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인간은 약한 수단을 사용한 데 따르는 정신적 고통을 벗어나지 못한다".

도스트예프스키가 ‘죄와 벌‘을 통하여 한 말이다.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꼬프는 자신의 살인 동기를 사회악을 척결하기 위함 이라고 합리화 시킨다. 수전노 고리대금 업자인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것은, 노파에게 수탈 당하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동선‘을 위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권리와 법률을 위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다는 것이다. 공리주의에 입각한 공동체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럼 선함의 기준은 ? 가치의 판단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박정희도 선한 의도로, 나라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쿠테타를 일으켰다. 그는 진정 그렇게 생각했다. 장면 정부의 무능함으로 배 곯는 국민을 배불리 먹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저임금의 공원들과, 광부, 간호사들, 전쟁터에 나갈 군인과 민간인이 필요했다. 일본과의 굴욕적 협상도 상관 없었다. 오직 국민을 배불리 먹여 살리기 위해 서라면 그까짓 ‘개인선‘은 중요하지 않았다. 차관만 들여 올 수 있다면 국민을 저당 잡히는 것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였다.

그래서 누가 배불리 살았나? 저임금 공원들이? 파독 광부, 간호사들? 월남파병 군인들이? 한 가지는 확실한것 같다. 지금 우리들..그들을 밟고 산 지금의 우리들 이다. 그래도 나는 그가 옳았다고 말할 수 없다.

역사는 한 사람으로 인해 쓰여지는 것이 아니며, 한 사람의 노력으로 사회가 변화 되지도 않는다.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영웅 주의. 내가 발판을 만들고 다음 사람이 터를 닦고, 다음 사람이 기둥을 세우고, 다음 사람이 건물을 올리 듯이. 당대에 꼭 무엇인가를 평가 받고 업적을 이루려는 성급함이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나라를 망치는 일이다. 4월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뭔가를 이루려고 안달인 사람 보다는 발판을 만들어 대물림 할 줄 아는 사람을 뽑고 싶다.

http://aladin.kr/p/xFs5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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