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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2 - 읽다 보면 저절로 문제가 풀리는 ‘수’의 원리 ㅣ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2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서가명강' 시리즈인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을 읽고 최영기 교수님을 알게 되었다. 서가명강 시리즈 책은 중고등학생이 보고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수학이나 수학교육을 전공하거나 고등학교 수학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는 수학을 공부하는 중고등학생을 위해 도형 파트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이다. 이번에 나온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2>는 수를 주제로 한 책이다.
1장은 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는 보통 수학이 서양에서 발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0이라는 수를 생각해낸 건 서양이 아닌 동양이었다. 고대 서양에서는 있음과 없음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지배받아 없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처럼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라 없음에 대한 개념이 사유의 중심에 있어서 0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자연수 세계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 체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인해 정수가 탄생했다. 모든 수가 실질적 필요에 의해 생긴 것은 아니다. 형식적 추상 규칙을 따르기 위해 음수가 도입되고 사칙연산의 닫힌 체계를 위해 유리수로 수 체계가 확장된다.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를 유리수로 해결하지 못해 새로운 수인 무리수가 도입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2장에서는 유한소수, 무한소수, 순환소수, 실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기 위해 1이 왜 소수에서 배제되어야 하는지, 소인수분해의 유일성이 필요한 이유가 쉽게 설명되어 있다. 루트2가 무리수임을 증명하는 과정은 귀류법을 이용해 소인수분해의 유일성에 위배되어 모순임을 보이는 방식으로 증명한다.
그런 다음 자연스럽게 무한의 세계로 안내한다. 자연수의 개수와 짝수의 개수가 같다는 것을 일대일 대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한소수, 순환소수가 유리수고,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가 무리수임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학생이 읽어도 이해될 정도로 쉽게 설명되어 있다.
3장에서는 가우스, 파스칼, 오일러와 함께 수 여행을 떠나는 장이다. 학생들이 가장 신기하게 생각할 것 같은 부분은 아마도 11×11, 11×11×11, 11×11×11×11,... 을 구하는 것과 파스칼 삼각형, 그리고 (0,0)에서 (x,y)에 도달하는 경우의 수가 같다는 것이다. 여기서 차원으로까지 나아가는데 파스칼의 삼각형에서 1을 제거하고 남은 부분은 n차원의 점, 선, (n-1)차원 이하의 면의 개수들, n차원의 면의 개수와 같다. 파스칼의 삼각형을 공간 도형까지 연결한 건 오일러수라는 값을 수학자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다. n차원 공간의 꼭짓점의 수를 v, 모서리 수를 e, 2차원 면의 수를 f2, 3차원 면의 수를 f3, . . . n차원 면의 수를 fn이라 할 때, v-e+f2-f3+. . . +(-1)의 n제곱×fn의 값을 도형의 오일러 수라하고 이걸 1차원부터 나열하면 0과 2가 교차된다. 고차원 공간에서 최소의 면을 이용한 닫힌 도형의 오일러 수를 이용하여 고차원 오일러 수를 구하는 과정까지 연결되면서 수학의 연결성이 극치를 이룸을 느낀다.
중학교 수업을 안한지 오래되어 기억이 희미하지만 10여년 전에 중학교 근무할 때 정수와 유리수를 중1 처음에, 유한소수와 순환소수는 2학년에, 무리수와 실수는 3학년 때 가르쳤다. 각 학년 첫 부분에 수의 체계가 배치될 만큼 기본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제목만큼, 이렇게 쉽게 쓰여진 수학교양도서가 흔치 않을 듯 싶다.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가장 좋을 것 같고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꽤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