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랑 귀염뽀짝 손그림 그리기 - 쉽고 간단한 말랑말랑 일러스트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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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랑이를 모르는 초등학생이 있을까.
우리 집 6세(만 4세)도 몰랑이를 안다.
이름만큼이나 귀엽고 포근하게 생긴 몰랑몰랑한 몰랑이.
찹쌀떡 모양의 동글동글한 토끼 종족인 몰랑이와
몰랑이들이 저지르는 사건을 다 받아주는 귀요미 병아리 피우피우.
첫째는 몰랑이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또한 몰랑이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그림그리는 것.
특히 캐릭터그리는 것은 아이가 유치원다닐 때부터 좋아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림, 미술 똥손인 엄마는 아이의 그림을 도와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 엄마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나온 책이 바로!!
<몰랑 귀염뽀짝 손그림 그리기>



먼저 그리기 도구를 소개한다.
연필, 볼펜, 지우개, 붓, 자, 사인펜, 색연필, 크레파스, 물감 등
집에서 흔히 쓸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을 준비하고
선 그리기, 도형 그리기, 이중선 사용하기, 선과 도형 함께 사용하기 등
몰랑이를 그리기 전에 사전 준비를 한 후 본격적으로 몰랑이 따라그리기를 시작한다.


먼저 순서대로 몰랑이를 그리는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누어 보여준다.
A4용지같은 빈 공간에 그려도 되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빈 공간에 그리기 어려운 친구들을 위해
선을 따라 몰랑이를 그리고 색칠할 수 있게 했다.
농구를 하는 몰랑이, 봄날의 몰랑이,
등굣길의 몰랑이, 한가위의 몰랑이, 비오는 날이 몰랑이 등
여러 몰랑이들을 아이들이 따라그릴 수 있게 했다.


몰랑이만 있다고 하면 오해!
과일, 채소, 음료, 디저트, 풀과 꽃, 이동수단, 장난감 등
여러 소품들을 따라그릴 수 있는 2장도 있다.

3장에는 다양한 꾸미기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글자도 그림처럼 화려하게 꾸밀 수 있는 기법이 있어서
몰랑이 로고를 꾸미는 법을 실었다.
다양한 프레임을 사용하면 그림을 더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프레임을 꾸미는 법, 배경 꾸미는 법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귀염뽀짝 DIY 도안이 있는데,
행복 쪽지, 몰랑 책갈피, 몰랑이 네임택, 엽서 등
다양한 DIY 도안이 제시되어 있어서 오리고 풀로 붙여 쓸 수 있다.
곰손도 금손이 되는 쉽고 깜찍한 초간단 일러스트 방법!!
무려 112가지의 다채로운 일러스트들을
손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몰랑 귀엽뽀짝 손그림 그리기>
사실 책이 한 권이어서 초1과 6세가 엄청 싸웠다.
초1이 곧잘 몰랑이를 잘 따라 그리고
창의적으로 기본 그림에서 응용한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몹시 만족스럽다~

엄마가 곰손 똥손이더라도
책이 잘 설명해주고 있으므로
몰랑이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많은 초등, 유치원 아이들이
딱 좋아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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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서양 미술사 - 한 장씩 읽고 그리는 서양 미술 히스토리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박현지 옮김 / 탐나는책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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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흔히 말하는 교양이라 불리우는 것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음악, 미술, 체육이 전부인 나는 클래식이나 미술 작품에 조예가 깊지 않고 문외한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깊이 있는 음악 또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거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도 삶의 의미나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미술관은 있지만 내가 관심이 없고 작품 볼 줄을 모르니 내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향유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런 나에게 <처음 읽는 서양 미술사>는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미술 작품은 인류가 지나온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이자 열쇠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서양 미술사를 즐기기 위한 기본을 배운다. 미술사란 무엇인지, 미술사를 배우면 왜 좋은지,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후원자, 관객에 따른 그림 방법 변화, 언제 어디서 누가 그린 작품인지 특정하는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다.
2부는 서양 미술을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 화가 무리요의 <원죄 없는 잉태>라는 그림을 예로 들면 이 그림 안에는 마리아나 성인의 공적이 크다는 가톨릭과 마리아 숭경은 성서에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의 대립 상황에서 가톨릭이 마리아를 소재로 한 그림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나온 그림이다. 종교 대립이 미술 주제를 유행시키는 면을 보여주는 그림인 것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당시 규범에 반하는 작품을 잇달아 그려 비판받던 마네의 작풍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데, 인물 포즈는 라파엘로 작품을 차용하였으며 옛날 미술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그 위에 새로운 미술을 만들고자 한 마네의 의지가 들어 있다.
3부는 서양 미술 기법, 장르 구분법을 배운다. 모자이크화, 템페라화, 유채화, 수채화, 소묘 등 다양한 기법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고,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 자화상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4부는 서양미술의 역사를 배우는 부분이다. 고딕 양식, 르네상스 미술, 바로크, 인상파, 다다이즘, 큐비즘 등 시대를 거치면서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미술을 만날 수 있다.
5부는 우의화, 성서화, 신화화에 숨은 암호를 해독해보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최후의 만찬이 왜 대단한지, <최후의 심판>에서 예수 좌우에 양과 산양을 그린 이유, <비너스의 탄생>처럼 인체 구조를 무시하고 그린 그림 등을 만날 수 있다.

각 부의 끝에는 세계 4대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으며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연표가 표시되어 있어 서양 미술이 기원전 3500년경부터 시작되어 기독교 확산,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주의, 인상주의를 거쳐 20세기 이후에 어려 양식이 탄생하는 과정을 한 눈에 정리하여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미술 작품 그림이 흑백으로 나와 있는 점은 아쉽지만 인터넷으로 내가 보고 싶은 미술작품을 검색하면 원본의 색감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문제되지 않았다. 공부해보고 싶던 서양 미술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초보자의 시선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미술관을 가게 되면 좀 더 미술작품을 여유롭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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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 이성을 넘어 다시 만나는 감정 회복의 인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30
신종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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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다른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이 이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인간만 이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되기 때문에 예부터 이성을 인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여겨왔고 중요시했다. 그래서인지 감정은 이성과 반대되는 지점으로 생각되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감정, 정서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범죄,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감정, 정서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기 이전에 아주 오래전부터 감정을 가진 동물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고 이에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어야 사회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는지에 목적을 둔 책이라 할 수 있다.

감정, 정서, 기분. 다 같은 말인 것 같지만 사실은 미묘하게 다르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다루는 부분이며 1장에서는 이러한 이론적인 부분을 다룬다. 감정은 어떤 대상에 개인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느낌 상태를 말한다. 정서는 특정 환경 자극에 의해 일시적으로 유발되며 생리적, 심리적, 행동적 반응을 수반하는 심리 상태다. 기분은 개인의 전반적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또한 인간의 감정, 정서에 관해 진화 이론, 각성 이론, 인지 평가 이론의 관점이 있음을 소개하고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감정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관여하는지, 그리고 타인의 정서에 대한 이해와 공감 표현을 관장하는 거울신경에 대해 알 수 있다.

마시멜로 실험은 심리학 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실험이다.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유혹과 충동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을 때 아이들이 15분을 모두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이다. 2장에서는 마시멜로 실험을 시작으로 정서지능, 정서 조절을 하는 이유, 정서 규범, 정서조절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내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화가 난다고 해서 분노를 터뜨리거나 무조건 참아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어떤 조절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장이다. 이 장에서는 각 전략이 무조건적인 능사는 아니며 특히 정서를 억제, 통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님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서를 사회적으로 공유해야 하는가. 무조건 자신의 정서를 알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공유할 때는 그 사람으로부터 지지와 위로, 유대감 등 긍정적인 심리 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에서도 사회적 인정과 소속 욕구가 충족되어야 자아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요즘 글쓰기를 통한 정서 조절이 각광받고 있는데 이 역시 제3자의 관점에서 나의 정서를 재평가할 수 있을 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고 한다. 나는 글쓰기와 책읽기를 통한 정서조절전략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때는 뭔가 해소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 내 정서를 제3자의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과정이 빠져있기 때문인 것 같다.

3장은 사회적 정서를 공유하는 현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인 집단 대표 정서와 집단 정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손흥민이 득점왕이 됐을 때 내 일인 양 기뻐하거나 독일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 학교에 소속감 느끼는 것 모두 집단 대표 정서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이 득점왕 되는 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공유하는 감정은 집단 정서다. 단 이러한 집단 정서는 편견이나 차별적 시선으로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다.

4장은 자의식 정서인 자기평가 정서, 사회비교 정서에 대해 배웠다. 죄책감과 수치심의 차이를 알게 되었는데 죄책감은 내 행동의 문제이므로 얼마든지 바로잡을 수 있지만 수치심은 사회적 규범에서 어긋나게 행동했을 때 생기며 나의 근본적인 문제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식하므로 이를 자주 경험하면 공감과 타인 관점 수용력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에우다이모니아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행복의 의미, 즉 진정한 자기실현이 행복의 의미에 가장 부합한다는 저자의 말에 매우 동의했으며 행복하기 위해 결국 감사하고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향유하고 서로 돕고 사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했다.

감정은 이성만큼이나 중요하다. 내 감정이 지금 어떤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스스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정서 지능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단순히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는 정서지능이 뛰어난 사람이 더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감정의 여러 면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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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의 입이 트이는 영어 최고의 스피킹 60 : 취미생활 편 EBS 영어학습 시리즈
이현석 지음 / EBS 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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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FM 어학 대표 방송인 <입이 트이는 영어>, 일명 입트영은 귀트영과 함께 올해 초에 내가 영어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불태웠을 때 찾았던 교재와 강의다. 그 중 입트영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주제를 원어민이 사용하는 영어에 가깝게 스피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재다. 주제가 다양하고 친근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초보자, 유학 준비생, 취준생, 주부, 직장인, 어르신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이며 15년간 월간지로 출간되어 온 대표적인 영어 방송 프로그램이다.

이 책은 일상생활 편, 여가생활 편, 취미생활 편, 한국문화 편, 시사이슈 편의 다섯 권 시리즈 단행본 중 취미생활에 관한 책이다.

각 장 오른쪽 위에 있는 QR 코드를 찍어 보면 이현석 선생님이 주제를 소개하고 핵심 표현을 설명하는 강의를 해주신다. <Todays' TOPIC>은 해당 주제에 대한 한국어 해석이 달려 있다. 먼저 어떤 주제에 관한 내용인지를 숙지하고 영어로는 이 한국어를 어떻게 표현할지를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활동을 한다. <Speech Practice>는 영어로 해당 주제를 표현하는 문장이 나오고 그 아래 쪽에는 <Key Expressions>가 나온다. 핵심 표현이 등장하며 어휘를 암기할 수 있다. QR 코드를 찍어 나오는 음원을 반복해서 청취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며 이 책에서는 최소 5차례 이상 듣고 반복 청취하며 한 문장씩 따라 읽고 전체 지문을 통 암기할 것을 권한다.
다음 페이지에는 <Pattern Practice> 즉 핵심 패턴을 연습하는 시간이 나온다. <Dialogue Practice>는 대화문이다. 해당 패턴이 대화문에서 어떻게 응용되어 표현되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Composition practice>에서 영작 훈련을 할 수 있다. 책의 뒷 부분에는 본문 핵심 패턴 180개와 이를 활용한 540개의 문장을 부록으로 제공한다. 말하기 훈련을 최종적으로 하기에 적합하다.

주제는 정말 다양하다. 커피 내리거나 요리, 보드게임, 봉사활동 등 일상 취미, 워라밸이나 미라클모닝, 독서모임 등 자기 계발, 홈트나 등산, 산책, 수영 등 운동, 화분 기르기나 캘리그래피 등의 특별한 취미, 마지막으로 TV 프로그램, 라디오, 챗봇까지 아우르는 미디어 관련 내용까지 등장한다. 그야말로 실생활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주제들이다.

입트영은 명실상부한 스피킹 교재로 자리잡았고 이현석 선생님은 귀트영과 함께 영어 말하기 듣기에 최적화된 책을 강의하는 최고의 강사라고 생각한다. 매일 20분만 할애해서 스피킹 연습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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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주주의를 두려워하는가 - 지성사로 보는 민주주의 혐오의 역사
김민철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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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라는 단어는 내게 다소 어려운 단어다. 집권당이 바뀔 때마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로 독립하여 쓸지 '자유'라는 말을 붙여 자유 민주주의라고 쓸지 늘 논쟁거리가 된다. 과연 민주적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이며 민주주의는 논쟁적 단어인지, 정확한 개념이 뭔지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왜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어쓴지, 어떤 계기로 민주주의가 인정받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민주주의는 오늘날 좋은 의미임에는 분명해보이나, 이를 혐오했던 때가 있었다. 양쪽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책이 이 책이다.
나는 '민주'라는 단어를 대학생이 되어서야 제대로 만났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를 무슨 뜻인지도 정확하게 모른 채 선배들을 따라 간 집회에서 흥얼거렸다.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았고 혁명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뜻도 정확히 모르면서. 일상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그저 투표할 권리, 다수결 체제로만 인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단면만 보는 것이다.
투표, 입헌주의, 법치를 민주주의의 본질로 내세우는 것은 200년 전 유럽의 자유주의자들이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한다.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 중 무엇이 더 좋은 것이며 실행가능한 것인지, 그러니까 민주주의의 핵심은 무엇인지를 계속 묻고 답하는 책이 이 책이다. 단순히 민주주의가 좋은 건지 아닌지,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 보다는 그러한 생각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 본다. 결론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민주주의는 하나의 방향성이자 태도이며 사람들의 생활문화와 정치적, 경제적 현실이 결합하는 장이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1부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게몽사상의 시대까지 민주주의의 역시랄 살펴본다. 그리고 2부는 프랑스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를 살펴본다. 이렇게 큰 두 가지 틀로 구성되어 있다.
고대 철학자들은 압도적인 비율로 민주주의에 반대표를 던졌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 민주정을 용서하지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민의 뜻이 최고 권력을 갖는 국가는 보편타당성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제대로 된 국가조차 아니라고 못박는다.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이 혼합된 체제였던 로마 역시 멸망의 길을 걸었는데 로마 시대에서도 민주정을 경멸하고 두려워하는 정치, 사상가가 많았다.
민주공화국이란 무엇인지, 공화주의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더 심도 깊은 논의를 지속한다. 공화주의 패러다임이 권장하는 사회의 특징을 살펴보고 반대 급부에서 자연법학자들의 사고방식도 알아본다. 18세기 유럽의 정치체제는 단연 절대군주제였다. 자유로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는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저자는 희망의 찬송가가 아닌 절망의 서사시라고 불려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루소는 민주정을 세우고 유지하는 일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루소는 위대한 입법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민주정과 홉스주의적 절대왕정이 해결 못하는 문제들은 그밖의 여러 정부형태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계몽사상가들이 민주주의를 거부한 이유를 여러 관점에서 살펴본다.
프랑스 혁명 이전까진 거의 모든 사상가들이 인민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불안을 공유했지만 프랑스 혁명이 터졌다. 콩도르세의 역할과 그의 구상, 대의제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민주정 개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본다. 프랑스혁명으로 수립된 제1공화정 총재정부 시기에 민주파가 탄생하고 이에 따라 대의민주주의 정치사상이 어떠한지를 논의한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대의제와 민주제, 계몽이 합쳐져 상업사회의 습속을 개선하여 자유, 평등으로 번영, 평화가 오고 무정부상태와 군사정권은 방지된다는 것이다. 민주파의 경제사상, 프랑스 혁명의 결산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현대정치와 민주주의의 역사성을 논한다.
우리는 정말 민주주의가 실현된 국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민주주의는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하나의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되고 이론으로 구축되었다. 자유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적 요소가 가미된 민주주의라야 하지만 실제로 의도되고 실현된 것은 민주주의의 무늬를 띤 투표제 위에 수립된 자유주의 정부였으며 그런 점에서 투표자유주의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저자는 말한다. 민주주의는 역사성을 인식해야 한다. 비밀투표나 형식적 자유는 부차적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역사를 배제하고 부차적인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정은 보통사람의 목소리가 통치를 좌우하는 정부형태여야 할 것인데 보통사람의 입장이란 과연 무엇인가. 인류의 과거사는 엘리트의 통치도 인민의 통치만큼이나 불완전했으며 어떤 지식도 절대적인 것은 없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인간의 무지를 받아들이고 무지위에 사회를 건설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결국 민주주의라는 것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임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와 개념,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김민철 교수의 이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역사적 흐름을 같이 이해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살아가는 현대시민이라면 반드시 한 번을 읽어봐야 할 교양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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