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타케 후미오 지음, 김동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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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늘 선택과 의사결정의 순간을 마주한다.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우리는 결국 순간적으로 직관적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전통경제학의 측면에서 보자면 인간이 A와 같이 행동하고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늘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는 일상에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전통경제학과 괴리되는 행동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이 책은 이렇게 비합리적인듯한 행동이 일어나는 이유를 많은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넛지라고 하는 것을 이용해 이것을 좀더 합리적이고 나은 행동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두어야 하는 행동경제학 용어들이 제시되는데, 워낙 예들이 구체적이고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다.



예 중에 택시기사의 임금이 노동시간에 마이너스영향을 주어 시간당 임금이 높은 날에 일을 빨리 마친다는 것이 의외였다. 이것은 행동경제학의 측면에서 참조점의 영향으로 생각해보면 된다. 하루치 목표소득을 설정하여 이를 참조점으로 삼는 경우, 시간당 임금이 높으면 참조점에 빨리 도달해 일을 끝낸다는 것이다.

또, 실업기간이 길어지는 것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서 만약 원인이 현재바이어스 때문이라면, 구직활동에 직접 연동된 보수나 벌금, 빈번한 리마인드 메일을 보내고 만약 원인이 참조점(과거 임금)때문이라면 실업자의 희망 임금과 시장임금의 갭을 줄이기 위해 개입하는 것도 좋다.

개인의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도 정책입안자들이 이러한 넛지를 고려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면 많은 부분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이 책은 일본인이 저자다) 주민 대피를 신속히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넛지를 이용하여 고안하는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습관에 대한 책도 많이 읽어보고 계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늘 작심삼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내가 하는 일 자체가 의미있다고 실감할 수 있어야 하고, 무언가 일을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한다. 만약 미루는 습성(현재바이어스)때문에 목표 달성이 어렵다면 미루는 일이 어렵게 자신을 몰아넣고 구체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가 했던 방식과 달라서 의외였던건 매일 목표과업량을 정해두고 달성할 때까지 일하는 게 비합리적이란 거였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계획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일이 잘될땐 빨리 끝내고 안되면 늦게까지 해서 목표량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와 반대로 잘될때 계속하고 안될때 일찍 가는게 좋다는 거였다. 장기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시간적 시야를 좁혀 매일 습관이 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



현재 다이어트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나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예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회규범이나 피어 효과를 이용하기나 증여교환을 이용하는 것, 디폴트를 이용하는 것, 커미트먼트 수단 이용하는 것, 손실회피를 이용한 인센티브 등 많은 넛지를 이용하여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본 사례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넛지의 효과에 믿음이 갔다.



행동경제학이 어떤 것인지, 넛지는 무엇이며 그 구체적인 예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살펴보기에 아주 적절한 책이다. 특히 일, 건강, 공공정책분야를 중심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에 넛지의 사고방식이 삶을 긍정적 방향으로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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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허밍버드 클래식 M 5
찰스 디킨스 지음, 김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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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도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이제야 읽었다. <올리버 트위스트>로 알게 된 찰스 디킨스는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 당시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해학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로 긴 장편을 순식간에 읽게 만들었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라는 두 도시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소설이다.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 단연 억울한 옥살이를 두 번이나 하게 된 찰스 다네이와 그의 아내 루시가 주인공이겠지만 오히려 이 책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다른 주연, 조연들이 많아 오히려 이 두 주인공이 수동적으로 느껴진다. 한 여자에 대한 사랑과 보잘 것 없는(그래도 변호사인데...) 자신을 알아봐준 마네트 박사에 대한 존경으로 친구와 자신의 목숨을 바꿔 기꺼이 죽음을 택한 시드니 카턴은 소설 전체에서 볼 때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드파르주 부인(테레즈)은 내게 두 번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눈 앞에서 에브레몽드 후작의 잔인함 앞에 죽어가던 오빠와 언니, 그리고 후작에게 겁탈당한 언니의 뱃속에 있던 아이를 죽인 후작 집안을 복수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며 혁명군단의 여성 대장 역할을 한다. 소설 중반에서 후반으로 흘러가면서 뜨개질만 하던 드파르주 부인이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부분이 생생히 묘사된다. 스트라이버는 아마도 소설 전반에 흐르는 긴장과 어둠을 해소하기 위해 넣은 감초 역할인 듯 한데 시종일관 잘난척으로 도배된 이 작자의 모습이 실소와 함께 나름의 재미를 선사한다. 소설 초반부에 등장했던 첩자 존 바사드가 후반부에서 하는 역할, 그리고 미스 프로스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장면도 반전을 선사한다.

이 소설은 등장인물 자체의 매력과 더불어 작가가 장치한 복선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읽는 재미가 있다. 소설 초반부에 등장하는 포도주, 소설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같은 사람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많이 닮은 점(초반부 이 점으로 인해 카턴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찰스 다네이를 한 번 살렸는데 마지막에 이걸 한 번 더 써먹는다...) 등 전혀 관계 없을 것 같던 인물이 의외의 관련이 있고 그것이 소설을 이끄는 사건의 핵심이 되거나 실마리를 푸는 도구가 된다. 더불어 끔찍한 단두대를 면도기로 비꼬거나, 단두대를 만든 사람(기로틴)으로 묘사함으로써 개인 혹은 집단의 죽음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혁명 후 일상을 신랄하게 풍자했는데, 죽음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천연덕스러움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 존재인지 알려주는 것만 같다.

프랑스 혁명이 가져다 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면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은 시드니 카턴의 숭고한 사랑과 더불어 찰스 디킨스가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한 핵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왕과 귀족들의 방탕하고 안하무인한 태도만큼이나 혁명 후의 시민들도 부조리하고 잔인하고 극악무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중에 의한 봉기, 평민이나 하인 계급으로 받았던 수모를 내세우며 선한 시민들에게까지 죄목을 뒤집어 씌우고 비이성적인 논리로 폭력을 저지르는 민중들의 모습은 에브레몽드 후작이나 그 윗선들과 전혀 다를바 없다.

이 외에도 이 소설은 생각할 거리를 정말 많이 주는 소설이다. 프랑스 혁명에 대한 역사를 좀 더 알고 읽으면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찰스 디킨스 자신이 '자신이 썼던 작품 중 최고의 이야기'라는 찬사를 스스로 했을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하는데 왜 지금까지 이 소설이 이토록 긴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두 도시 이야기를 검색하니 수많은 출판사에서 번역한 책들이 나온다. 다른 출판사의 번역은 읽어보지 않아 비교할 순 없지만 이 책은 상당히 번역이 매끄러웠다.(사실 매끄럽지 못한 번역 때문에 서양 고전을 읽을 때, 단 몇 줄을 한참 되뇌이며 읽었던 적이 많았다.) 상당히 긴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틀만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촘촘히 짜여진 스토리와 인물의 내적 상태 묘사, 신랄한 풍자와 해학, 시대상을 십분 반영한 <두 도시 이야기>는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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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작동화 101가지 : 창의력편 - 하루 3분, 엄마 아빠가 읽어 주는 세계명작동화 101가지
윤성규 엮음 / 창심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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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기 전에 이야기해달라는 아이에게 이야기 소재가 다 떨어져서 고민이었다. 공주, 왕자 이야기도 너무 많이 해서 어느덧 지겨워하고 뭔가 아이에게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선택한 책이다.

유아들의 경우는 한글을 읽을 줄 모르거나, 한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읽기독립이 안된 경우가 많다. 또 이 책은 그림이 나오는 책이 아니므로 유아가 스스로 이 책을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야기 하나의 분량이 길지 않아 어린 유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하루에 한 이야기 정도씩 부모가 미리 먼저 읽고 이야기를 숙지한 후 잠자리에서 이야기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들려줘도 괜찮을 것 같다. 한 이야기 당 1장 내지 1장 반 정도의 분량이기 때문에 유아의 경우는 부모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미리 읽고 부모의 언어로 각색하여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을 것 같고 초등 저학년의 경우는 같이 책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려줘도 좋을 것 같다.

101가지 이야기에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견우와 직녀, 파브르 곤충기, 개구리 왕자님처럼 익숙한 이야기도 있고 너구리의 공부나 바닷물이 짠 이유 처럼 신선하고 독특하며 그동안 접해보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내가 모르는 다양한 이야기가 정말 많았다. 아이가 잠자리에 누워 불을 끄고 완전한 수면에 들기 전에 항상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데 이제는 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 아이의 섭섭함을 달래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림책도 좋지만 잠자리에 누워 엄마의 말소리만으로 자신만의 이야기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창의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부 이야기의 끝에는 간단한 질문도 수록되어 있어 이야기를 듣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에서 얻는 교훈이나 자신의 생각을 말해볼 기회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서와 관련된 육아서적에서 아이가 글을 읽을 줄 알아도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언제든 읽어주어야 한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초등 저학년까지는 부모가 읽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아이와 이야기하거나 책을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부모와의 유대관계와 상호작용이 잘 될 것이고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생각이 깊은 아이로 자라날 것이다. 엄마, 할머니 무릎을 베개삼아 어른들이 들려주던 옛 이야기들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에 남고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소중한 경험을 했고 그 경험과 소중한 추억을 내 아이들도 느끼게 하고 싶다. 이야기의 힘은 위대하다. 작게는 아이의 창의력 향상, 정서지능 함양, 더 크게는 평생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내 어린 시절의 어른들께 듣던 이야기를 소환함과 동시에 내 아이에게도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재미있는 이야기의 힘을 알려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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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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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방구석이 대세다. 코로나로 인해 방구석에서 수업도 듣고 연수도 듣는다. 영화도, 전시회도. 모든게 방구석에서 이루어진다.

방구석이 대세인 지금과 같은 시기에 더더욱 빛을 발할, 독보적 예술 베스트셀러 <방구석 미술관> 2편 '한국판'이 오랜 기다림 끝에 출간되었다. 지난 1편에서 유명하지만 이름만 대강 알고 있던 여러 서양 미술가들의 생애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미술에 문외한이던 내가 그래도 조금은 미술 교양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영향이 컸다. 고상한 사람들이나 접할 것 같아 멀게만 느껴지던 미술 작품과 화가들을 1편에서 만난 후, 미술이 한층 내 삶에 가깝게 여겨졌다.

미술이 전공이 아닌 경영학 전공자가 두런두런 알려주는 미술 이야기라 더 와닿았던 방구석 미술관! 그런 조원재 작가가 2편에서는 한국 미술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특유의 유쾌한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했다.



이 책에는 20세기 한국 현대미술가 10인의 작품 150여 점이 수록되어 있다. 소그림으로 유명한 이중섭, 시대의 신여성 미술가 나혜석, 세계적 미술가 이응노, 사업가적 기질이 돋보인 추상미술가 유영국, 예술가적 고독 기질이 다분한 장욱진, 한국 미술품 사상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사랑가 김환기, 수더분한 생활상을 그림에 잘 나타낸 박수근, 고독을 예술로 승화한 천경자,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새로운 예술 분야의 지평을 연 철학하는 미술가 이우환.



왜 그동안 미술! 하면 서양 미술만을 생각했을까. 이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한국 미술가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더 공부하고 알고 싶었던 미술가는 나혜석, 천경자, 장욱진이다. 나혜석의 파란만장한 삶이 그녀의 그림에도 투영되어 있는 것같고 천경자 미인도 위작 사건이나 자화상 그림에 보이는 고독하고 어두운 눈도 눈길이 간다. 도가적 삶을 살면서 철저히 안분지족을 즐긴 장욱진의 삶과 그림은 예술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같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qr코드다. 이우환의 작품은 책에 직접적으로 실려 있지 않지만 qr코드를 통해 그의 작품속 철학사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미술가들의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 스토리가 소설처럼 전개되어 작품에 이해를 한층 높인다. 미술가의 화풍과 비슷하거나 관련된 서양 미술가의 작품을 나란히 곁들여 소개하고 있는 것도 백미다.



이 책의 머리에는 반고흐는 아는데 김환기는 왜 모르냐는 질문이 등장한다. 과연 우리는 우리나라의 훌륭한 미술가들과 그의 작품을 아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백남준의 이름은 알지만 그의 작품이 무엇을 담고자 했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런 당연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한 이 책은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과 친근함 속으로 어느새 빠져들게 만든다. 일본으로 인해 고통겪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결코 영혼만은 빼앗기지 않았던 그들은 고통과 고독을 예술로 승화했다. 미술에 조예가 없더라도 어느새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한국 미술과 사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음 방구석 미술관 3탄도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무진장 기대된다.

다음 편은 개인적으로 공예, 조각 등 캔버스를 떠난 미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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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쓰기 - 삶의 의미화 에세이 작법, 개정 증보판 세상 모든 글쓰기 (알에이치코리아 )
이정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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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수필을 참 좋아했다. 고르는 책들도 온통 에세이류였고 잘 쓴 글들을 보며 공감도 하고 위안도 많이 받았다. 독서인의 마지막 종점은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책을 읽는 삶을 살게 되면서 나도 나의 일상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 글을 막상 쓰려니 서두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함을 느꼈다. 그래서 글쓰기 강의를 듣고 싶은 마음에 연수가 있는지도 찾아보았지만 막막함이 가시진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선물처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수필의 기본적인 글쓰기 과정이 자세하게 드러나 있어 정통 수필을 쓰고자 하는 입문자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가이드북이다.



1장은 수필 입문자를 위한 기본 지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에 많은 양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수필에 대한 성격이나 본질, 종류 등을 알고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임을 의미한다. 그저 손가는대로 마음가는대로 일상의 느낌을 써내려가는 것은 단순한 일기일 뿐 문학적인 수필의 느낌은 아니다. 형식이 없는 글처럼 보이지만 치밀한 짜임을 독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쉽게 써야 하며 함축과 절제로 그 맛을 살려야 한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에서도 있던 말인데 글을 읽을 때 술술 말하듯 읽힐 정도로 쉽게 쓰는 사람이 글 잘쓰는 사람이고, 그게 참 어렵다 했다.

수필의 종류에 따라 어떤 특징이 있는지,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설명되어 있다.



나는 그동안 산문과 수필이 동일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수필도 산문이지만 수필은 문예적인 산문, 즉 객관적 사실의 서술 뿐만 아니라 주관적 감정(정서)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눈이 녹으면 모두들 물이 된다고 대답했지만 어떤 소년은 봄이 된다고 했다는 예문이 기억에 남는다.



2장은 좋은 수필의 여섯 가지 조건이 나와 있다.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할 것,

간결하고 소박하고 평이한 문장을 사용할 것,

너무 화려한 문장은 경계할 것,

비유법ㆍ강조법ㆍ변화법 등으로 적확한 표현을 할 것,

감정을 원색적으로 드러내지 말 것,

글감을 선택하는 안목을 기를 것(소재는 특별한 것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 소재 속에 숨은 주제를 찾아낼 줄 아는 사람만이 그 선택된 체험을 글감으로 채택).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3장은 어떻게 글을 쓸지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서두를 쓰는 법, 수필의 전체적 구성, 문단의 구성, 결미, 그리고 제목을 짓는 일, 퇴고까지 수필을 쓰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예문들과 함께 나와 있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1. 정말 쉽게 읽힌다.

2. 다양한 수필 예문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내가 몰랐던 주옥같은 수필을 많이 알 수 있었다.

3. 작가 본인의 수필을 예로 많이 들어 더욱 믿음이 갔고, 수필들도 짧게 예시로 인용되었긴 하나 모두 좋은 느낌의 글들이었다.

4. 수필을 쓰는 전략적인 방법이나 꾸밈이 아니라 수필 자체의 본질과 성격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건 사물을 바라보는 힘, 촉인 것 같다. 그런 촉수를 가지기 위해서는 주변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이 필요하다. 억지스럽게 글을 쓰기 위한 글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글 말이다. 좋은 글쓰기 길잡이 책을 만난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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