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고 장엄한 자태의 지리산은 우아하고 환상적인 으로새 비단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백설로 치장했을 때의 지리산은 신령 스러웠고, 눈이 녹으며 흑회색의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지리산은 위엄이충만했고, 이제 싱그러운 유록색이 번지고 있는 지리산은 자애스러웠다.
산 높고 골 깊으되 그 준령 또한 몇십리에 뻗치며 산맥을 이루어내고 수많은 골짜기를 거느렸으니 누구나 함부로 범접하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 보며 감탄하는 산, 그것이 지리산이었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에 〈지리산의 도령들) 소문이 퍼진 지는 이미오래되었다. 그 소문은 가지가지였다. 독립군으로 나서기 위해 훈련을하고 있다고도 했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도를 닦고 있다고도 했고, 왜놈들 총에 이길 수 있는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 소문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그들이 <나라를 되찾기 위해>지리산에 있다는 것이었고
 그들을 그냥 <청년들>이라고 부르지 않고 <도령들>이라고
 높것에서 그들의 하는 일을 장하게 생각하고 있는 마음을 나타여 부르는 것에서 그들의내고 있었다.
 그 여러가지 소문들과 달리 그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만은 어느 사람의 말이나 다 똑같이 일치하고 있었다. 
그들이 학병으로 끌려가기를 거부하고 지리산으로 들어갔다는 시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