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바 1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4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_-"나는 이 세상에 왼발부터 등장했다~~ 아주 나다운 등장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전혀 모르는 세계에 희희낙락 뛰어드 는 쾌활함은 내게 없다" -

이 첫 문장으로 주인공 아유무의 성격을 가늠 할 수 있다.

​아유무, 그가 선택한 것은 언제나 중용 이였다. 그 어느 누구의 편도, 어떤 상황에 대한 의견 도, 불만도, 만족도 없었다. 관여하고 싶지 않 았다. 늘 도망 쳤으며 모든 일에 수동적 이었다 . 그에게 뭔가를 스스로 하는것의 무게는 거뜬히 짊어질 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는 이불속에 들어 감으로 불쾌한 현실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피해 자도 가해자도 되고싶지 않았다. 못 본 척, 못 들은척, 모 르는 척, 외면 한다 면 모든게 지나가고 평화로울 거라 생 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누나의 엽기적 기행도, 누나와 엄마와의 강한 대립도, 부모의 이 혼도, 그가 원하던 평화는 없었다.

​아유무 생각에 그의 가족은 정상이 아니었다. 감수성이 예 민하여 기행을 일삼는 누나, 모든 중심이 자기여야만 한 엄마, 엄마만 행복하다 면 괜찮다며 모든것을 희생하는 아 빠. 이 속에서 아유무는 대학을 졸업하기전 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 였다. 잘생긴 외모와 남다른 매력에 모든 사 람에게 사랑을 받았으며 생활은 풍요롭고 안정적 이었다.

​인생에는 총량의 법칙 이라는게 있다고 한다. 누구나 꼭 한 번 은 지나가야 하는 과정. 태어 나서 대학을 졸업 하기 까지 승승장구하던 아유무에게 꼭 한 번은 거쳐야하는 인 생의 과정 인 고비가 시작 된다. 잘생긴 외모는 시들어 가 고, 항상 여자들이 들끓었던 생활은 과거가 되 었고, 경제 적 풍요도 사라졌다.

​이 인생의 고비에서 아유무는 비로소 자신과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누나는 자신의 생활을 망치 는 방해자 였다. 그러나 누나는 자신이 믿을것을 스스로 찾기 위해 넘어지고 깨지며 요란하게 살았던 것이 다.

​-" 내가 믿을 것은 내가 정해"
"너도 네가 믿을 것을 찾아, 너만이 믿을 것 을, 다른 누 군가와 비교하면 안돼. 물론 나하 고도, 가족하고도, 친구 하고도, 그냥 너는 너 인거야, 너는 너일 수 밖에 없는 거란 말이다. "
"네가 믿을 걸 누군가한테 결정하게 해서는 안돼"

​누나 다카코는 많은 것들을 믿었다. 그리고 상처 입고 매 번 인생에서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다카코는 스스로 믿고 자 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았고, 찾았다.
그녀가 찾은 믿음은 요가 였다.

​엄마에게 믿음은 아빠 였다. 그러나 엄마 스스 로는 알지 못했다. 젊음, 아름다움, 생활의 여 유가 엄마는 믿음 이라 고 생각 했다. 그러나 누나 다카코의 도움으로 엄마 또한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찾아가게 된다.

​아빠에게 믿음은 가족 이었다.
자신을 희생 함으로 가족에게 편안함과 안락함 을 제공해 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며, 그 건 자신의 믿음을 찾 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며 준비 였다. 아빠는 출가 함으로 자신의 믿음을 찾아 간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아유무는 믿고자 하는게 없었다. 끊임 없이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고 삶에서 계속 흔들렸다. 호수에 떠있는 백조 같이 겉으로는 안락하고 평화로운 삶 이지만 그의 내면은 언제나 혼란스러웠다. 그 어느 누구 에게도 눈에 띄지 않기를 원했으며 그러면서도 망각되지 않는 그런 위치에 있기를 원했다.태어난 김에 산다. 어떻 게 보면 평화주의자, 어떻게 보면 부적응자. 그런 그에게 유치원때 이집트에서 만난 야콥과 고등학 교때 만난 스구 는 영혼의 친구들 이었다. 아유무는 그들을 동경했고 사 랑했으며 의지 했다. 아유무의 흔들리는 인생을 붙잡아 주었고 도피처가 되어 주 었으며 새로운 세상을 보게해 주었다.

​서른일곱 살. 인생의 내리막 길에서 아유무는 자신이 믿을 만 한 것을 찾아 보기로 했다. 그 때 야콥을 떠올리며 이집 트로 찾아 간다.

​아유무가 찾은 믿음은 '사라바' 였다
사라바: (앞으로)걸어가다, 나아가다, 안녕, 다 시 만나. '사라바' 이 한 마디면 야콥과의 모든 의사 소통은 해결 되었다.
"사라바"- 안녕.
"사라바" - 괜찮아 아무일 없을 거야
"사라바"- 미안해
.
.
.

​사라바는 주문과도 같았다. '사라바' 라고 하 면 모든 두려 움과 무서움은 사라졌다.

​아유무라는 한 어린 아이의 인생, 믿음을 찾아 가는 여정 기.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했다. 처음에 오르막 길 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누구는 중간에 누구는 끝에 있 다. 넘어 졌다면 일어서면 되고, 일어설 힘이 없다면 잠깐 그 대로 쉬어도 좋다.

​누구나 한 번 쯤 격는 청춘의 열병. 펄펄끓는 열병을 앓았 다면 다음 열병은 쉽게 치유될 것이다. 예방주사를 맞은것 처럼.
청춘의 열병을 심하게 앓은 데미안을 같이 읽으면 좋을것 같다. 알을 깨고자 발버둥 치며 청춘의 활화산 속을 헤매 는 데미안. 끊임없이 무언가를 사랑하고 숭배해야 하는 데미안과 숭배도 사랑도 믿지 않는 아유무가 만난다면 어 떨까 생각해 본다.
극과 극은 통한다. 데미안과 아유무는 스스로 파괴하는 청 춘의 삶을 살지만 그들은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구절이 생각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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