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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 공부 의욕을 샘솟게 하는 하루 10분의 기적
유정임 지음 / 심야책방 / 2021년 11월
평점 :
곧 초등 학부모가 되는, 혹은 이미 학령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을 만나면 화두는 늘 아이의 교육이다. 돈이 많건 아니건 간에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고 전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이다. 그런데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싫지만 피할 수만은 없는 것이 학습이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더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임했으면 좋겠고, 그런 아이가 커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 삶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운 아이의 삶, 그리고 아이의 공부다. 공부를 정말 스스로 하고 싶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언제 공부에 빠져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이를 카이스트 물리학과, 서울대 경영학과라는 내로라하는 대학에 보낸, 방송국 관련 일을 하는 워킹맘 유정임님이 아이를 키워낸 교육법에 대해 소개하는 자녀교육 에세이다.
내가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본 저자의 교육법은 첫째, 따뜻한 가정이다. 저자는 아이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을 강조하며 아이들의 순간순간을 메모하는 등 기록했다고 한다. 이때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결국 아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다. 매일매일 아이의 일상을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다보면 아이의 기질을 발견하게 되고 그에 적합한 교육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이가 원하는 일에 최고를 꿈꿀 수 있도록 부모가 응원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분명 아이는 실패를 경험할 수 있지만 그때 실패해도 실패가 별게 아니며. 넘어져 본 사람이 일어설 수도 있기 때문에 다시 즐겁게 도전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어설픈 의견이라도 아이의 말을 존중해주고 아이를 믿는다는 것을 표현하며 지지해주면 아이는 커다란 정서적 지원 아래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두 번째는 적절한 부모의 관리다. 따뜻한 정서적 지원은 받고 있지만 학습에 무관심한 부모, 방임한 부모라면 아이가 학습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와 남편도 얼마전에 이야기를 했지만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아이들은 은연중에 배운다. 도서관 가기, 잡지 구독하기(단 아이가 원하는 것, 엄마가 권하는 것 각 1개씩) 등은 엄마의 관리와 아이의 자율성을 함께 배려한 교육법이다. 물론 절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결국 거기에 너무 의존하지 않아야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자녀를 잘 키운 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먹기까지 부모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 안하는 아이는 학원에서도 안한다는 문장이 인상적이었고 극히 공감했다. 폐인데이를 설정해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날을 정해줘서 적극적 보상을 해주거나, 게임 시간을 일주일 단위로 설정해 아이들이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게임 시간을 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관리와 자율을 모두 보여주는 교육법이었다. 특히 저자의 아이들은 고3때까지 2G폰을 썼다고 한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갖고 싶었을 텐데도 스스로 2G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는 아이를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법을 스스로 찾게 하고, 아이가 간절해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것은 아이의 자율성과 선택을 존중하기 때문에 나온 교육법일 것이다. 자기 능력에 맞는 계획표를 스스로 짜게 해서 사소한 성취감이 스스로 책을 펴게 만든다거나 책을 읽을 때 흐름을 깨며 질문해도 받아주고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지 말고 진심으로 책을 읽어주는 것, 아이가 원하는 스토리를 우선시하는 영어책 고르기도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도 목표가 생겨야 공부를 한다. 가르치려 들기 전에 이렇게 해, 가 아니라 이렇게 해도 될까?하고 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아이는 자신에 관한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존감이 키워질 것이다.
그외에도 많은 부분들이 공감 갔다. 한편으로는 과연 부모의 노력만으로 이렇게 공부를 좋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미 저자의 아이들은 5세부터 영어유치원을 갔었고, 해외에서 일정 기간 지내며 영어를 체화할 기회를 가졌다. 첫째는 말 그대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모범적인 FM 기질을 가진 아이고, 둘째 아이는 타고난 승부욕과, 책을 좋아하지 않아도 타고난 언어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등의 경제적 환경도 갖추어져 있었던 것 같다. 워킹맘이지만 그 정도로 아이 둘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하기 힘든 나로서는 부럽기도 했다. 영어 공부의 목적을 생각하자면 외국인과의 원활한 소통이지만 본의 아니게 어쩔 수 없이 엄마표 영어조차 해주기 힘든 워킹맘의 현실에서 시험을 목적으로 한 영어로 아이들의 영어 목적이 정해져버린 것 아닌가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형제 자매 간에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등 부모로서 배울 부분이 많았다. 부모의 철학이 일관성 있는 양육태도를 만들고, 직업을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안내하는 부모가 되자, 지나친 풍요로움이 아이를 망친다는 저자의 조언에 깊이 공감했다. 아이를 대하는 자세, 가정의 중요성 등 많은 배움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