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으로는 이놈의 세상이 달라지는 데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을 것 같소. 그게 뭔가 하면, 기왕 썩은 세상이니까 한 이삼 년 더 푹푹 썩게 내버려두는 거요. 권력이 썩을 대로 썩다보면 제물에 무너지게 될 거고, 그러는 동안에 대중들의 불 만과 불신은 쌓일 대로 쌓여 폭발하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상 이 뒤집어질 것 아니겠소. 종기야 곪을 대로 곪아야 뿌리가 빠지는 법 이니까요."
"글쎄요, 그게 이삼 년이 아니라 이삼십 년이 걸리면 어찌 됩니 까?"
"글쎄, 장담할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돌아가는 형편으로 보아 이런 식의 권력의 횡포와 부패를 대중들이 그렇게 오래 참으리라 생각되진 않소."
권력지배층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고조되면서 광범위하게 일체감을 이루게 되고, 그러면서 권력이 부패하고 타락해서 자체 균형을 상실하게 되면, 그건 사회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계기가 되는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