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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서양 미술사 - 한 장씩 읽고 그리는 서양 미술 히스토리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박현지 옮김 / 탐나는책 / 2023년 6월
평점 :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흔히 말하는 교양이라 불리우는 것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음악, 미술, 체육이 전부인 나는 클래식이나 미술 작품에 조예가 깊지 않고 문외한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깊이 있는 음악 또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듣거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도 삶의 의미나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미술관은 있지만 내가 관심이 없고 작품 볼 줄을 모르니 내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향유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런 나에게 <처음 읽는 서양 미술사>는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미술 작품은 인류가 지나온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문이자 열쇠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서양 미술사를 즐기기 위한 기본을 배운다. 미술사란 무엇인지, 미술사를 배우면 왜 좋은지,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후원자, 관객에 따른 그림 방법 변화, 언제 어디서 누가 그린 작품인지 특정하는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다.
2부는 서양 미술을 더 즐겁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 화가 무리요의 <원죄 없는 잉태>라는 그림을 예로 들면 이 그림 안에는 마리아나 성인의 공적이 크다는 가톨릭과 마리아 숭경은 성서에 없다는 프로테스탄트의 대립 상황에서 가톨릭이 마리아를 소재로 한 그림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나온 그림이다. 종교 대립이 미술 주제를 유행시키는 면을 보여주는 그림인 것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은 당시 규범에 반하는 작품을 잇달아 그려 비판받던 마네의 작풍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데, 인물 포즈는 라파엘로 작품을 차용하였으며 옛날 미술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그 위에 새로운 미술을 만들고자 한 마네의 의지가 들어 있다.
3부는 서양 미술 기법, 장르 구분법을 배운다. 모자이크화, 템페라화, 유채화, 수채화, 소묘 등 다양한 기법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고,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 자화상 등 다양한 장르의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4부는 서양미술의 역사를 배우는 부분이다. 고딕 양식, 르네상스 미술, 바로크, 인상파, 다다이즘, 큐비즘 등 시대를 거치면서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미술을 만날 수 있다.
5부는 우의화, 성서화, 신화화에 숨은 암호를 해독해보는 재미있는 부분이다. 최후의 만찬이 왜 대단한지, <최후의 심판>에서 예수 좌우에 양과 산양을 그린 이유, <비너스의 탄생>처럼 인체 구조를 무시하고 그린 그림 등을 만날 수 있다.
각 부의 끝에는 세계 4대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으며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연표가 표시되어 있어 서양 미술이 기원전 3500년경부터 시작되어 기독교 확산,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주의, 인상주의를 거쳐 20세기 이후에 어려 양식이 탄생하는 과정을 한 눈에 정리하여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미술 작품 그림이 흑백으로 나와 있는 점은 아쉽지만 인터넷으로 내가 보고 싶은 미술작품을 검색하면 원본의 색감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문제되지 않았다. 공부해보고 싶던 서양 미술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초보자의 시선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 미술관을 가게 되면 좀 더 미술작품을 여유롭고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