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모든 지식인들에게 주어진 이 시대의 사명감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건 열번 백번 말해도 똑같이 조국을 되찾기위해 몸바치고 투쟁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그 적극적인 투쟁이 여의치 못하거나 자신이 없으면 차선책으로 소극적 투쟁은 해야 합니다. 지식인의 소극적 투쟁이란 무엇입니까. 자기가 갖춘 지식으로 벌어먹기를거부하고 단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낮은 데로 내려가 노동을 하면서 벌어먹는 것입니다. 식민지 지배자들은 식민지 지식인들의 협조를전혀 얻을 수 없고, 일반 대중들은 유명한 지식인들이 자기들과 똑같은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확인하는 상황, 그 이중적 
파급효과가 얼마나 크겠습니까. 박영효 최린 이광수 최남선 같은 사람들이 친일을 하지 말고 그렇게 했으면 어떻겠느냐구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는 그런 
결단력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지적한 사회적 사명감의 인식 부족과 함께 노동을  천시하는 봉건적 
양반근성이 골수에 박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지식인들은
그들의 알량한 지식을 이용해 이미 구구한 변절 이유들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어떤 이유든 간에 단 한 가지도 용낙되거나 용서되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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