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엄마의 행복한 육아 - 시 쓰는 아이와 그림 그리는 엄마의 느린 기록
이유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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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엄마의행복한육아
#육아법
#육아에세이



작고 귀여운 책을 선물처럼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활동 중인 서평까페에서요.

책 표지를 보면 한껏 늘어지고 싶더라구요.

게으른 엄마는 저도 한 게으름한데 말이죠.


다정한 그림을 그리는 엄마와 시 쓰는 아이들이라!

와우 정말 멋진 걸요!

작가 소개가 짧지만 울림이 있는 글이예요.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다정한 엄마라니.

소개하는 글을 얼마나 다듬었을지 그 노고도 감탄합니다.



10년차 두 아이의 엄마 작가님의 탄탄한 내공으로 쓰인 책을 휘리릭 읽었습니다.

이제 4년차 엄마인 저에겐 이미 먼 길을 가고 계신 선배님이시기도 하죠.



책은 총 5장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 1장 멈추어 돌아보기

제 2장 여행학원

제 3장 아이의 시

제 4장 감정돌보기

제 5장 10년차 게으른 엄마




아동학을 전공하셨던 작가님.

저는 아동학 전공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운동치료를 했던 사람으로서 아동발달에 관한 공부를 했었더랬죠. 신체적 발달 뿐만 아니라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발달 등등을 고려하고 늘 예민하게 다가가야 했기에 작가님의 육아에 꽤 공감이 갔었답니다.
얼마나 잘 아이를 잘 양육하고 싶으셨을까요?



“왜 나는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할까?”



건강하지 못했다. 설거지통에 그릇을 던지기도 하고 얇은 유리 같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처음이니 당연히 서툰데 남의 눈치를 보다 보니 독만 남았다. 아이를 망치질하고 조각칼로 아프게 다듬었다… (중략)

한참 마음을 앓았다. 나는 처음부터 다시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10년차 엄마의 눈물어린 고백에 괜시리 뜨거워졌습니다. 누구나 초보 엄마의 시절이 있기 마련이지요. 작가님의 글에서 제 모습을 발견했지요. 저에겐 아이가 참 기다리고 기다렸던 아이였기에 힘들 줄 모르고 육아를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화를 내는 제 모습을 발견했거든요. 아이에게 온전한 사랑을 줄 수가 없는 상태, 에너지 고갈이었어요.

어릴 적 자신이 사랑받았던 기억을 몸에 새기고 살아가는 것 같은데, 아이를 자꾸 통제하려는 제 모습에 마음이 힘들었답니다. 저도 저의 엉킨 감정의 실타래를 종이에 적어내려요. 억지로라도 육아서나 심리학 서적류를 읽어내기도 하지요.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이미 충분해

다정한 이야기를 건네는 작가님.

아이를 잘 양육하고 싶고, 아이를 더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더 고분분투하는 엄마들에게 참 필요한 말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온 세상이자 우주잖아요.

때로는 나만 보고 뒤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아이가 버겁기도 하지만, 어쩜 이렇게 열렬한 사랑을 주는 걸까요? 부모가 되어 자녀를 양육하면서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나봅니다.



2장 여행학원을 읽어가면서 작가님의 아이들이 되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와 함께 온세상을 여행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힐 수 있다니요. 영유아 시기부터 학구열이 대단한 우리 나라에서 학원비를 줄여 가족여행을 다니다니 참 부러웠습니다. 저의 첫 해외여행은 엄마가 빚내서 보내주신 프랑스 성지순례였지요. 중학교 2학년이었는지 3학년이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아직까지 프랑스 에펠탑, 세느강 유람선 바또 무슈를 탔던 것은 생생해요. 여름이었기에 유난히 쏟아지던 햇살, 저녁 8-9시가 넘어도 밝은 모습이 신기했었더랬죠.

저도 울 아이가 좀 더 크면 함께 단둘이 여행을 가도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집콕 생활 뿐이지만요.



위로 여행



1. 오랜 시간 눈 마주치기

2. 온종일 손잡고 있기

3. 먹고 싶은 음식 무조건 먼저 물어보기

4. 소풍 함께 준비하기

5. 농담 진지하게 둘어주기

6. 시답잖은 수수께끼 맞추기



소홀했던 일상의 빚을 갚는 여행의 할 일 목록이다. 하나씩 해나가면 아이 눈에는 꽃이 핀다.

참 어렵지도 않은 소소한 일들이지만, 낯선 곳에서 서로의 익숙함을 더 깨닫을 수 있나봅니다.

선배맘들의 지나오면서 아쉬웠던 점은 아이가 놀아달라고 요청할 때 즉각 놀아줄 걸,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줄 걸…이라고 하죠.

저도 밀린 청소에 빨래, 설거지가 넘쳐나서, 아이의 요청을 슬쩍 모른 척 하기도 했었는데 좀 찔렸습니다. 지금 이순간만을 살아가는 귀한 아이를 좀 더 보듬어줘야겠어요.



3장에서는 아이들의 통통튀는 동시를 소개하고 있지요. 아이들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를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지요.



동물가족

김공룡



엄마 아빠는 고래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마세요



나는 생쥐

찍 소리도 못해요



내 동생은 원숭이

내가 혼나면 낄낄낄



얄미워

한대 맞고싶니?



(동시발전소 2019.여름호)



아이의 시를 읽으니 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쩜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라니요!

상황이 머리속으로 그려지면서 피식피식 웃었어요.

김공룡과 김루루, 두 남매가 쓴 시를 보고 있노라니 또 저의 과거 기억 소환이 되었습니다.

저도 저만의 일기장에다가 시를 한가득 적은 적이 있었거든요. 유치찬란했던 시가 많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 참 멋진 일입니다. 그땐 ‘시 100편 써서 출판사에 투고 해봐야지’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요?



4장, 5장에서는 작가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자신의 상처를 담담히 꺼내놓기란 쉽지 않지요.



[존중박스] 단어부터 심쿵했습니다.

아이의 세계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부모의 자세를 닮고 싶더라구요.

저는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암묵적인 틀과 선이 존재했습니다. 좀 더 자유롭고 싶었어요.

그러나 저 또한 부모가 되니 아이를 배려하기 보다는 통제하려고 하더라구요. 의식적으로 자각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입니다.

거실에 널부러진 장난감, 교구, 일상도구 등등에 자리를 정해줘야겠어요. 어른들 입장에선 사소한 것도 아이에게는 절대적인 중요 물건이잖아요.

엄마가 처음인 저에게 울림이 된 이야기였답니다.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잖아요.

다정한 엄마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4,5장엔 더 주옥같은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있어요.

직접 읽으시면서 감동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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