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들녘에는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이 하늘끝과 맞닿아 있었다. 그 푸르름의 단조로움을 조화시키기라도하려는 듯 봉분 닮은 야트막한 야산들이 마을을 품고 띄엄띄엄 엎드려 있었다. 그 야산들은 푸르른 바다에 잠길 듯 솟아 있는 작은 섬들 같았다. 넓고 넓은 푸른 들판에 또렷또렷하게 표가 나는 희고 작은 점들이 있었다. 그건 일손을 놀리고 있는 농부들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