로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이 기사화되었다.
온라인 상으로 상호 공방도 있었고. 나는 페미니즘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젠더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다. 모 방송에서 여성학자님이 나와서 페미니즘의 역사에 대한 짧은 강연을 하시는 것을 보았다.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세상을 향해 소리쳤고,
그 과정 중에 과격한 자살 테러 등의 현상이 부각되었던 것은 사실로 인해
페미니스트에 부정적 덮개가 씌여졌다는 것.
오죽했으면,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여성들이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다양하게 당면하게 되는 사회 문제를 법과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저자의 유쾌함과 명쾌함이 좋았다.  헌법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게끔  공감되는 작은 이야기를 점차 확장하는 부분에 박수를 보낸다.
참 우습게도, 난 책을 읽으면서 [ 조유진 ] 이름 석자를 보고 당연히 여자겠구나 생각했었다. 리뷰를 쓰며 검색을 하니 중년의 신사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아... 나도 모르게 유진이란 이름은 여자라고 생각했구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무의식 중에 수면 위로 떠오른 나의 편견에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았다.
책끝 접기를 한 부분을 다시 읽으면서,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겠다. 헌법의 우리에게 주는 놀라운, 거대한 선물을 맘껏 누려야지.

샘터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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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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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맺음달'은 12월의 우리말 표현으로, '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 끄트머리 달'이란 뜻입니다.
샘터는 달마다 고운 우리말 달 이름을 쓰고 있지요.

2017년의 마무리를 차분히 해보고자 합니다.
작년 이맘때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요?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답니다.
올 한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작년에 비해선 꽤 살기 좋았네요.

12월의 샘터에선 아쉬운 이별이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흰구름 러브레터가 마지막 인사를 고했네요.
[12월의 반성문]을 읽으면서 괜시리 코가 시큰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글에선 들꽃 향기가 납니다.
소담스럽게 들판에 핀 이름모를 꽃들, 바람에 하늘하늘 거리며
절대 저항하지 않는 꽃들. 그저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길 뿐이지요.
감사의 문, 용서의 문, 기쁨의 문, 인내의 문, 사랑의 문, 겸손의 문,

기도의 문.  따뜻한 온기가 있는 글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녀님의 건강 회복을 위한 기도를 합니다.

12월의 특집은 바로 [나에게 고맙다!] 입니다.
6명의 샘터인들의 글밥이 대단하네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참 소중한 당신이지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최고의 화두는 '자존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지 않을까요?
건강한 자기애, 긍정적인 자기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두 팔로 자신을 감싸 안고 말을 걸어보는 김진선 작가님처럼.
"올 한 해도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잘해 주어 너무 고마워. 난 내가 제일 좋아!"

우린 모두 누구에겐가 베풀어 받고,
베풀어주며 살아간다.
글을 쓴다는 것도
교양이건, 지식이건, 감동이건 간에
무언가를 베풀기 위함이다.

1981년 12월 [베풀고 받으며] 중


이시형(1934 ~ ) 뇌과학자 이시형 박사


지혜의 샘터를 읽으면서, 생각을 곰곰히 해봅니다.

나는 올해 얼마나 베풀면서 살아왔는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니, 좀 막막하더라구요.
베푸는 삶보다는 받아챙기는 삶을 살았나싶더군요.
그래도 자책하지는 않으렵니다.
이제 곧 새해가 다가오니까요.
해마다 신년 계획을 세우는 나, 내년 목표를 꼭 베품을 넣어야겠네요.

12월 샘터에는 역시나 오래된 역사를 품은 헌책방을 소개합니다.
오십년의 역사를 담고, 그 자리를 지키는 그곳.
'청계천 헌책방 거리' 그저 스쳐지나갔었죠.
이젠 너무나 손쉽게 온라인에서 중고책을 살 수 있는데...
좀 수고스럽더라도 한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손 무겁게 책을 챙겨올 요량으로 에코백도 챙겨야지요.

샘터에서는 영혼이 맑은 분들의 글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일상의 작은 기쁨을 찾고, 함께 나아가는 가치를 아는 분들이 아닐까싶어요.

평범하지만 비범한 우리네 이야기를 맛깔나게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요. 
매월 2500원으로 만나볼 수 있는 샘터. 
천원 지폐 두장, 오백원 동전 하나로, 한 달을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봉지 과자도 이젠 천원 지폐 이상 가격을 하는 것 아시죠?
한 순간에 먹어 치우는 과자가 아닌, 영혼을 갈증을 해소하는 샘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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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하게 산다 -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
오키 사치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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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하게 산다]
제목만으로도, 책 표지만으로도 느껴지는 단순함.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

 

 

'단순하게 산다'는 삶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있는 분이 쓴 책입니다.
일본에서는 '청소 카리스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가사와 살림이 즐거워지는 팁이

가득한 에세이와 평론을 꾸준히 내면서 '오키 매직'이라는 별명을 얻으신 분이라 책날개에 소개되어 있네요.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고, 불필요한 것을 지니지 않고, 단순하고 간편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30년간 청소 세계에서 많은 경험을 얻었네요.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습관의 중요성을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네요.

1장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요
2장 지금을 성심껏 사는 습관
3장 물건을 줄이는 습관
4장 생활의 달인이 되는 습관

각 장별로 소소한 이야기들이 소담스럽게 펼쳐져 있습니다.
처음에 책에 쓰여진 글씨 크기가 다른 책들에 비해 유독 작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줄 간격이 넓은 편이라 어색했습니다.
아마도 저자의 단순함, 간결함을 표현하고 싶은 뜻이었겠지요?
여타의 책들과는 다른 크기와 간격이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자연이 하자는 대로 그저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간다.
바람이 부는 대로, 시키는 대로.
자세히 보면 나뭇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심호흡하며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숲속에 들른 바람이 나무들을 어르고 달래며 성장시킨다.
강했다가, 약했다가, 무서웠다가, 다정했다가.
내 인생에 휘몰아치는 가혹한 바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되도록 흐름에 거스르지 않는다.
괴로움도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누그러지게 마련이다.
가끔은 기쁨도 있다. (P 24)


해답은 타인에게 구할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찾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늘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그런 습관이 회사 경영은 물론 평소 생활에서도 '나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늘 나다움을 추구하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최대 무기이며 자신감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든다. (P 50)


지금 생각하면 나는 여태까지 꿈을 늘 말로 표현해왔던 것 같다. 되돌아 보니
젊은 혈기로 날뛴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말로 표현할수록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P 66)


인생에서도 여행에서도 같은 일은 두 번 일어나지 않는다.
'언젠가 또 다시'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다.

이리저리 생각만 하다가 인생이 끝나는 것만큼 허무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러니 현재에 감사하며 순간순간을 소중히 음미하고 즐긴다.
이 순간을 마음속에 단단히 새기면서. (P103)



작은 일을 하더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에는 일상의 '편리함'에 매몰되지 말고
손과 다리와 머리를 충분히 써서 뇌를 활용하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 145)




필요한 물건이 바로 손에 닿는 곳에 있을 것.
소유물은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로 한정할 것.

이 두 가지만 명심하고 수납공간의 60% 내에 물건을 보관하면 물건 때문에
희생하는 시간도 줄고 물건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P173)

간략하고 정갈한 작가의 어투가 무심한 듯 하지만  정겹습니다.
일본어로 된 원서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일본어는 하나도 모르지만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년 이후 좀 더 풍요롭고 충실한 삶을 위한 '일상의 작은 습관'을 제시합니다. 

아주 간단한 일부터 하라고 독려하지요.

예를 들면,
거실에서 쉴 때 근처에 쓰레기 있으면 바로 주워서 버리기
식사를 하기 전후엔 테이블을 반짝반짝 닦기
문을 열고 이동할 때  문손잡이 체크하고 수건으로 슬쩍 닦기
계단을 오르내릴 때 계단 난간을 닦으며 이동하기
자기 전에 집안 곳곳을 정리하기, 주방 물품 정리, 싱크대 주변의 물닦기

어찌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지요.  하지만 그 사소한 일을 하지 않았을 때,

그 이후 집안꼴이 아주 엉망이 되는 경험 다들 있지 않나요?
저도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좀 더 단순하게 살기를 희망해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번 생각해봤어요.
1.  아침 잠자리 침구 정리 바로 하기
2.  설거지는 바로 끝내기
3.  재활용품 쓰레기 분리수거 정확히하기
4.  충동구매 방지를 위해, 물건 구매시 3번은 생각하기.  
     3일은 생각하고 구매하기
5.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정리하여 기부하기
     (특히, 옷 - 옷캔에 기부할 수 있어요!)

우선은 점차적으로, 단계적으로 실행하려구요.
가장 지켜지지 않는 건, 청소이긴 해요.  "바로 행동한다" 이 말을 꼭꼭
가슴에 담아봅니다.

삶의 방식을 바꾸고 인생과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작은 습관.
나만의 작은 습관을 하나씩 찾아보고, 실천해야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행동!!!

홀가분하게 훌훌~ 살아가는 기쁨을 알려주는 책
[홀가분하게 산다] 한번씩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늘 바쁘다 바뻐~'를 입에 달고 사는 복잡한 현대인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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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라도 괜찮아
이케다 기요히코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나무늘보라도 괜찮아] 제목이 주는 안도감이 있다.
귀여운 나무늘보가

느리고 답답해도,
서툴고 부족해도,
다 - 괜찮아


토닥토닥 나를 다독여주는 듯했다.  모 음료 광고에서도 느릿느릿한 나무늘보가 주인공이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쉼표, 여유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것일까?

저자 이케다 기요히코는 생물학자이자 평론가, 에세이스트이다.
해박한 지식, 통쾌하고 유머러스한 어투, 냉철하고 솔직한 문체로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 학자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경험치가 깊숙히 묻어있구나 싶었다.
예시로 든 다양한 생물들, 각 생태의 설명 등등.

나무늘보는 평균 시속 900미터로 이동한다고 한다.
시속 900미터가 가늠되지 않았다.
저자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니,
초속으로 계산하면 1초에 25센티미터를 움직인다고 한다.
낮 동안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나뭇가지에 붙어 지낸다고 한다.
하루 8그램 정도의 잎사귀만 먹고 20시간 이상 잠을 잔다.
일주일에 한 번 느릿느릿 나무에서 내려와 나무뿌리에 배설을 하고,
예의바르게 흙으로 덮은 뒤, 다시 느릿느릿 나무를 타고 올라간다.

나무늘보 VS 현대인
굳이 비교를 하긴 좀 우습긴 하지만, 현대인들은 너무나 조급하게, 바삐 살아간다.

 저자는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편이 좋지 아니한가 이야기한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장시간의 노동이 인간 본래의 성질과는
아주 동떨어진 행동 양식이라 설명하는 저자.
우리가 오래전 그때처럼
느긋한 생활로 돌아간다면 인간다운 삶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 인간은 원래 게으르게 설정되었다
part 2 당신에게 무한한 재능이 있다는 거짓말
part 3 인생에 살아갈 의미 같은 건 없다
part 4 당신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니다

어랏! 저자의 이야기에 반기를 들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나 조차도 본문을 읽어가기 전에 먼저 목차를 보고서는,
'왜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 인류의 삶부터 거슬러올라간다.
수렵채집인이었을 때의 인간은 서로의 부족에게 파멸적인 타격을 주는 전쟁을 하지 않았다는 것.

최소한의 식량을 위해 몸을 움직였고, 여분의 노동력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농경을 시작하면서 인간은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었고, 그에 따른 부를 창출했고,

 그 부산물이 권력이고 노예, 전정인 것이다.
단순한 삶에 대한 동경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저자는 40세가 되기 전에 죽을 뻔한 교통사고를 겪었고, 그 경험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고 말한다.

그때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실감이 들었고,
그와 동시에 인생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직접 느꼈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언제 죽을 지 모른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 59)



나도 20대 초중반에 간접적으로 죽음을 체험했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사고로 죽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으며,
질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때 든 생각이 저자와 비슷했다. 사람의 목숨은 알 수 없는 것.
유한한 생명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 가슴 뛰는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달려가게 되었다.
그래서 아프리카 최빈국 중 에티오피아로 두렵지만 해외봉사를 떠났던 것이다.

대학 재학 시절 우연한 기회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 제도를 알게되었고,

 패치아담스 영화를 보면서 봉사하는 삶, 치유의 손길이 나도 될 수 있다고 용기를 내었다.

 해외의료봉사는 이타적 행동이긴 하지만, 나 스스로를 위한 행위이기도 했다. 
많은 죽음들을 만나게 되면서, 내가 죽기 전에 후회하고 싶은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이기도 했다.

책을 읽어내려가다가,

chapter. 21
인생에 살아갈 의미 따위는 없다

이 챕터를 만나서는 평소 나의 가치관와 충돌함을 느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무슨 의미 따위는 전혀 없다는 표현에서 거부감, 혹은 저항감이 일었다.

사람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늙어 죽는다.
생물이란 모두 그런 존재에 지나지 않는데, 우리는 어떻게든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싶어 한다.
나는 인생에서 지나치게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은 어쩌면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대부분은 기쁨보다 슬픔의 시간이 많은 법인데, 슬플 때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면 필연적으로

우울증에 빠질 게 당연하다. 큰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하나의 의미를 따지는

사람보다 분명이 마음이 편할 거라는 얘기다. (P 162)


물론 하나하나, 세세한 모든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찾는 일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러나 의미를 찾아가면서, 그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인간은 사고의 확장이 있지 않을까?

'의미'에만 메여있지 말자는 저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인생에 살아갈 의미 따위는 없다'라는 표현은 지양되면 좋겠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
몇 개월전에 어느 강의에서 삶과 죽음의 단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
과거 우리네 삶에서 생과 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고.
장례를 집에서 치뤘고, 사람들과 함께 꽃상여를 메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묘지에 이장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식을 하고, 화장을 하고
죽음이 일상과 분리되었다.
저자도 같은 맥락으로 이야기 한다. 요즈음은 대다수 사람들이 병원에서 죽는 시대가 되어

 가족이 죽음을 함께 하는 일조차 못하게 되었다고.
현대의 죽음은 은폐되었다는 표현이 참 적절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인간은 원래 게으른 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하며,
돈 욕심없이도, 돈을 쓰지 않아도 즐거운 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되길
희망한다. 인생은 계산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한다.
나무늘보처럼 느긋하게, 자신의 삶에 자족하면서,
살아 있음 그 자체로 행복함을 느끼고, 감사할 수 있다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노년의 지혜가 번뜩이는 [나무늘보라도 괜찮아] 이 책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회인들, 현대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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