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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 내 안에 마법을 일깨우는 말 ㅣ 파스텔 그림책 2
베키 커밍스 지음, 주자나 스보보도바 그림, 홍연미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언제부터인가 아이가 조금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유치원을 다녀와서,
"엄마, 내가 우리 반에서 제일 달리기가 느려. 그리고 방과후에서 만들어야 하는 블록 모양을 제일 늦게 만들어서 친구들이 놀렸어."
라고 말했다. 나는 아이의 자존감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얼른 너는 다른 아이들보다 그림을 잘 그리잖아, 그리고 조금 늦어도 괜찮아, 천천히 해보는게 중요한거야, 라고 말을 했지만 아이의 의기소침해진 모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위로하는 것이 아이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아이 안에는 무한한 마법같은 가능성이 있는데도 아이는 스스로 그걸 찾을 수 없어했고 힘들어했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이 책이다. 내 안에 마법을 일깨우는 말이라니!
책의 첫 부분은 어린이와 어떻게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부모에게 말하는 지침서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책 속 마법의 말을 아이가 여러 번 따라 말하게 해주고, 마법의 말고 어울리는 동작을 같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나는 튼튼해"라고 말할 때는 팔을 굽혀서 근육을 만들어 해당 말과 어울리는 자기만의 제스처를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법의 말을 새롭게 만들어보기도 한다. "나는 친절해"를 읽었다면 내가 친절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말이 있는지 아이에게 질문해봄으로써 새로운 마법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 소망하는 것을 마음 속에만 담고 있는 것보다는 말으로 내뱉는 것이 굉장한 힘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이 햇살처럼 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아이들이 그런 햇살같이 따뜻하고 쨍한 말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아름다운 말을 아이가 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특별하고 괜찮은 존재임을 인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아이는 이 책을 통해 특별함을 배운다. "나는 특별해!"를 여러번 외쳐보면서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다른 사람과 다른 나는 특별함을 인식할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여럿이 함께 놀며 차례도 지킬 줄 알고 양보할 줄 알며 배려할 수 있는 사람임을 확인할 것이다. "나는 편안해!"를 외치면서 차분하고 편안히 쉬고 조용히 있어야 할 때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방법을 익힐 수도 있다.
"나는 친절해" 마법은 아이가 친구들에게 힘을 주는 말을 건넬 수 있게 도와준다. "나는 사랑받고 있어"라는 말을 통해서는 아이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늘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듣고 배우면서 똑똑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아이는 "나는 튼튼해"를 외치며 운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고 물을 잘 마시며 간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나는 감사할 줄 알아" 마법을 통해 하루를 채우는 모든 것에 고마워할 줄 알게 되고 "나는 행복해"를 외치며 자신의 웃음과 기쁨을 퍼뜨려 힘을 낼 수 있게 도울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를 통해 자신이 해냈음을 기쁘게 생각하고 배움을 기뻐할 수 있다. 아름다움으로 환하게 빛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믿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마법같은 믿음은 아이가 직접 입을 통해 여러번 말을 하면서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남과의 비교를 통해 오는 자존심이 아니라 비교하지 않아도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빛남을 확인할 수 있는 자존감을 가진 아이로 우리 아이들이 자랐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법을 계속 따라하면 정말 그런 아이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아이에게 매일 자기 전에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