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 공부 의욕을 샘솟게 하는 하루 10분의 기적
유정임 지음 / 심야책방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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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초등 학부모가 되는, 혹은 이미 학령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을 만나면 화두는 늘 아이의 교육이다. 돈이 많건 아니건 간에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전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다. 그런데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싫지만 피할 수만은 없는 것이 학습이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더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임했으면 좋겠고, 그런 아이가 커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 삶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아이의 삶, 그리고 아이의 공부다. 공부를 정말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언제 공부에 빠져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이를 카이스트 물리학과, 서울대 경영학과라는 내로라하는 대학에 보낸, 방송국 관련 일을 하는 워킹맘 유정임님이 아이를 키워낸 교육법에 대해 소개하는 자녀교육 에세이다.

내가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본 저자의 교육법은 첫째, 따뜻한 가정이다. 저자는 아이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을 강조하며 아이들의 순간순간을 메모하는 등 기록했다고 한다. 이때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결국 아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다. 매일매일 아이의 일상을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다보면 아이의 기질을 발견하게 되고 그에 적합한 교육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일에 최고를 꿈꿀 수 있도록 부모가 응원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분명 아이는 실패를 경험할 수 있지만 그때 실패해도 실패가 별게 아니며. 넘어져 본 사람이 일어설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즐겁게 도전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어설픈 의견이라도 아이의 말을 존중해주고 아이를 믿는다는 것을 표현하며 지지해주면 아이는 커다란 정서적 지원 아래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두 번째는 적절한 부모의 관리다. 따뜻한 정서적 지원은 받고 있지만 학습에 무관심한 부모, 방임한 부모라면 아이가 학습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와 남편도 얼마전에 이야기를 했지만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아이들은 은연중에 배운다. 도서관 가기, 잡지 구독하기(단 아이가 원하는 것, 엄마가 권하는 것 각 1개씩) 등은 엄마의 관리와 아이의 자율성을 함께 배려한 교육법이다. 물론 절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결국 거기에 너무 의존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자녀를 잘 키운 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먹기까지 부모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안하는 아이는 학원에서도 안한다는 문장이 인상적이었고 극히 공감했다. 폐인데이를 설정해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날을 정해줘서 적극적 보상을 해주거나, 게임 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설정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게임 시간을 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관리와 자율을 모두 보여주는 교육법이었다. 특히 저자의 아이들은 고3때까지 2G폰을 썼다고 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갖고 싶었을 텐데도 스스로 2G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아이를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게 하고, 아이가 간절해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은 아이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에 나온 교육법일 것이다. 자기 능력에 맞는 계획표를 스스로 짜게 해서 사소한 성취감이 스스로 책을 펴게 만든다거나 책을 읽을 때 흐름을 깨며 질문해도 받아주고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지 말고 진심으로 책을 읽어주는 것, 아이가 원하는 스토리를 우선시하는 영어책 고르기도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도 목표가 생겨야 공부를 한다. 가르치려 들기 전에 이렇게 해, 가 아니라 이렇게 해도 될까?하고 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에 관한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존감이 키워질 것이다.


그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공감 갔다. 한편으로는 과연 부모의 노력만으로 이렇게 공부를 좋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미 저자의 아이들은 5세부터 영어유치원을 갔었고, 해외에서 일정 기간 지내며 영어를 체화할 기회를 가졌다. 첫째는 말 그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모범적인 FM 기질을 가진 아이고, 둘째 아이는 타고난 승부욕과,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타고난 언어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등의 경제적 환경도 갖추어져 있었던 것 같다. 워킹맘이지만 그 정도로 아이 둘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기 힘든 나로서는 부럽기도 했다. 영어 공부의 목적을 생각하자면 외국인과의 원활한 소통이지만 본의 아니게 어쩔 수 없이 엄마표 영어조차 해주기 힘든 워킹맘의 현실에서 시험을 목적으로 한 영어로 아이들의 영어 목적이 정해져버린 것 아닌가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형제 자매 간에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등 부모로서 배울 부분이 많았다. 부모의 철학이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만들고, 직업을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안내하는 부모가 되자, 지나친 풍요로움이 아이를 망친다는 저자의 조언에 깊이 공감했다. 아이를 대하는 자세, 가정의 중요성 등 많은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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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내 안에 마법을 일깨우는 말 파스텔 그림책 2
베키 커밍스 지음, 주자나 스보보도바 그림, 홍연미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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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아이가 조금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유치원을 다녀와서,

"엄마, 내가 우리 반에서 제일 달리기가 느려. 그리고 방과후에서 만들어야 하는 블록 모양을 제일 늦게 만들어서 친구들이 놀렸어."

라고 말했다. 나는 아이의 자존감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얼른 너는 다른 아이들보다 그림을 잘 그리잖아, 그리고 조금 늦어도 괜찮아, 천천히 해보는게 중요한거야, 라고 말을 했지만 아이의 의기소침해진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위로하는 것이 아이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아이 안에는 무한한 마법같은 가능성이 있는데도 아이는 스스로 그걸 찾을 수 없어했고 힘들어했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이 책이다. 내 안에 마법을 일깨우는 말이라니!

책의 첫 부분은 어린이와 어떻게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부모에게 말하는 지침서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책 속 마법의 말을 아이가 여러 번 따라 말하게 해주고, 마법의 말고 어울리는 동작을 같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나는 튼튼해"라고 말할 때는 팔을 굽혀서 근육을 만들어 해당 말과 어울리는 자기만의 제스처를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법의 말을 새롭게 만들어보기도 한다. "나는 친절해"를 읽었다면 내가 친절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말이 있는지 아이에게 질문해봄으로써 새로운 마법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 소망하는 것을 마음 속에만 담고 있는 것보다는 말으로 내뱉는 것이 굉장한 힘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이 햇살처럼 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아이들이 그런 햇살같이 따뜻하고 쨍한 말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아름다운 말을 아이가 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특별하고 괜찮은 존재임을 인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아이는 이 책을 통해 특별함을 배운다. "나는 특별해!"를 여러번 외쳐보면서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다른 사람과 다른 나는 특별함을 인식할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여럿이 함께 놀며 차례도 지킬 줄 알고 양보할 줄 알며 배려할 수 있는 사람임을 확인할 것이다. "나는 편안해!"를 외치면서 차분하고 편안히 쉬고 조용히 있어야 할 때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방법을 익힐 수도 있다.

"나는 친절해" 마법은 아이가 친구들에게 힘을 주는 말을 건넬 수 있게 도와준다. "나는 사랑받고 있어"라는 말을 통해서는 아이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늘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듣고 배우면서 똑똑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아이는 "나는 튼튼해"를 외치며 운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고 물을 잘 마시며 간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나는 감사할 줄 알아" 마법을 통해 하루를 채우는 모든 것에 고마워할 줄 알게 되고 "나는 행복해"를 외치며 자신의 웃음과 기쁨을 퍼뜨려 힘을 낼 수 있게 도울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를 통해 자신이 해냈음을 기쁘게 생각하고 배움을 기뻐할 수 있다. 아름다움으로 환하게 빛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믿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마법같은 믿음은 아이가 직접 입을 통해 여러번 말을 하면서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오는 자존심이 아니라 비교하지 않아도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남을 확인할 수 있는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우리 아이들이 자랐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법을 계속 따라하면 정말 그런 아이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아이에게 매일 자기 전에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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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른이 되겠지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채상우 그림 / 풀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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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어서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을 본다. 아이 입장에서 본 어른들은 뭐든 척척박사이고 다 잘 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일거다. 그런 귀여운 마음을 국악과 함께 녹여낸 곡이 있다. 이 역시 아이와 우연히 동요를 들으려고 유튜브 검색을 하다가 알아낸 국악동요이다.


언젠가는 어른이 될 아이가 엄마같은, 아빠같은 어른이 되겠지, 하며 미래를 그린다. 엄마처럼 따뜻하고 아빠처럼 듬직하게 엄마와 아빠를 쏙 빼닮은 어른이 될거라는 가사에 고개가 숙여진다. 아이의 동요에서 어른의 참된 모습을 생각해본다. 아이에게 따뜻한 엄마였는지 빼닮고 싶은 어른이 맞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코끼리같이 듬직한 아빠의 모습과 푸른 나무처럼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의 시선에서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엄마가 나 어른되게 품어주시고 아빠가 밤낮으로 손잡아주며 아이가 엄마와 아빠같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노력하는 느낌의 가사가 참 아름답다.


이 국악 동요 역시 류형선 예술감독의 작품이다.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인 류형선 예술감독은 이 작품 뿐만 아니라 <모두 다 꽃이야>, 앨범 자미자미에 수록된 <어화둥둥>, <꼬박꼬박 소록소록> 등 따뜻한 국악 동요를 많이 만들었다. 국악은 대중가요와의 접목 등을 통해 국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가깝게 다가온 감은 있지만 동요와 접목한 국악의 아름다움은 대중가요와의 콜라보와 또 다른 느낌이고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우리 음악, 국악의 즐거움와 아름다움을 이 곡을 비롯한 여러 국악 동요들로 느끼고 우리 음악이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 전수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마지막 장에는 악보가 있다. 유튜브 등 편한 곳에서 아이와 함께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엄마를 쏙 빼어 닮은, 이라는 가사에서 엄마 자리에 엄마의 이름을 넣어서 개사도 해보며 우리들만의 국악 동요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넘기며 동요를 들으며 그림을 보며 아이에게 국악의 아름다움과 말의 따뜻함, 그림의 포근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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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꽃이야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이명애 그림 / 풀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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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하는 아이를 위해 동요를 유튜브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국악동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악과 동요의 콜라보라니! 게다가 썸네일에 뜬 제목말이 너무 예뻤다. 모두 다 꽃이라니. 아이와 함께 노래를 듣고 부르며 느낀 따뜻한 기분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그 동요 가사를 그림과 같이 엮어 그림책이 출간됐다.

이 동요를 작사 작곡하신 류형선님은 전남도립국악단의 예술감독으로 국악이 가진 특유의 감수성과 매력을 바탕으로 뮤지컬, 국악극, 칸타타, 동요 등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한 국악계의 산증인이다. 이 동요 외에도 많은 국악 동요를 작사 작곡한 분이다.

가사가 너무 아름답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 다 꽃이다. 산과 들에 핀 꽃은 꽃이라고 보러 가지만 길가에 무심코 핀 꽃을 유심히 본 적 있을까. 그 어느 꽃보다 강인하고 생명력있는 단단한 꽃을. 비단 꽃뿐이랴. 우리도 다 똑같은 사람인데 많은 이유를 들어 분류하고 서로를 차별하기도 한다. 꽃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꽃이든 아름답다는 걸 노래를 부르며 아이는 알 수 있을거다.

아무데나 피어도, 생긴대로 피어도, 이름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다. 꽃은 이름을 몰라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아이가 이 동요를 듣고 이 그림책을 읽고 그림을 보며 어떤 생명이든 소중하고 따뜻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인데, 몰래 피는 꽃도 있다. 너 언제 꽃 피었니, 궁금해질 정도로 어느 날 화분에 무심히 툭 꽃을 피워 놓기도 하고 출퇴근길, 늘 걷던 길에 아무것도 다를 게 없는 길에 보석처럼 몰래 꽃을 피워놓은 기분좋은 녀석도 있다. 꽃이라는 이유로, 생명이라는 이유로 모두 존중받고 귀히 여겨야 된다는 것을 아이와 나는 노래부르며 책을 넘기며 알게 되었다.

아이와 포근한 글, 그림, 노래를 같이 보고 듣고 부르며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국악은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다. 국악이 대중가요와 같이 협업한 경우는 있었지만 국악이 동요와 만나니 더없이 아름답다. 아이들이 국악의 아름다움을 이 동요를 듣고 책을 보고 읽으며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 마지막 장에는 악보가 나와 있다. 아이와 함께 악보를 보며 유튜브 틀어놓고 따라 불러봐도 좋을 듯하다.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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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부모를 위한 심리 수업 - 세상을 품는 생애 첫 1년 육아
최민식 지음 / 레몬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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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일은 불안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만 지나면 불안함이 사라지려나 했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또 다른 불안함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아이는 내 뱃속에서 나왔지만 나와 다른 독립된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이의 인생에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쉽다. 이 작은 아이가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도 부모, 특히 엄마인 나다. 내가 갖고 있는 불안을 감춘 채 아이에게 전지전능한 척 모든 걸 다 아는 부모의 모습을 하는 것조차 불안하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나를 비롯한 모든 불안한 부모를 위한 심리 인문학 책이다.

첫 장에서의 어떤 문구가 나를 사로잡았다.

자신의 꿈을 이룬 엄마는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할 이유가 없다.

생후 첫 6개월간은 존재의 취약성때문에 엄마가 100을 해주는 완벽한 엄마여야 한다. 그러나 자녀가 자라면서 아기는 적절한 좌절을 맛보게 되고 자녀가 크면 부모의 역할은 0이 되어 자녀와 부모는 서로 독립해야 한다. 자녀가 유아기에 적절한 좌절을 맛보도록 허용하는 엄마를 위니캇은 "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불렀다. 모든 걸 다 해주는 완벽한 엄마가 되지 말자는 것이 그런 뜻이다. 지금 나의 육아를 되돌아볼 문구가 참 많았다.
이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동일성을 향해 달려가는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는 정체성을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동일성이 확보돼야 존재의 중심을 지키며 하나의 '나'로 살아갈 수 있다. 또한 부모-자녀 관계는 기존의 수직적 관계와 더불어 수평적 관계(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며 그때의 자기 자신을 함께 돌보며 결핍을 채우는 것)를 동반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엄마는 아기가 보내는 여러 가지 신호를 해석해 내고 해석한 대로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그 해석을 아기에게 '말하기'로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기의 옹알이는 엄마, 아빠의 대화에 끼어들고 싶다는 표현이며 엄마가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언어로 바꿔주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엄마가 아기에게 말하기를 하지 않으면 아기의 지각이 몸 안에 쌓이게 돼 몸을 사용하는 반응을 보인다.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는 표현을 식인적 사고로 생각하는 것이 눈여겨볼만 했다. 두살 반 이전의 아이들은 타인과의 뽀뽀도 식인행위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엄마가 말하기로 안아주지 않은 아이들은 사물 취급당한다는 느낌으로 조종당하고 뽀뽀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모의 스킨십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외 타인의 뽀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이런 관점이 신선했다.
청소년기에는 동성부모도 자녀의 피부 경계를 지켜줘야 한다. 또한 부모의 '말하기로 안아주기' 부재는 자녀에게 성적 조숙함과 지나친 분노를 초래한다
엄마는 아기에게 '말하기'를 시작하면서 자신을 아기에게 대상으로 제공하고 동시에 아기를 대상화한다. 엄마로부터 대상화를 경험한 자녀는 생애 출발부터 어엿한 주체로 살아가게 된다.

유아가 하나의 인격체가 되기 위해서는 엄마를 내 안에 존재하는 타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는 한때 한 몸으로 움직이던 엄마의 몸을 놔주면서 아기 내면 안에 '내적 실재' 또는 '내적 대상'으로서 엄마가 존재하게 된다. 아이는 내면의 내적 대상을 외부로 투사함으로써 외부를 지각하고 관계를 맺는다. 엄마의 존재가 중요하고 더 많이 안아줘야 하는 이유다. 통합되지 않는 상태에 있는 아기가,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게 엄마가 안아주면 향후 아기는 존재 가능성의 높이와 깊이와 너비를 넓힌다.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 머문다는 것은 고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고독할 줄 아는 사람은 내면에 자기 사랑이 차 있는 사람이다. 사람의 감정은 80%이상이 내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내장 환상으로 내려갈수록 무의식의 세계는 깊어지고 전능 환상을 경험하는데, 아기는 최초 형태의 자기 정체성을 획득한다. 저자는 아이들의 태열, 아토피 등이 엄마와의 심리적 교류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도 보는데 이는 몸-정신의 통전과정이 피부 경계가 세워지면서 마무리 되고, 이렇듯 건강하다는 것은 내장과 피부 사이에서 에너지가 잘 순환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관점에서 본 것이다.

엄마와의 눈맞춤, 엄마의 소리 들려줌, 엄마와의 피부 맞댐, 엄마의 젖 냄새 이런 감각들이 아이에게 중요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아기가 존재의 중심을 잡는 순간은 이런 감각이 엄마 품 안에서 하나로 통합되는 순간이다. 이때 아이는 우주의 중심이 되는 개별적, 개체적 존재가 된다. 유아기에 엄마가 따뜻한 품으로 아이를 잘 품어주면 아이는 피부 경계를 확실히 세우게 된다. 이러한 피부 경계를 잘 세우는 것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같은 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이인증이라는 병을 처음 접했다. 이는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분리된 느낌을 갖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감각 작용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고 결국 엄마 품의 문제로 환원된다. 엄마의 존재를 깊이 경험하는 것은 곧 엄마 뒤에 있는 대지와 우주와 신을 대신하여 대표적으로 엄마를 경험하는 것이고 이것이 엄마를 통한 외부 세계에 대한 '상징화'라고 말한다.

아기에게 있어 엄마의 얼굴은 아기의 얼굴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다. 아기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를 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본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최초로 경험하는 은유인 것이다. 엄마의 따뜻한 품에서 아무런 사고를 할 필요가 없는 이 은유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아기의 몸에서 나오는 것은 엄마의 반영과 확인으로 되돌려 받게 되면서 진정한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다. 엄마는 자기 내면을 보는 깊이만큼 아기의 존재 깊이를 본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look at 이 아니라 look into(내면까지 꿰뚫어 본다)인 것이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에게 거울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아이는 수치심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아기가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힘을 공격성에서 나오고 부모는 이 공격성을 오롯이 받아낼 수 있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현실이 아기에게 들어오면 자기 얼굴이라고 생각했던 엄마의 얼굴이 자기가 아님을 깨닫고 거울은 깨지며 공격성은 위축된다. 엄마의 존중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자란 아이는 리비도 안에 건강한 공격성이 가득 차 있지만 아기가 어머니의 얼굴에서 거울이 깨지는 것을 목격하면 순응적인 삶을 살며 자발적 움직임도 묻히게 된다. 아이 입장에서 현실을 모독당하면 지능만 발달한다.

부모의 욕망을 실현해주는 대리 인생을 살지 말고 가장 '나답게 살기'를 도전하라.


동일성과 자기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 I am'과 신을 접목하여 설명하는 과정이 신선했다. 동일성이 무엇에 관한 것이라면 자기성은 누구에 관한 것이다. 동일성이 확고해지면 자기성의 삶은 저절로 따라온다. 그리고 이 존재의 중심인 동일성은 아기 생후 1년 동안 만들어내며 이것은 여성적 요소, 즉 엄마의 여성적 요소로부터 채워진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존재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심 가져야 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아버지의 딸'과 '어머니의 딸'을 선택하는 것은 여성 본인의 고유한 선택이나 엄마의 역할과 아빠의 역할은 분명하게 구별되어야 하며 엄마만이 아기에게 할 수 밖에 없는 역할이 있음을 인정한다. 모유수유를 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모유수유는 엄마의 존재론적 의미를 오롯이 느끼고 동일성을 획득하는 여성적 요소를 충분히 채우게 하며, 아기에게 수유 흥분과 성적 흥분의 경쟁을 경험하게 한다.

어쩌면 요즘 시대에 여성성, 남성성을 구분하고 모유수유, 엄마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책을 읽고 느낀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첫 1년은 생애의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고 그 순간은 엄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러지 못해서 늘 미안한 엄마다. 다시 아이들이 갓난 아기로 돌아간다면 그땐 과거의 나보다 좀더 잘 할 수 있을 건데 하는 후회도 든다. 지금부터라도 내 아이들이 자기 존재를 귀하게 여기고 주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기존의 육아서와는 다른 방향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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