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뜯기고 한 장만 남은 달력 끄트머리에 매달린 계절은 연신 음산한 소리를 내며 발코니를 기웃거렸다. 때로는 방충망에 심술궂게 달라붙기도 하고, 오래된 난간을 부러트릴 기세로 흔들기도 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 고요한 평화를 도무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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