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사코리아 논리 트레이닝 - IQ 148을 위한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멘사코리아 퍼즐위원회 외 지음 / 보누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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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일명 똑똑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아이큐가 148이상이어야 가입가능하며 지능이 높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논리적이며 문제해결력이 높다고 받아들여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나라에 있는 멘사 회원들이 만든 논리 트레이닝을 위한 책이다. 멘사코리아 트레이닝 시리즈는 이 책 말고도 사고력 트레이닝, 수학 트레이닝이 있고 멘사 퍼즐 추론 게임, 멘사 퍼즐 사고력 게임 등 퍼즐을 중심으로 한 책도 다수 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멘사 코리아 회원들이 독자들의 논리력 트레이닝을 위해 쓴 책이다. 특히 영재교육 트레이닝의 전문가들이 만든 책이라고 하니 더욱 신뢰가 가는 책이다.
문제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기존에 많이 접하던 성냥개비 문제도 있고 아래처럼 규칙을 찾아내야 하는 문제가 주를 이룬다. 규칙을 찾아야 함은 그 문제 안에 들어 있는 논리를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복면산인줄 알고 수학 기본 연산처럼 무턱대고 풀려고 했다가 안된다는 걸 파악하고 다시 생각해야 했던 문제들도 있었다.
또한 기존에 알고 있던 3*3 마방진을 변형하여 새로운 조건을 더해 참신하고 난이도가 높은 문제도 있었다.
수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인데도 멘사 회원은 아니어서 그런지 나는 좀 어려웠다. 그런데 문제를 풀다보면 어떤 식으로 실마리를 찾아야할지 어느 정도는 보인다. 문제에도 패턴이 있다. 마치 영재원 준비하는 아이들이 계속 기출문제나 비슷한 문제를 많이 훈련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이러한 멘사 논리 트레이닝과 같은 책을 푸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논리력, 추리력, 문제해결력 등 필요한 사고들이 결국 수학적 사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풀고 있으면 잡념도 없어지고 집중할 수 있어 좋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머리 쓰는 일을 한다는 것이 역설적이긴 하지만 분명 스트레스풀리는 부분이 있다.
해설은 아주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이되어 있어서 처음 이러한 책을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학이나 퍼즐 등 생각하고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학생, 일반인 모두가 즐겁게 여가를 보낼 수 있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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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가장 즐거웠니? - 일상 힐링 프로젝트
김라미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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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스로 질문을 던져 봤다. 언제 가장 행복했을까?

이 책은 언제 가장 즐겁고 행복했냐는 상담선생님의 질문에 저자가 눈물을 흘렸다는 에피소드로부터 시작된다. 회사를 다니고 아이를 키우며 정신없이 살다가 언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는지를 떠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자,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취미활동, 저자 지인의 취미활동기, 그리고 취미를 어떻게 찾고 발전시키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나도 한때 취미를 찾아 이리저리 유목민처럼 떠돌던 기억이 있다. 취미추천, 이라고 검색하면 정말 여러 취미들이 주루룩 나온다. 등산, 낚시부터 시작해서 운동, 악기, 공예, 독서 등등. 이제 너무 많이 검색해서 어떤 것들이 취미로 추천되는지도 안다. 그럼에도 내가 아직 취미 유목민인 이유를 이 책에서 찾는다면, 나는 키보드 두드리며 실행해볼 생각을 안했지만 저자는 일단 해보고 느껴본 것이다. 아이패드 드로잉은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그림 그리기로부터 만들어낸 취미이고 저자의 남편은 취미 수영으로 철인 경기까지 섭렵하였다. 또다른 지인인 거문고 연주자는 서예를 취미로 하여 출품도 하였다고 한다. 저자의 또다른 지인인 시어머니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타기를 열심히 하신다. 저자는 글쓰기 취미를 발전시켜 이렇게 책도 내었으니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저자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회사를 퇴사하고 책을 쓰겠다고 했던 자신과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했다. 코로나 시대에 오프라인 만남도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서로 함께 취미를 공유하고 발전시킨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취미활동을 못해 우울증을 겪을 수도 있고 제약이 있는 취미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좀더 다양한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만나면 취미를 나누면 더 삶이 풍성해질 것이다.

저자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하다보면 시간은 내 편이 됨을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내게 맞는 취미 생활을 탐색하기 위해 걸으면서 탐색해 본다던가, 일단 떠오르는 걸 골라 시도해보고 많이 경험해보라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시도해보라는 거다.

난 왜 그간 취미 유목민이었을까를 돌아보면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단순한 재미만으로는 의미를 찾지 못하는 성격이다. 뭔가 그로 인한 성과를 거두어야 하는데 내가 시도했던 뜨개질은 내게 어렵기도 했고 너무 쉽게 포기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결과물이 나와도 '만들어서 뭐해?'라는 생각이 재미를 가로막았다. 기타도 배워본 적 있는데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영어배우기는 이걸 어디 써먹을 수 있다는 것에 고무되어 즐거웠던 것 같다.

그저 취미를 찾아보는 활동에 앞서 나를 알아가는 활동이 선행되면 삶도 의미를 갖고 재미도 있는 일거양득이 될 것이다. 일단 버킷리스트부터 만들고 저자처럼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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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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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으로 유명한 팀 마셜의 책이라 더욱 기대하며 펼쳐보게 된 책이다. 9.11테러가 발생했던 날 소방관 세 명이 연기가 아직 피어오르던 세계무역센터에 성조기를 올렸다. 그 사진을 본 미국인들은 자국민의 힘을 알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 깃발, 천조각 하나가 지니는 힘은 무엇일까?
전세계 국가주의가 부상하며 다시 깃발의 상징적 의미가 커지고 있다. 축구와 정치적 상황, 깃발의 조합이 커다란 분쟁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테러와 같은 상황에서 깃발은 힘과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모든 국가가 갖고 있는 국기는 한 나라의 목표, 역사, 신념 그 자체다.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집단정체성이며 IS처럼 종교적 상징이나 예언적 상징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책에는 역시 성조기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감정적이기도 하지만 예술적으로 접근하기도 하고 사업 아이템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성조기. 맥헨리 요새에서 포격을 이겨낸 것도 깃발의 힘이 컸다. 그러나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후 이에 반대한 극단주의자들이 인종차별의 수단으로 성조기를 갖다쓰기도 했다. 이렇듯 다중적인 의미를 지니는 깃발에 우리가 잘 아는 규칙이 심어져 있다. 국가가 연주되고 국기가 등장하면 제복을 입지 않은 미국인들은 국기를 향해 차려 자세로 오른손을 심장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소속감, 자유,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깃발이고 성조기다. 감정적인 의미가 배어 있는 국기의 역사에 포착된 미국의 이상은 역사 속 가혹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도 마음을 움직인다. 국기 덕분에 미국인들은 꿈을 가지고 힘을 내 달리는 것이다.
유니언잭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잉글랜드 깃발과 영국 국기는 수많은 작고 큰 사건들 덕분에 극우의 손에서 구출되었다. 유니언잭은 과거를 인정할 수 있는 가능성뿐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 원래 의도대로 통합의 상징이 될 가능성 또한 존재하고 있었다.
유럽연합의 깃발은 상당히 여러 의미가 있다. 이 깃발이 만들어진 과정도 서술되어 있는데 회원국 수에 따른 깃발의 별의 개수를 정하는 합의 과정에도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정해진 유럽연합 깃발은 유럽인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한다. 프랑스 국기의 역사 또한 같이 서술되어 있는데 저자가 이 과정이 상당히 가치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생 마르탱 망토 색깔, 샤를 마뉴의 빨간색, 잔 다르크의 하얀색, 그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십자가 대신 표현된 그리스도교의 상징으로서의 국기도 있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국기 등이 대표적이다.
4장은 아라비아의 깃발에 관해 나온다. 아랍인들이 모두 같은 민족인지는 몰라도 그들이 사용하는 깃발은 아주 많고 같은 민족이라도 깃발이 다양하다는 사실은 이 민족이 분열되어 있음을 말해준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는데 이 아랍 국기들은 정치적 분쟁과 역사와 따로 떼서 생각할 수가 없다. 요르단 국기는 팔레스타인 땅까지 아우르는 깃발이어서 요르단 국기와 똑같고 이라크와 시리아는 아랍 반란 깃발을 바탕으로 만든 깃발을 사용했다. 오스만 제국의 본을 따라 다양한 배경에 별과 초승달이 그려진 깃발을 채택한 나라인 터키도 있다. 이란 국기에 왜 튤립이 있는지, 튤립은 왜 그들에게 죽음, 순교,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한낱 천 조각에 불과할 것 같은 깃발이 이렇게 많은 의미와 이야기가 들어 있다.
IS의 깃발은 그야말로 공포스럽다. 5장은 국가가 아닌 집단의 깃발을 다룬다. 특히 이슬람의 이야기다. 테러단체들은 깃발을 내걸어 홍보를 하는데 홍보전쟁이라 부를 만하다. 시아파 헤즈볼라는 노란색, 수니파 하마스는 초록 바탕에 하얀 붓글씨다. 깃발에 쓰여진 메시지처럼 상징과 그 의미를 둘러싼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6장은 소련 붕괴로 생겨난 신생국들,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스탄 국가들과 그 깃발의 이야기다. 인도인들슨 국기거는 걸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인도 국기에는 복잡한 종교, 민족, 정치 상황이 한데 반영되어 있다. 특이한 네팔 국기를 비롯해 중국, 대한민국, 북한, 일본 국기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국기도 다음 장들에 언급된다. 국기는 국민들이 한데 뭉칠 수 있는 중심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국가가 생기기 전 과거의 정체감도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국가들은 단단한 정체성을 벼려냈고 국기는 옛것과 새것의 융합을 보여준다. 깃발이 국가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국기에 얽힌 정치, 역사, 분쟁, 정체성, 문화 등 여러 가지를 심도 있게 알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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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공감 연습 - 정약용, 《논어》로 공감을 말하다
엄국화 지음 / 국민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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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엄국화의 박사학위 논문 <정약용의 소사학에 대한 연구>를 새롭게 구성한 책이다. 정조의 남자 정약용에 대한 책은 워낙 많이 출간되었지만 다산과 공감에 대한 연결고리가 신선해서 내용이 궁금했다. 소사학이란 밝게 섬기는 것에 관한 연구인데 저자는 소사의 대상은 천주이고 천주를 밝게 섬기는 것을 타인을 밝게 섬기는 것, 즉 공감으로 해석하였으며 논어를 주요 텍스트로 삼았다. 현대 사회는 공감의 부재로 인해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고 점점 개인주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나는 개인주의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개인주의가 모든 삶의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회 전체가 공감없는 개인주의 사회로 변하면 곧 죽은 사회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점점 극단적 개인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1부는 공자의 공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은 한자어와 함께 해석을 달아놓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한자공부하기도 좋았다. 특히 이 장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공감이라는 개념이 서양철학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기 쉽고 데이비드 흄의 제자 애덤 스미스가 쓴 첫 책인 <도덕감정론>의 첫 장이 공감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흄의 철학을 연구한 최근 책을 보면 흄이 공자와 닮았다는 인상을 주며 공자의 제자인 자공도 그러하다고 말한다. 인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윤리와 경제로 인식하고 그 둘을 연결하는 개념이 자공에게는 서이고 스미스에게는 공감이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 하다.
2부는 정약용과 공감에 대한 내용이다. 공자의 도는 충이 아니라 서라는 정약용의 주장이 오늘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한다. 정약용은 서의 진정한 의미는 용서가 아니라 추서라고 주장한다. 추서는 죄나 실수 같은 이전 행위와 관계없이 내 마음을 미루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으로 용서보다 훨씬 정치적인 개념이고 공감정치의 핵심이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큰데 정약용의 정치학을 정치인들이 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공감의 정치와 관련된 또 다른 핵심개념으로 극기, 즉 사욕을 끊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3부는 자공의 공감에 대한 내용이다. 부귀는 경제력, 정치력과 관련있으며 빈천도 마찬가지다. 공자는 경제, 국방, 국민적 공감 이 세 가지 중에서 국방을 가장 먼저 버릴 수 있고 그다음으로 경제도 버릴수 있지만 백성의 믿음 없이는 지탱하지 못한다고 했고 그의 제자인 자공도 이를 공감했다. 우리나라 정치사, 예를 들면 예송논쟁이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의 과유불급 상황을 미루어보건대 적절한 공감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더 나아가 주역의 인간관에서 살펴본 공감과 신뢰를 이야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부록으로 자공과 공자의 대화 및 자공이 간접적으로 언급된 부분들, 자공 어록이 실려 있는데 고전 자체는 늘 어렵게 느껴지지만 저자의 쉬운 해석과 그로부터 우리가 배워야할 것들을 쉽게 풀어써주어서 정약용과 논어 모두에 대해 가까워진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정약용과 관련된 많은 책을 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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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어의 유토피아 - 왜 유토피아를 꿈꾸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연효숙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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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는 영국인 토머스 모어의 저서이자 지금까지 회자되는 고전이다. 이 책은 모어가 유토피아를 집필할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원하는 유토피아는 어떤 국가이며 어떤 세상인지를 짚어보는 책이다.
모어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항해단에 라파엘이라는 인물을 편입시켜 함께 항해하고 이후 유토피아를 여행했다는 구상으로 여행기를 그리며 영국 현실 정치를 비판한다. <유토피아>는 민주주의적 통치제도와 노동하는 인간 존재, 복지제도, 행복, 학문과 배움의 소중함, 법과 도덕의 관계, 안락사, 결혼제도, 전쟁과 평화, 종교의 자유와 정의로운 사회에 대해 논하고 있다. <유토피아>에서 가장 이상적인 정치로 꼽는 것은 민주주의인데, 이때 민주주의의 의미는 서양 근대 시민혁명을 거쳐 탄생한 민주주의라기보다 고대 그리스 폴리스의 직접 민주주의와 유사하다. 또한 정의와 인권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가 앞선다. 유토피아의 경제분야에서의 분배 개념은 사회주의, 공산주의적 구상에서 적극적으로 강조한 개념이다. 재산 공유 제도를 주창하며 사적 소유가 가져온 자본주의 폐해를 비판한다. 또한 복지사회라는 것이 물자를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낭비없는 검소한 삶을 이야기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유토피아>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런데 모어는 헨리 8세의 결혼 이혼 문제와 관련하여 종교적 대립을 하다 교수형을 당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종교의 자유란 무엇일까.

인류의 미래는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적 전망이 우세할까? 미셀 푸코는 헤테로토피아라는 개념을 언급한다. 이는 반드시 단일하고 유일한 공동체가 아니더라도 추구하는 이념이 다른, 다양하고 이질적인 공동체들이다. 헤테로토피아가 새로운 유토피아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모어는 라파엘의 입을 빌려 인클로저운동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도둑을 사형에 처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당시 영국의 범죄자 처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모어는 철학자들이 왕에게 조언을 해서 왕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인공 라파엘은 왕 스스로가 철학자가 되지 않는 이상 철학자들의 충고가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모어는 현실주의자, 라파엘은 이상주의자인 셈인데, 라파엘은 공유재산제도를 철저히 옹호하고 모어는 공유재산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유제와 공유제의 문제점을 각각 지적한다.
유토피아에서는 자기 지방의 대표를 직접 뽑는, 나름의 민주적 지방자치제도를 제안한다. 단, 이 모든건 공동체를 위한다는 조건이 있다. 또한 자기 자신에게 맞는 노동은 당연하며 노동 시간은 6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남는 시간은 여가 생활을 즐긴다. 모어는 국가가 존립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국민이 최소한의 노동을 즐겁게 하면서 자아실현을 위한 여가를 마련하게 하는데 있다고 본 것이다.
유토피아인들은 금은을 경멸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허가만 받으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데 여행 허가제는 유토피아 사회의 투명성을 위한 것이다. 유토피아인들이 말하는 행복은 정신적 쾌락과 육체적 쾌락(건강) 상태에 있는 것이며 배움을 즐거워 한다. 이들의 법 체계는 매우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으며 노예도 있지만 오로지 자기들이 직접 싸운 전쟁에서 붙잡은 자들 뿐이다. 안락사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는 점은 당시로서도 상당히 파격적이라할 수 있으며 결혼 전에 상대방에게 알몸을 보임으로써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것까지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혼은 매우 드물게 허용된다. 군대는 용병제인데 유토피아인들을 희생시키지 않으려고 자폴레타의 용병을 고용하며 이들 목숨을 하찮게 생각하는 태도는 모순적이다. 종교적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이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봤을 때 상당히 진보적이며 심지어 여성도 사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토피아>가 역사에 대한 비전, 즉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부족하며 과학기술사회에 대한 구상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장에는 플라톤의 <국가> 등 여섯 가지 책을 추가로 소개하여 여러 사람들이 그리는 유토피아를 생각하게 한다. 내가 원하는 유토피아, 지금 현실에 맞는 정의롭고 평등한 유토피아는 어떤 건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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