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으로 시작하는 어린이 경제 교실 풀과바람 지식나무 54
이영란 지음, 박우희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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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아이가 용돈의 개념을 알게 되고, 물건을 사고 파는 단순한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은행의 역할이나 시장에 대해서도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재테크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의 영향을 받아 귀동냥으로 뭔가를 들어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겠지만 이때를 잘 활용해서 호기심이 생겼을 때 경제에 대해 공부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해 아이들이 평소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열세 가지의 주제와 질문으로 구성하고 이에 대한 답을 초등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알기 쉽게 풀어썼다.
자급자족과 같은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그림이 설명과 함께 곁들여져 이해를 돕고 있다. 첫 장이 경제란 무엇이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물물교환과 거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경제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활동으로, 먹고 사는 것부터 즐기는 것, 원하는 것 등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거다. 이 말 자체가 아이들한테 어려울 수 있는데 재화, 서비스 등 경제 용어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초등 아이가 이해하기에 큰 무리 없게 설명하는 점이 특징이다.
돈이 언제부터 어떻게 생겼을까? 나도 참 궁금했었다. 한낱 종이에 불과한 이 돈이 왜 그렇게 큰 위력을 가지는 건지 말이다. 예전에 콩고 왕국은 조개껍데기를 돈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조개껍데기를 사용하면 종이보다 뭐긴 안 좋을까? 이런 의문을 던지며 왜 지금의 종이 화폐와 동전으로 거래를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아이가 똑같은 물건인데 마트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를 궁금해한 적이 있다. 적절한 설명을 하기 어려웠는데 이 책에서는 도매와 소매를 그림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우리나라와 다른 화폐를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했는데 기축통화라든지 환율에 대해 비교적 알기 쉽게 접근했다.
마지막에는 경제 교실 관련 단어를 풀이하여 이해를 돕는다. 팬데믹, 국제통화기금, 기회비용 등 뉴스나 기사에서 많이 접할 수는 있지만 다소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풀이하고 있어서 본문을 다 읽고 복습하기 좋게 한 장으로 정리해두었다. 또 경제 교실 관련 상식 ox 문제를 포함한 퀴즈 25개가 있어서 아이가 배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어른이 되면 아이는 자연히 어떤 형태로든 경제활동을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은 경제와 연결된다. 내가 하는 행동이 가급적 경제적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으로 아이들이 첫 경제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입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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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엄마도 공부 좀 하겠습니다 - 현실 워킹맘의 힐링 지수 높이는 법
스쿠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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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라는 이름을 내 삶에 수식하기도 부끄럽다.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아침, 저녁으로 받고 있고, 요리 등 냉장고와 주방은 신랑이 도맡아 한다. 재테크나 가정 경제 관련해서도 신랑이 신경쓰고 있으므로 나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Only working 만 하는 mom이다. 그런데도 나는 늘 피곤하고 힘에 부친다. 번아웃도 가끔 겪는다. 내가 이러면 진짜 육아독립군 워킹맘들은 어떨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절대 찐 워킹맘들 앞에서 볼멘 소리를 잘 하지 않으려 한다. 할 수가 없다. 허울만 워킹맘이라는 죄책감을 가진 나도 공부 좀 하겠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저자가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을 9개월간 면밀히 읽었다는 부분에서 읽기를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봤다. 지난해 내 목표 중 하나는 명상하기, 나를 제대로 알기였고 늘 그렇듯 그대로 폐기되었다. 내가 아이에게 비정상적으로 화를 낸다고 느껴지는 모든 순간 내 에고를 상기시키면 도움이 될까. 다시 한 번 폐기된 목표를 살려볼 힘을 얻었다. 요즘 특히 첫째에게 지나치게 많은 화를 내고 있다는 걸 느낀다. "내가 가족들에게 화를 내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문구를 읽으며, 다시 알아차리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다. 아이가 크면서 아이에게도 해야 할 일이 늘어나게 되어 자연히 나와 실랑이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아니 매일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면 매일 나의 심연의 끝을 보는 느낌이고 그러다보면 내가 마치 부처가 되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와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고행이고 수행이어서 따로 종교를 가지지 않아도 자연히 부처가 되고 성인이 될 것만 같은 지경이다. 육아가 나와 잘 맞지 않으며 나는 모성애가 없다고 느낀다. 이런 상황까지 온 내가 명상과 알아차리기를 알고 행하고 나면 달라진 나를 만날 수 있을까? 아침에 옷입고 신발 신는 일부터 하나하나 도장깨기 퀘스트같은 육아인데 이 책에서도 여느 엄마들이 겪는 일화들과 화가 나는 지점들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육아서 요샌 읽지도 않는데 내게 필요한 건 육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톨레의 책이 아니었을까 싶다. 덕분에 포기하려했던 목표를 다시 살릴 힘을 얻는다.

국어 공부, 영어 원서 읽기까지 그 모든 걸 해내는 저자는 정말 파워우먼이다. 그리고 요즘의 나를 빗대어 보았을 때 너무 부끄럽다. 나는 모든 일을 다 잘하려고 하지도 않고 나를 몰아붙인 적도 없다. 그래서 더이상 게으르지 있지 말라는 조언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책을 저자처럼 꼼꼼하게 읽었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뭐든 해보고 싶었던 때였다. 지금은 그냥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내 존재 가치가 없는 것만 같아서 그냥 뭐든 읽어대는 거다. 이렇게 읽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생각하던 때에 저자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나 실질적인 팁을 많이 알려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으쌰으쌰하고 싶기도, 한없이 게으른 워킹맘이고 싶기도 하지만 게으름이 나를 지배할 즈음에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보고 자극받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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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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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리뷰입니다.**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문 고전 명작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새로이 번역된 최신판 <국화와 칼>을 읽고, 다시금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의 통찰력, 그리고 가깝지만 먼 이웃나라 일본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본 자체에 대한 이해라기 보다는 사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마주치게 되는 친절한 느낌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와 모순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 옳다.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을 분석하는 방법은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일본의 문화적 가치와 관습을 일일이 분류하거나 해부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통합하고 관통하는 패턴을 찾아간다. 이 책은 미국 국무부의 요청으로 일본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 저자가 책을 낸 것이다. 당시 전쟁중이었으므로 일본 현지 조사가 어렵고 일본인과 접촉도 어려웠을텐테도 일본인조차 이 책을 읽고 자신들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남이 보는 자기의 모습이 더 정확할 수 있다. 문학 연구의 방식을 인류학 연구에 도입하여 일본 문화의 패턴과 특성을 이토록 일목요연하고 정확하게 파악한 기록물은 이 책이 전무후무할 것이다. 이 책은 인류학을 비롯한 인문 계통의 연구에 객관성을 부여해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예술 사랑은 고대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전쟁 중에 그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일 수 있는 걸까. 우리는 한이 맺힌 민족이다. 그 옛날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없이 미우면서도 그들을 제대로 알아야 미워하든 용서하든 이기든 뭐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한일전이 열리는 날에는 관중이나 선수나 모두 그 어떤 나라와의 경기보다 더 강한 마음으로 반드시 이기길 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보다 일본을 정확하게 말하고 있는 책은 아직은 없다고 느껴진다.

일본인은 포로로 잡혀 있을 때도 자신의 생사 여부를 알리기를 수치스러워했다. 미국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거다.
국화와 칼이 공존하는 나라. 국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심미적 성향과 함께 칼을 숭배하고 사무라이에게 명예를 돌리는 폭력적 성향이 공존하는 이 모순적인 문화는 동양, 특히 일본이 서양에 비해 평등보다 위계 질서를 더 중시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또한 오랜 신분 사회에서 비롯된 것이며 가정에서도 장남과 차남, 아들과 딸이 각자의 적합한 자리(그들의 위계에 맞는 자리)에서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평등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거의 모든 동양의 문화가 그러하다.
'온'이라는 특별한 개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일본인이 가끔 지나치게 친절하면서도 개인주의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길거리에 누가 쓰러져도 크게 동요하거나 선뜻 도우려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온'이 일본인을 일본인답게 만드는 개념이라고 느꼈다. 자기가 수동적으로 신세진 것에 대한 빚에 대해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굳이 타인에게 신세를 지게 하여 그가 불필요한 온의 감정을 느끼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족 안에서 보면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한 만큼 자녀는 부모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 부모가 나를 키워준 만큼 자식이 신세지고 있고 따라서 도리를 다하는 것이 옳다. 그것은 가족같은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혹은 가깝지 않은 타인에 대한 온은 여러모로 누가 빚지든 빚지고 싶지 않은 거다. 일본인에겐 미움 받을 용기가 부족한 걸까?

이 책은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사진 등 삽화가 같이 들어있어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온, 기무, 기리 등 일본문화의 토대가 되는 주요 개념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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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훔쳐본 논술쌤의 비밀책장 2 (초등 3~4학년 학부모용) - 독서논술 선생님의 명품 큐레이션과 함께하는 필독 동화 100선 몰래 훔쳐본 논술쌤의 비밀책장 2
장주은 외 지음, 오애란 기획 / 대경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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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몰래 훔쳐본 논술쌤의 비밀책장> 1권은 초1~초2 저학년 학부모를 위한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아이가 2학년이었던 작년에 이 책에서 추천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활동을 했다. 도움이 없었다면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힐지, 어떤 질문으로 아이의 생각을 넓힐지 감을 잡지 못했을 것이다. 문해력, 독서의 중요성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초 저학년을 위한 책들은 많으나 중학년, 고학년 아이들의 학부모 지침서는 많지 않다. 이 책은 초등 3-4학년 학부모들의 독서 지침서가 되어줄 책이다. 네 명의 독서지도사가 10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1권과의 차이점은,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책 읽기와 학습을 연계하는 부분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관련 교과목에서 배우는 주제와 글쓰기를 접목하여 학습과 독서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네 선생님이 추천하는 책들은 주로 창작이며, 그 안에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주제가 섞여 있다. 나는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추천도서들을 빌렸다. 그중 하나만 소개하자면, <사거리 문구점의 마녀 할머니>는 국어 3-1 가의 1단원인 '재미가 톡톡톡'에서 감각적 표현의 재미를 느끼며 작품을 읽어보자 라는 주제로 공부하는 국어 단원과 연결시키는 책이다. 이야기의 인물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전반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 [책 소개]는 각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부모들에게 소개한다. 이후 이 책에서 생각할 내용을 찾아보고, 아이와 함께 교과서 어느 단원, 어느 학년과 학기에 연결시켜 연계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아이가 적어내려갈 수 있는 활동이 함께 제시되어 있어서 내가 직접 표나 질문지를 따라 만들어주고 아이에게 활동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해당 책과 비슷하거나 연계할 수 있는 추천도서가 나와 있어서 아이의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문해력과 문장력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다. 3-4학년까지는 부모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면서 학습 독립을 준비해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이드에 따라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나누며 책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받을 때 아이와 더 가까워짐을 느낄 것이다. 또한 나도 아이의 책을 읽으며 어른의 책을 읽을 때와 다른 순수함과 새로운 재미, 교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이 공부가 아니라 재미있는 활동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은 부모, 독서와 멀어지는 아이를 다시 책의 세계로 이끌게 하고픈 부모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론 우리 아이가 고학년이 됐을 때 도움이 됐으면 해서 고학년 시리즈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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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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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장영희 교수를 알게 된 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다. 당시 계속된 시험 낙방으로 인해 힘들어하던 전 남친이자 현 남편에게 지인이 선물로 준 책이라 했다. 시험공부 하라고 잔소리나 압박만 주던 내가 부끄러워지면서 남편 손에 있던 장영희 교수의 책을 읽어보았다. 결혼 전에 빌려 읽었는지, 아니면 결혼 후에 남편 서재에 자리잡고 있던 책을 반가움에 꺼내 읽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소아마비와 그로 인해 시작된 지난한 투병생활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도 큰 감동이었다.



자연, 사계절의 당연한 변화가 주는 당연하지 않은 마음들을 장영희의 문장에서 엿볼 수 있다. 그녀는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성숙의 결정이라는 키츠의 말처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를 늘 생각했던 것 같다. 겨울 나무처럼 다소곳하게 순명으로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로 미련없이 아름답게 떠나고 싶어했던 그녀의 솔직담백한 문장이 아름답다. 오히려 너무 의연하지 않고 인간적인 두려움도 엿볼 수 있어서 더 좋다. ​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지금 이 시간, 그리고 문학과 쓰기의 힘을 일러주기도 한다. 조금 더 친절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것. 사실 그러기 위해 책을 읽는 것 아닐까.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는 어느 학생의 말처럼 말이다.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 우리 짧은 인생을 '잘' 살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장영희의 문장에서 배운다.



사랑하는 일에는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준 사랑만큼 남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아픔을 겪고 나서야 아름다운 영혼의 진주를 만들고 진정 아름다운 삶의 시를 쓸 수 있다고 했던 하우스먼의 말처럼 저자도, 아파도 있는 힘껏 사랑하라고 말한다. 생각보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이다. 또 사랑받는 자는 용감하다. 사랑받는 기억만으로도 용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장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은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우리는 어려운 것에 집착해야 한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어려운 것을 극복해야 자신의 고유함을 지닐 수 있으며, 고독한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거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좋은거'라고 한 부분이다. 사랑에도 자격이 필요하다. 내가 오롯이 성숙하고 고유하지 않으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희망에 대한 그녀의 문장은 힘이 있다. 나라면 왜 내가 이렇게 건강하지 못하게 태어났을까 수백번 원망과 자책을 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영희의 글에는 그런 마음들을 결국 희망으로 바꾸는 묘약이 있다. 결국 희망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 장영희 교수 스스로가 보여주었다. 나도 해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문장들을 읽으며 나도 희망을 가져본다. 돌아보면 나는 저자만큼의 절망적인 상황을 겪으며 살진 않았다. 그래서 모든게 더 절박하지 않았던 걸까 생각도 든다. '넘어져 주저앉기보다 차라리 일어서서 걷는게 편하다'고 했던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어렵사리 외국에서 공부하며 논문을 제출했지만 모든게 물거품으로 돌아갔던 상황에서도 또 해보자, 다시 걸어보자는 희망이 있었기에 결국 그녀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보석같은 그녀의 에세이 속 문장들은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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