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가 제아무리 불후의 멍작을 남겼다 한들 어찌 인도보다 더 위대할 수 있느냔 말야. 인도라늘 건대한 땅덩어리는 차치하고라도 거기 엔 사억을 헤아리는 인간들이 엄연히 생존하고 있어. 그 생명들의 존엄성보다. 셰익스피어가 더 위대하다니, 그 따위 발상법을 가진 영국인, 일본놈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식민주의자들이야. 물론, 어떤 유식한 자가 무심코 쓴 비유법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무심코‘에 있어. 영국인들은 자기네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 비유에 `무심코` 만족을 느낀 것이고, 자기네 민족의 우월감을 과시지는 한 방법으로 셰익스피어를 세계화시키면서 또 그 비유를 무심코 써먹은 거야. 셰익스피어가 분명 봉건 왕조시대의 작가지만 자기의 작가정신이 그처럼 수없이 많은 인간들의 존엄성을 짓밟는 것으로비유되기를 결코 원하지 않았을 거야. 오히려 그 반대였겠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아예 그런 좋은 작품들을 써내지 못했을 테니까. 셰익스피어는 후대를 잘못 둔 셈이지."
손승호의 그런 논리는 그가 왜 좌익의 테러화와 함께 사상적 전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를증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건 문학적 인도주의를 사고의 바탕으로 마련하고 있는 손승호의 필연적 귀결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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