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작 새벽녘 재우의 잠을 깨운 것은 요란하게 서성이는 바람이 아니라 이마 위의 머리카락에 내려앉는 기분 좋은 온기였다. 그것은 창밖의 아우성과 전혀 다른, 겨울 같지 않은 손길이어서 처음에는 아직 잠기운이 남아 얕은 꿈을꾸는 거라고 착각을 했다.
다 뜯기고 한 장만 남은 달력 끄트머리에 매달린 계절은 연신 음산한 소리를 내며 발코니를 기웃거렸다. 때로는 방충망에 심술궂게 달라붙기도 하고, 오래된 난간을 부러트릴 기세로 흔들기도 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 고요한 평화를 도무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초래할 무서운 결과들을 나에게 몇 분간 장황하게설명했는데, 나는 넥타이 하나로 대하소설을 쓰는 김상연이 약간 강박증 같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
어쨌든 순간 핀트가 나간 김상연은 길바닥에주저앉아 절박하게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책상 위에 있을 넥타이가 거기서 나올 리없었다. 등교하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 유재우가무릎을 굽혀 김상연에게 말을 걸었다.‘뭐 잃어버렸어?‘잃어버린 건 아니었지만 넥타이가 없다고 김상연이 대답하자 유재우가 자기 것을 빼서는 김상연에게 건네주었다고 한다.
어쨌든 순간 핀트가 나간 김상연은 길바닥에주저앉아 절박하게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책상 위에 있을 넥타이가 거기서 나올 리없었다. 등교하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 유재우가무릎을 굽혀 김상연에게 말을 걸었다.‘뭐 잃어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