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병란을 계기로 무장투쟁이 본격화된 것은 투쟁의 제삼단계 전환이라고 안창민은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었다. 제일단계가 당의 재건과 함께 이루어진 합법투쟁이었고, 제이단계가 미군정에 의한 활동 불법화로 지하투쟁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그 일방적 탄압과 파괴의 폭력행사 아래서 당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제한된 폭력의방어는 불가피한 것이었다. 손승호는 그 방어적 폭력이 발생할 수밖에없는 필연성을 납득하지 못했고,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건 손승호의 억지였을까, 아둔이었을까, 한계였을까.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그는 삶의 가치나 방향을 달리한 관념주의자였다. 그 어떤 주의든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것은 현실적인 삶의 모순과 제도의 폐단을 외면한 체 결과부터 끌어다가 부정적 가치관을 설정하여 행동을 포기하는 전형적인 관념론자의 허무적 모습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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