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빠 성을 따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 엄마 성을 따랐다고 하면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겠지. 설명하고 정정하고 확인해야 할 일들도 많이 생기겠지."

 김지영 씨의 말에 정대현 씨는 깊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의 손으로 아니요‘ 칸에 표시를 하는 김지영 씨의 마음이 왠지 헛헛했다.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 안의 소소 한 규칙이나 약속이나 습관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결과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김지영 씨는 혼인신고를하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정대현 씨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법이나 제도가 가치관을 바꾸는 것일까, 가치관이 법과 제도를 견인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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