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 문제 행동 뒤에 가려진 간절한 마음신호를 알아채는 법
천근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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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내 아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알고 있을까. 내 속에서 낳은 내 자식이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대체 왜?"라고 생각되는 순간을 매일 맞닥뜨린다. 현재 5세, 7세가 된 나의 아이 둘은 늘 내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가득 안겨주는 것 같다. 작은 행동에도 걱정스럽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부분들도 많았다. 두 아이는 성향 또는 기질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부터 모든 게 다르다. 그래서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이를 관찰해야 하는데 어떤 때는 아이의 문제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바쁜 직장맘이란 핑계로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줘가며 죄책감을 덜고자 육아는 완벽할 수 없다고 되뇌이지만 늘 불안하고, 잘 하고 있는 걸까 의심도 된다.

이 책은 첫째가 신생아이던 시절부터 36개월 정도까지 내가 잘 읽고 참고 했던 책 <엄마, 나는 똑똑해지고 있어요>의 저자 천근아 의사선생님의 책이다. 아직까지 무심한 엄마에게 행운이 내린 듯 무사히 잘 커주고 있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아이가 신호를 내게 줄지 모르기 때문에 엄마인 내가 아이를 잘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의 신호를 잘 살펴 아이에게 어떤 적절한 치료를 해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지혜를 제공할 것 같다. 잘못된 정보로 아이의 신호를 놓치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잘 어루만질 수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절대 놓쳐선 안되는 신호를 조명한다.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는 사실 사랑받고 싶다는 신호다. 아이를 이해하는 데는 부모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는 부모가 믿는 대로 자라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함구증이거나 집중을 못하거나 발표를 못하거나 자다가 비명을 지를때, 밥을 안먹거나 게임만 하거나 폭력성을 보이거나 반항을 일삼을 때, 더 나아가 자해까지 반응이 나올 때는 심각한 신호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눈 깜빡임, 헛기침은 틱 증상일 수 있다. 가장 많이 놓치는 것중 하나가 18~24개월쯤 사람과의 교류에 무심하거나 반복행동을 계속 하는 경우다. 어리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가 아니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바람직한 행동은 칭찬하되 그렇지 않은 행동은 적극 제한하고 작은 실수에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모도 분노를 표현할 때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에 극 공감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과를 나름 잘 하는 편인데, 그게 크게 어렵진 않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얼른 진심으로 사과하는 엄마이고 싶다.

2부는 저자가 직접 겪은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들의 신호를 다양한 연령대별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특히 간과하기 쉬운 ADHD를 잘 관찰해야 한다고 느꼈는데 보통 어린 아이들은 집중을 못하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싶지만 이 책에서는 ADHD의 실제 반응 예를 들어주어서 더 쉽게 구분짓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도 유전적인 요인이 크므로 가족력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의심되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나뿐만 아니라 주변을 관심갖고 잘 지켜봐야겠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잘 때 잠투정이 심했다. 둘째는 어느 기간엔 자다가 꼭 울고 잤는데 그 땐 달래지지도 않았다. 야경증이 의심되어 여기저기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가 지금은 둘다 잠을 잘 자지만 힘들었을 때 이 책을 만났으면 더 쉽게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다양한 문제들이 워낙 많지만 나는 특히 게임중독에 관심이 많다. 아직 일곱살인 첫째가 학원과 사촌언니들에게 배워온 게임때문이다. 어떤 때는 아이가 왜 사촌언니는 게임을 시켜주는데 엄마는 왜 안시켜주냐고 오래 울기도 했다. 게임중독까지는 아닐 수 있지만 7세의 그런 반응에 나 역시 적잖이 당황했다. 어린 만큼 좀더 다양한 취미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장기전이 될 상황에서 이 책을 자주 들여다볼 것 같다.

부모가 아니면 누가 내 아이를 잘 알고 이해하고 보듬겠는가. 나는 엄마다. 이 책은 다양한 문제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면될지 아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아이를 위한 마음공부가 필요한 모든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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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과학 - 사람의 호기심에서 시작돼 혁신을 이루는
YTN 사이언스 〈다큐S프라임〉 지음 / 다온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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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사이언스는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자율활동이나 동아리활동 수업 시간에 자료로도 많이 쓰이기도 한다. 과학에는 조예가 없는 이과 출신이지만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인공지능 시대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이 과학의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시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최근 나의 지적인 열망이 너무 인문, 사회 쪽에 치우쳐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그동안 YTN 사이언스에서 방영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망라한 이 책을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서평단 신청을 했고 감사하게도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의 1장은 미래 선도 K-과학에 대한 내용이다. 유퀴즈에도 출연했던 자율주행차 기업 대표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고려대 산업공학과 교수였던 한민홍 대표는 30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자율주행차를 구현했으며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에 성공했지만 여러 규제와 이해관계가 얽혀 투자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 기술이 잊힐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메타물질을 이용한 투명 망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웨어러블 PC를 개발한 한국의 스티브 잡스 정우덕의 이야기, 쓰레기 수거 카트 개발, 미시 세계를 관찰하는 방사광 가속기가 우리 미래에 가져올 변화 예측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내가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은 UAM 즉 도심항공 모빌리티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착륙과 고속비행이 가능한 무인기를 개발했고 현재는 전기동력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미래형 유무인 겸용 개인 항공기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하니 대한민국의 기술적 진보가 새삼 자랑스럽다.
2부는 세계 자원전쟁&기술혁신 K-소부장에 대한 내용이다. 관심 있게 본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인 바나듐에 대한 내용이며 자원탐사에도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하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상황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도 이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부장 업체들이 우수한 기술을 이른 시간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와 같이 공동 연구를 통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에 동감했다. 인내와 도전하고자 하는 의식이 중요하며 특히 5년, 8년씩 소요되기 때문에 인내력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빨리빨리 주의에 물들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에 시사점을 주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3부는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탄소중립에 대한 내용이다. 환경 관련 부분에 관심이 많아 이상 기후 등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우리 인간이 지켜내야 할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탄소중립 시대에 대해 과학은 어떻게 이를 도와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었고 전기차 시장이 점점 확대되는 상황에서 초소형 전기화물차, 친환경 E-모빌리티 연구 개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세계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그리고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되었다.
현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발전의 속도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또 각 분야의 과학도들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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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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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풀고 싶은 사람은 몇 명 있을까? 나조차도 어떤 때는 수학문제가 싫을 때가 있다. 특히 왜 이렇게 복잡하게 꼬아 냈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수능 30번 킬러문제는 더더욱 풀기가 싫다. 수학은 풀고 싶어져야 재미를 느끼는데, 그런 문제가 제공돼야 하는데 말이다.

이 책은 한눈에 문제를 풀고 싶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첫 페이지에서 단언한다. 궁금했다. 어떤 문제일까?



간단한 워밍업 문제로 뇌를 말랑말랑하게 한 후에 총 9장의 23문제가 준비되어 있다. 문제가 너무 신선했는데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6명의 아이가 테두리 안에 서 있는데 선생님이 호루라기를 한 번 볼 때마다 아이들은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1칸 이동한다. 호루라기를 몇 번 불면 하나의 테두리에 4명 이상의 아이가 모일 수 있을까? 굉장히 신선하다. 이 질문을 처음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나는 학생들과 실제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단, 충분히 생각해본 후에 말이다. 그런데 아이들과 실제로 해보면 아무리해도 네 명이 테두리에 모이기는 힘들다. 그 이유가 바로 책의 뒷장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비둘기집의 원리, 마방진의 원리를 물어보는 문제도 있고 주사위의 회전에 관한 문제도 특이했다. 주사위를 전후좌우 중 한 방향으로 90도씩 돌린 후 또다시 마음 가는 방향으로 90도 굴리고 이를 네다섯번 반복한 결과가 있을 때 이 결과만 가지고 회전횟수를 어떻게 알수 있을지 추론하는 문제는 상당한 사고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냥 복잡한 문제와는 다르다. 짝수와 홀수의 특징을 가지고 여러 경우를 생각해서 패턴을 파악하는 문제는 아이의 사고력 뿐만 아니라 아이의 수학에 대한 정의적 태도가 잘 자리잡히게 될 것이다.

모든 문제가 이와 같다.

31의 11제곱과 17의 14제곱 중 더 큰 수는 무엇일까 추론하는 과정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형태는 비교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가는 문제해결전략을 배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은 한눈에 문제의도를 파악하고 한눈에 문제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될 것이다. 주위에서 접하는 흔한 사물로 다양한 문제를 생각하고 또 하나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전략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수학의 진짜 정수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렇게 공부하는 수학은 공부가 아닌 놀이같고 재미를 느낄 것이다. 뭐든 결국 재미가 있어야 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그걸 이 책의 저자는 아주 잘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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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존 포슬리노 지음, 강나은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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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으로, 나는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두 권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이 책을 좋아한다. 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모습이지만 쉽사리 선택하여 실행하기는 힘든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의 삶.

그러나 월든은 다소 두껍고 어떤 책의 경우 너무 강한 번역 어투로 인해 읽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나도 월든을 완독하고 나서 느낀 첫 느낌은 '겨우 읽었다'이다. 그래서 헨리 데이비드 소호가 결국 하려고 했던 말이 뭔지 크게 보면 이해하겠지만 작은 부분들의 해석에 치우친 느낌도 있었다.

나와 같이 이 책을 읽었지만 그 느낌이 잘 기억나지 않거나, 책의 두께로 인해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단순히 명고전으로 회자된다는 이유만으로 겁을 내고 이 책을 읽는 걸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편안한 그림체와 핵심 문장으로 월든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은 30년 넘게 만화와 그래픽노블 작업을 한 미국 인기 만화가가 그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교사로도 일했고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돈, 명예, 이런 것들보다 더 자신을 만족시키는 것은 오히려 글을 쓰는 쪽이었다.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랠프 월도 에머슨이 월든 호수 옆 삼림지를 사들였고 여기에 작은 오두막집을 지어 2년간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았다. 세속과 완전히 떨어진 삶은 아니었으며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감옥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면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월든에 온 것은 삶을 정직하게 꾸리면서 목표로 나아갈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호수, 새들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해와 달, 별, 작은 세상을 독차지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는 삶 자체가 언제나 새롭고 즐겁다고 느꼈다.

잘 산다는 건 뭘까? 돈과 명예를 한가득 짊어지고도 여유롭지 못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하고 기쁘게 누릴줄 아는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 아닐까.

월든 호수의 고즈넉한 풍경을 직접 보고싶다. 이 책의 그림을 같이 보면서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림의 여백만큼이나 내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가벼워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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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us Gabriel VS -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차이와 분열을 극복하는 철학,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살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쓰키타니 마키.노경아 옮김 / 사유와공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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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르쿠스 가브리엘이라는 독일 실재론 철학자가 일본 인터뷰어와 줌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나는 이런 철학책을 읽는 것이 좋은데, 철학이야말로 인간의 사고에 균형을 지어주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크게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장은 나에게 타자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로 이루어진다. 타자성은 인간이 공유하는 하나의 특징이며 차이의 총칭이다. 고전 철학(칸트, 하이데거 등)에서는 정체성을 타자성과 같은 의미로 봤다. 그러나 이는 잘못이며 현대는 소셜미디어가 정체성을 강요하므로 올바른 소셜미디어 사용 태도를 확립하고, 인류의 상호존중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인 윤리 자본주의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존엄을 공격하는 동기에는 이기적인 이해가 깔려있으므로 반드시 사회 구조와 도덕관념을 동시에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동조 압력이 심한 편인 것 같다. 동조 압력에서 벗어나 상대의 의사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 사회에는 허용이 필요하며 이는 매일 실천되는 일이어야하고 여기서부터 타자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타자를 생각할 때는 타자를 자기와 똑같이 대하고 진심으로 상대의 처지가 되어 볼 것을 조언한다.

2장은 우리가 타자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며 (대면)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포럼이 의무화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좀 더 나아가서 가난한 사람은 부유한 가정에서,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걸 민주 시민 의무로 규정하는 제도를 만들자고까지 얘기한다. 비슷하게 교육과정도 전공과 동떨어진 수업을 듣지 않으면 안되게 대학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다소 극단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모든 주장에는 사랑과 우정, 수용과 소통이 바탕에 있다. 죽일 의도 없이 적을 받아들이는 것은 상대의 적대적 자세를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이며 적을 이기려면 예상 밖의 행동이 필요하고 상대의 예상을 뛰어넘어야 한다.
또한 정체성 정치에서 차이에 얽매이는 정치, 그리고 그로부터 차이에 얽매이지 않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대화를 많이 하고 타자의 처지에서 생가가며, 자신이 상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으식하는 습관을 들일 때만 최종 정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을 성차별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장에서 가장 단호한 주장은 자연주의-유물론-과학만능주의의 저격이었다. 사회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고 타자성을 배제하며 과학 기술의 발전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인드는 폐기되어야 하며 그 자리에 윤리교육이 들어와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즉 과학은 윤리에 종속될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3장은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내 가족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나와 공유하는 것이 많은 중요한 공동체임은 틀림없다. 저자는 인생이 유한함을 깨닫고 현재를 살아라고 말한다. 자꾸 미래로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최선으로 살라는 거다. 그리고 저자는 부모 교육의 의무화를 강조한다. 나도 동의한다. 세상에는 부모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언론 매체가 그런 걸 조장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비출생주의에도 반대하며 자유란 '올바른 속박을 선택할 자유'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의 속박은 필요하나 그것은 올바른 속박이어야 한다는 거다. 또한 갈등상황이 일어났을 때 '잘 싸우는' 방법 즉, 언제 싸움을 멈출지,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 언제 물러나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비슷한 견지로 어떤 타이밍에 비효유럭으로 시간을 보내야 남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하는 것 만큼 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4장은 내 감정과 마주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여기'의 행복은 언제나 타자와 함께 하는 행복이라고 말한다. 타자는 내 행복을 방해하거나 내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인데 타인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변화 그 자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사람과 교류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코로나 시대의 봉쇄 정책을 강력하게 꾸준히 모든 장에서 반대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이 행복을 위해서는 타자가 필요하지만 타자에게 행복의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 누구도 타자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나도 격하게 동의한다.
또한 자기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자신의 작은 죽음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갈지를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

5장은 종교, 윤리, 타자와의 관계를 조명한다. '우리에게는 보편적, 도덕적인 가치관이 있다'는 신실존주의의 전제를 받아들이면 인간관계의 고민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는데 공통된 인간성에 대해 항상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리에 반하는 페이스북은 203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했는데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타주의가 도덕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 이유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무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백신 맞는 게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마더 테레사는 좀 더 자신을 위해서 살았어야 하고 예수도 자기 가족에게는 폐를 끼쳤으므로 완벽한 도덕적 인물은 아니라고 본다. 이타적이기만 한 사람은 어느 순간이 되면 타인에게 폐를 끼치게 되며 그들은 거절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일을 떠안고 괴로워하다 무너진다고 본다. 같은 의미로 칸트 윤리학에도 비판적인데, 정언 명령에는 성스러운 의지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도덕은 성인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칸트 도덕은 기독교적이었으므로 틀렸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플라톤의 <대화편>을 꼭 읽어보라고 당부한다. 대화가 점점 사라지고 SNS에서 쉽게 팔로잉 팔로우로 친구를 맺고 끊는 것이 가능한 시대에 진짜 소통이란 무엇인지, 타인과의 관계란 무엇이니 고민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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