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양장)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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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다이브>는 창비 소설 Y의 다섯 번째 책이다. 창비에서 나오는 영어덜트 소설은 출간 전에 작가의 이름을 비밀로하고 서평단을 모집하는데,

대본 모양의 (물론 안은 소설) 가제본 된 소설과 작가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준다. 영어덜트라는 이름답게 독특한 소재를 보는 재미와

작가의 편지를 읽는 재미가 있어서 서평단을 모집하면 꼭 신청하고는 하는데, 소설 <다이브>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이브>의 배경은 2057년 홍수로 인해 물에 잠긴 서울이 배경이다. TV나 신문에서 한 번씩 환경 전문가들이 나와서 경고하곤 했던 그 세계 말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물속으로 잠수를 해서 과거 서울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을 전리품처럼 건져 올린다. 지금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 물 속에 물건을 건져 올리는 것은 2057년 아이들의 놀이인 것이다. 그런던 중 남산 물꾼 우찬과 노고산 물꾼 선율은 보름 안에 더 신가한 것을 가져오는 사람이 이기는 내기를 하게된다.


그러던 중 선율은 기계인간 '수호'를 물속에서 건져오게 된다. 인간의 기억을 온전히 이식받은 로봇이라니…북한산 물꾼인 우찬이 어떤 것을 가져와도 이번 내기는 선율이 승리지만 어쩐지 사람같은 기계인간을 내기에 물건으로 내보이기에는 찝찝하긴만 하다. 혹시 깨어난 것을 후회하면 어쩌지…지금의 서울은 이 기계로봇이 살았던 시절보다 살기 어렵고 풍요롭지 않은데…이런저런 갈등을 하던 선율은 결국 로봇을 깨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설명을 들은 기계로봇 수호는 의외로 담담하게 선율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제안한다.


"내기에 나갈게. 그러니까 너도 내 4년을 찾아줘."


결국 선율과 수호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4년의 시간을 찾아 나선다. 과연 수호의 잃어버린 4년의 기억 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 있을까?



2 . 인상적인 문장들

출처 입력

*

그 사실을 떠올리자니 눈 앞의 소녀가 만질 수 있는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죽은 사람을 기계로 만들어서라도 옆에붙들어 두려 했다는 사실이, 그게 고작 십오 년 전이라는 사실이, 그 십오 년 전의 서울에는 소녀를 끔찍이도 그리워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소녀가 소중했던 만큼 소녀에게도 그들이 소중했을 터였다.


*

눈을 반쯤 덮은 속눈썹이 물에 잠긴 나뭇잎이 그물맥처럼 섬세해 보였다. 선율은 그 뒤편에 웅크려 있을 금속제 뇌를, 거기에 담긴 마음을 생각했다. 2038년 12월의 서울에서 출발해 2057년의 서울에 도착한 마음을. 자신의 죽음을 알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전기로 만들어진 마음도 피와 살로 만들어진 마음만큼이나 복잡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산의 이름보다는 시멘트 덩어리의 이름을 더 잘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해가 뜨기도 전부처 물가로 가서 바다를 빤히 바라보곤 했다. 한때는 아파트였고 빌딩이었던 덩어리들이 새벽노을 속에서 작아지고 작아지다가 결국엔 빛의 일부가 되어 버릴 때까지.


그런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언제나 걸음으로 끝났다. 그들은 그냥 걸었다. 앞으로, 앞으로. 물에 정수리가 잠기고서도 발밑에 공간이 남을 때까지 , 앞으로. 자신이 밟고 있는 것이 바다가 아니라 아스팔트라도 되는 것처럼 태연스럽게.


그건 병들거나 늙어서 죽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죽음을 두고. 죽은 게 아니라 서울로 내려갔을 뿐이라고. 강원도로 떠나고 판교로 가는 것처럼 더 좋은 삶을 찾아간 것이라고들 했다. 수많은 어른들이 그렇게 떠났으니까 소녀도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안되는데.

우찬과의 내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 뒤편에서 이상한 덩어리가 뭉글거렸다. 생각이 되기에는 낱말이 부족하고 감정이 되기에는 방향이 없는, 그냥 느낌이었다. 느낌에 대한 느낌. 선율은 거기에 불안ㅇ니ㅏ 초조함 같은 이름을 붙여 보다가 그마두었었다고. 어무막 밖으로 한 발짝을 내디녔다.



*

열심히 살 필요. 열심히 살아 있을 필요. 선율은 세 음절을 빼고 더하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단번에 바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병원은 흔적으로만 보았지만 병에 걸리는게 어떤 일인지는 잘 알았다. 폐병으로 고통스러워하던 이모가 끝내 죽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낫지도, 죽지도 못하고 숨만 붙여 놓은 채로 4년을 보냈다면 그저 살아있는것조차도 열심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

희 아주머니가 수호의 이력에 놀라는 동안 수호는 아주머니의 이름에 놀랐다. 자신처럼 병원을 뺸질나게 들락거ㅣ는 사람을 몇 번 보았지만 한국에 그런 성씨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해 본 적 없었던 것이다. 서문의. 서, 문희도 아니고 서문,희. 수로는 그게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세상이 조금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아직 모르는 게 세상에 많은 것 같아서. 병원에만 앉아 있을지라도 세상을 넓혀 갈 공간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아서.



*

그리고 한두 시간쯤 물밑을 돌아다니면서 목걸이를 찾아 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했다. 꼭 발견한다는 부담을 가질 것도 없이,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 지아가 물 밑에서 잃어버린 게 어떤 마음이라면 지아만을 위한 시간은 그 대신이었다.



*

수호는 입을 벌리고 거기에 놓여야 할 문장들을 떠올렸다. 있지, 나도 기분이 이상해. 여기에 앉아 있는 게 실수 같아. 내 실수라기보다는, 응, 엎질러진 물이 된 기분이야. 그런데 누굴 어떻게 원망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애초에 탓할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 무슨 답을 듣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그러자 정말로 소리들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수호는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음소거 명령어를 읆으면서.



*

말끝을 얼버무린 선율은 수호의 곤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한없이 평범하면서도 다정한 감각이 훌쩍 다가왔다. 지금까지 오간 이야기를 하나로 뭉친 다음 낱말을 걸러 내면 따뜻한 온도만 남는게 아닐까. 그런 온기는 텅 비었는데도 전체를 담고 있어서, 기나긴 설득보다 더 많ㅇ느 걸 전해준다. 그래서.



3. 짧은 생각



소설을 읽는 동안 크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게 몇 년간의 기억이 없어진다면?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휘청하게 할 만큼 좋지 않은 기억이라면 찾는 게 옳은 걸까? 아니면 그냥 없어진 기억의 자리에 새로운 좋은 기억을 채워 넣는 것이 좋을걸까에 대해. 소설 속 기계인간 수호는 자신의 몽에 저장되지 않는 기억을 찾기로 한다. 그리고 결국 마주하고 싶지 않은 상처(이건 약간 반전이 있으니 밝히지는 않겠다) 와 마주한다. 그러나 수호는 배터리를 빼고 살아가기를 정지하는 대신, 새로만난 인연들과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아무리 내 삶을 통째로 뒤흔들어 버린 기억이라도, 만일 기억을 잃어버리면 그대로 잊는 것 보다는 찾는 쪽의 선택을 하자고. 결국 지금의 나는 행복한 기억, 불행했던 기억, 좌절했던 기억, 때로는 평범하기만 흔한 기억들이 모두 뒤섞여서 만들어진 것일테니 . 결국 상처의 기억도 나를 만들어낸 하나의 조각일 테니 말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두 번째 들었던 생각은, 딸이 죽은 자리 딸의 기억을 그대로 저장하고 있는 로봇이 과연 자식이 떠난 빈자리를 채워 줄 수 있을까? 에 대한 것이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그 고통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그 고통을 내가 온전히 이해 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소중한 사람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로봇이라 할지라도 대체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가 같다고 현재와 미래가 같을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다이브의 수호의 부모님처럼 엇나가는 로봇딸을 보며, 그 딸의 마음을 보듬는 대신 착한 딸의 의무를 강요하게 되는 것 처럼. 로봇은 그냥 로봇일 뿐 아닐까. 그냥 당장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잊는 대용품 정도가 될 뿐. 기억을 받아 로봇으로 만들어진 수호 역시 만들어진 딸 역할과 자신의 삶 사이에 방황을 하게 된다. 결국 한 사람을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비록 똑같은 기억을 담은 로봇이라 할지라도.


흥미로운 소재와, 기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싶다면, 소설 <다이브> 강력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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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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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는 절벽 끝에 서 있는 청춘이다. 빚만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빠 때문에 사채업차에게 쫓기는 처지고 외환위기 때문에 취직도 쉽지 않다.

주머니에 있는 돈은 3000원 뿐. 연희는 결국 사채업자가 소개해준 미래클리닝에서 일하기로 한다. 비록 청소하는 대상이 범죄현장의 시체 청소업이라고 하더라도.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시체를 치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죽어도 싼 범죄자의 시체를 치우는 일이라고 애써 자신을 세뇌 시키며 일하지만


항상 묘한 죄책감이 따라온다. 건물 붕괴로 가족을 잃은 연희와 같은 아픔을 가진 동료 성수의 죽음으로 그녀는 더 혼란에 빠진다.


결국 연희는 위험을 무릅쓰고 성수의 죽음을 파헤치게 되고, 그 속에 숨은 검은 야욕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연희는 검은 세력에 맞서서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2. 인상적인 문장들

*

"너희들이 알아서 해야지. 충고는 해 줄 수 있지만."

정신없이 순대를 먹어 치우던 연남이 눈치를 살피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살아보니까 세상 사는 게 파도 타는 거랑 비슷하더라. 파도치는 대로 휩쓸리다 보면 지도 모르는 사이에 망망대해로 떠내려가는 거야."

김 여사가 젓가락을 꼿꼿이 세우며 테이블을 탁 내리찍었다.

"나만의 원칙이 있어야 해. 그래야 버틸 수 있어. 좇같은 세상. 파도가 아무리 몰아쳐도."

*

"한 번만 안아보자."

연희는 연남을 끌어안았다.

연남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연남의 목소리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러자. 언젠가. 어디선가."

연희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간신시 대답했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사이드미러에 우두커니 서 있는 연남이 비쳤다. 차를 출발시켰다. 연남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어느 순간. 시야에사라졌다.

"안녕"

나지막한 목소리로 뒤늡은 작별 인사를 건넸다.



3. 짧은 감상평

우리가 '악'이라고 부르는 많은 일들의 원인에 대해 진단 해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나는 결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핍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모두 크고 작은 구멍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 결핍이라는 구멍을 메우기 위해 살아간다. 외로움이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연애를 하고. 빈곤이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절약하고 돈을 열심히 모은다. 그러나 구멍을 메우는 방식이 항상 건강한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성형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명예라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부정을 저지르기도 하니까 말이다.

<굿잡>의 연희 역시 빚을 남겨 놓고 세상을 떠난 아빠 때문에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그녀의 결핍은 '가난'이다. 혹은 아빠에 대한 원망일 수도 있겠다. 그녀의 전재산은 당장 국밥하나 사 먹을 수 없는 돈 3000원. 결국 그녀는 가난이라는 결핍을 메우기 위해 시체들을 치우는 일을 하기로 결정한다. 범죄현장의 시체를 치우는 일로 결국 그녀는 가난이라는 구멍을 메우는데 어느 정도 성공한다. 그러나 가난이라는 구멍을 메우자 그 옆에 죄책감이라는 구명이 새로 생겨 버렸다. 게다가 외환위기가 그녀가 근무하는 미래클리닉까지 찾아 오면서 여자와 아이의 시체를 치우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기로 결정. 그녀는 더 큰 혼란에 빠진다.

결국 연희는 가난이라는 결핍을 메우고 있었던 실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동료였던 성수의 죽음을 파헤지기로 한다. 가난이라는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 옆에 새롭게 생긴 또 죄책감이라는 구멍을 채우기 위해 움직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연희는 목숨을 잃은 뻔 했던 순간에서도, 그리고 가난의 구멍을 한번에 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신념'과 '정의'로 결핍이라는 구명을 채운다.

책을 덮은 후, 나는 내 마음 한 가운데에 있는 구멍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또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마음의 구멍을 채우는 요소들이 내 자신에게 떳떳한 것들이기를 바라본다.

이 서평은 몽실북클럽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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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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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체험이 돈으로 거래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인공지능, 휴먼노이드, 가상세계를 소재로

진정한 '인간다움' 에 대해 탐구하는,

신진 작가 9인의 강렬한 감성 sf 단편 앤솔러지!!

책을 읽는 동안 얼마전에 봤던 뉴스가 내내 머리에 머물렀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표현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뉴스였다.

책을 읽고 나쁜 주인공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참교육을 하고 싶다는 유튜버들이 쓰는 언어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다른 예로 기분 좋으면 무야호, 말 싸움을 항때는 응 니~땡땡 이런식이다.

과학과 AI기술이 발달한 사회 일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과거에 비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졌을텐데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고 있자니, 과학의 발전이 과연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걸까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AI가 음악과 문학같은 예술적 영역까지 침범하는 이 사회에서, 인간의 삶을 단순화 시키고 규격화 시키는 건 아닐까?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위의 내가 한 고민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뇌가 없는 상태로 태어나 뇌를 이식받고 살아가는 뇌가 없는 변호사인 주인공이 멀쩡한 뇌를 가지고도 불의의 선택을 하는 변호사들에

맞서 가장 인간적인 선택을 위해 싸운다던지, 어쩌면 인간의 특권일 수 있는 감정영역을 AI가 대신해 준다던지,

도덕성을 판단해 주는 업그레이드 기계를 사야만 취직이는 되는 사회에 살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결국에 그것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하는

주인공을 볼 때, 나는 AI시대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결국 지켜야 하는 건, 인간다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SF 책을 볼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결국 SF가 말하는 건 첨단 과학이 아닌 '인간다움을 지키는 어떤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에 담김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수 있어서 더 매력적이었다.

특히 가장 흥미로웠던 소설은 <대통령의 자장가>였는데, 인공자궁 기계에서 아이를 키우는 대통령이라는 인물 설정도 매력 있었고

인공자궁 기계가 납치 되면서 전개되는 스토리진행도 긴장감이 있고 흥미롭게 다가웠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AI사회에 있을 수 있는 사건들에 대처하는 인간적 고민들, 그리고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은 분들이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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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미술관 - 길 위에서 만나는 예술
손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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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있다. 요즘들어 특히 공감가는 말중에 하나인데 이번에 자모단에서 보내준 <거리로 나온 미술관>을 읽는 내내 생각이 난 말이다. 몰라서 스쳐갔던, 예술품들과 작품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으리라.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조형물은 총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정부주도의 동상과 조각 기념조형물이고 두 번째는 서울시가 공공미술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서울의 미술관'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작품, 세 번째는 기업들이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한 작품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건 문화예술진흥법이었다. 문화예술진흥법은 일정 규모이상의 건물을 신축, 중축할 때 건축비의 1% 를 회화 조각들의 미술품에 쓰도록 한 '1%법'에 따라 만들어진 작품들을 말한다.

이 법을 생각하고 보니, 큰 건물 앞에 세워진 조각품들이 생각이 났다. 당연한 말이었겠지만 몰랐을 때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풍경들 속에 있었을 훌륭한 예술가들의 작품이었을 것이다. 알았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예술 작품을 살피고, 작가가 작품안에 담은 메시지나 가치를 살펴 보았을 때 지난 시간들이 문득 아쉽게 느껴졌다.


<1장 익숙한 곳에서 발견>에서는 이런 작품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특히 내 눈길을 잡아둔 작품은 광화문 흥국생명 앞의 <해머링 맨>이었다. 1%법에 따라 만들어진 작품으로 60초에 한 번씩 망치질을 한다고 한다.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보는 작품들을 보다보면 노동의 가치와 숭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보고 와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

1%법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말고도, 건축과 건축의 역사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언젠가 방문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이더란지,동대문 DDP같은 건물의 아름다움을 놓쳤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나라의 위기사항이 돔 지붕이 열리고 태권브이가 짠 나타나난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사당이 사실은 미국 하와이에 같다가 주 의회사당의 돔을 보고 거기에 꽂힌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황금비율 같은 건 무시하고 만들어진 시공과정에서 누더기가 된 건물이라는 숨겨진 비화는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하기도 했다.

건축과 건물이 담고 있는 게 단순한 것이 아닌, 그 시대의 역사와 시대 분위기도 담고 있다는 생각이드니 나와 내 주변의 있는 건축물 또한 의미있게 다가왔다.

<거리로 나온 미술관>을 읽고 나는 내 주변에 있는 건축물과 조각들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그 범위를 예술 작품에만 두지 않고,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계절이 주는 풍경들과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도 놀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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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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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진행하는 블라인드 테스트 당첨이 되어 <호수의 일> 가제본을 받았다. 지금이야 저자가 이현작가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 했을 때는 작가님도 밝혀지지 않은 채, 한장의 편지만 전해졌다. 이 책을 쓸 당시의 심경과 어떤 마음으로 <호수의 일>을 독자가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것이 담겨 있었다.

 가볍게 편지 내용을 옮겨 보자면....

 

 

그대에게

 

라고 불러봅다.

 

편지란 누군가를 부르며 쓰는 글인데, 나는 그대의 이름을 모릅니다.

 

그러니 그대, 라고 내가 아는 가장 다정한 이름을 불러봅니다.

 

그대도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르신다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에게 나는 지금

 

어떤 이름일까요? 작가라는 것이 가장 쉬운 답이겠습니다마는,

 

지금 그대에게 나 역시 그대였으면 합니다.

 

아직 창밖이 캄캄한 새벽, 홀로 책상 앞에 앉아 슬픈 호수에서

 

문장을 길어내던 그대, 하고요.

 

그러신다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그대에게는 얼마쯤 너그러워지는 법이니까요.

 

그대란 부르는 순간 어여뻐지는 이름이니까요.

 

 

쓰는 일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쓴 것을 내보이는 일은 또 얼마나 부끄러운지요.

 

<호수의 일> 역시 그렇습니다. 이전보다 더 라 써버리면

 

저의 정체를 누설하게 되는 걸까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대 앞에서는 그런 법이지요. 그러니 이어 쓰겠습니다.

 

 

. <호수의 일>은 이전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지금껏 늘 그렇게 느껴왔는지도 모르지만요.

 

사실 <호수의 일>은 손글씨로 쓴 이야기입니다. 지금껏 한번도 해본적 없는

 

방식이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도 모르게 펜을 들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라고요.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 한참을 쓰다 손이 아파 더는 쓸 수 없어

 

고개를 들어보면 창이 환히 밝아 있었습니다.

 

한달쯤 날마다 그러고 나니 호정의 눈에 기슭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호정도, 은기도 그리고 저도 호수를 건너 여기에서 지금 또 손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대에게

 

처음부터 <호수의 일>은 그대에게 쓰는 편지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모든 이야기는 결국 그대에게 쓰는 편이일른지도요.

 

캄캄한 새벽 홀로 호수를 건너고 있는 그대에게 어둠 저편의 그대게 그대에게

 

우리 사이의 호수는 꽤 넓어서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긴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가 거기 있습니다. 우리에게 서로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대. 거기 있어 주어서.

 

 

2022년 겨울, 저편 기슭에서

 

 

 

 

손글씨로 써진 편지를 읽고나니 이 책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터져버릴까 마음 깊숙하게 묻어둔 감정이 다시 스믈스믈 기어 나와서 나를 흔들어 버릴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판단 할 수는 없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감정을 능숙하게 숨길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게 아닐까.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감정을 능숙하게 숨기는 게 어른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이느라 사춘기를 앓는 것일지도.

 

 

<호수의 일>의 주인공 호정은 어린시절 치유되지 못 한 기억이 있다. 사업 확장을 하느라 가족의 돈을 날려 버린 아빠 엄마는 결국 어린 그녀를 할머니 댁에 맡기고 만두집에 취직을 한다. 어린 효정은 할머니의 안타까운 시선과, 효정의 부모님이 돈을 잃는 바람에 미래를 포기해야 했던 삼촌과 고모의 눈초리를 그대로 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을 숨기는 거에 익숙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자신은 갖지 못 했던 화목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홉살 어린 동생을 보면서, 갖고 싶은 것은 척척 눈치 없이 사는 그래서 철이 없게 느껴지는 친구 나래도 모두 상처로 다가온다. 열등감이라는 이름의 상처.

 

 

그러나 효정은 익숙하게 감정을 숨긴다. 얼어붙은 호수처럼. 단단하게 흐르지 못하게. 그래서 효정은 눈물을 흘리지 못 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은기. 말할 수 없는 아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그 흔한 공통점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을 은기에게 발견한 효정은 그에게 마음을 연다. 대답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아픔에 대해 묻지 않는 배려.

 

 

얼어붙어 있던 효정의 호수는 천천히 녹아간다.

 

 

그러나 은기의 비밀이 학교에 밝혀지면서 그는 사라져 버리고, 이미 녹아버린 감정의 호수 때문에 효정은 방황한다.

 

녹아버린 감정에 호수에 숨이 막혀 발버둥 칠 무렵,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되며 은기를 찾아가기로 용기를 낸다.

 

 

아픈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꽁꽁 얼려두고, 상처 받지 않은 척 멀쩡한 척 살아가는 건 정말 어른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 한 걸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어른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능숙하게 컨트롤 하고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슬럼프를 겪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시간들을 돌아 보면서 그렇게 얼려버린 감정들이 결국 어느 계기로 한꺼번에 녹아 버리면 그 감정에 침몰 될 수 있음을 느끼고 있다.

 

 

심지어 그렇게 감정에 빠져 질식할 거 같은데도 무엇 때문에 내가 힘든지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힘들고 상처 받았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그대로 감정이라는 호수를 얼려 버렸더니 온갇 안 좋은 감정들이 뒤섞여 얼어 버려서 말이다.

 

<호수의 일>은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새해가 오는 것이 설렘이 아닌 근심으로 다가 온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주인공 효정이 얼어 붙은 마음을 녹여내며, 겪어내는 성장기를 보며 내 감정의 호수의 상태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새해의 결심 중에 더 많은 책을 읽고자 다짐을 했지만, 감히 <호수의 일>이 내 올해의 책 원픽에서 내려오는 일은 없을 것 같은 예감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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