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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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만화를 잘 읽지 않는다. 읽어야 할 책들도 많은데 만화까지 읽을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빡빡한 사고일까? 하지만 <신의 물방울>의 경우는 다르다. 와인에 대한 사회적 열풍도 큰 몫을 했겠지만, 이 책 자체에 대한 찬사를 많이 들어온 탓에 꼭 읽어야 할 must-read책으로 스스로 지정했다.

역시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물론 아직 1권밖에 읽지 않아 섣부른 감이 있지만 모든 책은 1권에서 결정나지 않을까? 곳곳에 나타나는 와인에 대한 기본 상식은 TV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스치듯 지나가는 와인 장면을 놓치지 않게 하는 재미를 낳았고, 그것은 다음권에 대한 또 다른 기대를 낳는다.

몇 달 전 어느 기사에서 보니, 우리나라 CEO들 중 84%들에 와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고 한다. 총 11권인가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만 다 읽으면 와인에 대한 스트레스를 날려보낼 수 있을까? 군중심리가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 때문인지 갑작스레 모두들 와인! 와인!을 외치며 탄성을 지르는 것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나, 이 책에 대한 나의 찬사는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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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 버락 오바마 자서전
버락 H. 오바마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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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의 책이 2권이나 나왔단다. 정치에, 더욱이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지는 않지만 오바마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주목하게 됐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 게다가 세계를 뒤흔들만큼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힐러리와의 맞대결,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글을 읽고 더욱더 그 인물에 매료되었다. 지적인 외모와 더불어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지녔고, 기성작가를 버금갈 만큼 그는 글을 잘 썼다. 그의 글을 통해 본 그의 가족사와 경력은 예사롭지 않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리에서 태어난 혼혈, 인도네시아인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한 혼혈 형제(그것을 보고 오프라 윈프리는 '미니 UN'이라고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권위 있는 법률 학습지 <하버드 로 리뷰>의 흑인 최초의 편집장, 흑인으로서는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이자 현재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그는 마치 '최초'라는 기록을 세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두 가지 심리가 공존한다. 같은 여성으로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기대하는 심리와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오바마의 당선을 기대하는 심리. 나의 기대와 응원이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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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어떻게 다 가졌을까
김현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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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때 내 갈길을 확실히 정하지 못했던 시절, 끊임없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닮고 싶었다. 최연소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그녀를 부러웠했고, 몇 개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를 남몰래 시기했고, 어디에 내놓아도 빠질 곳 없는 신랑을 만나 남부럽지 않은 사랑과 결혼을 이룬(?) 그녀를 질투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녀들이 그 모든 것을 한순간에 이룬 것이 아니며 끝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노력, 그리고 주위와의 투쟁(?)을 통해서 성취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은 모든 20대 여성들을 비롯해 지금도 방황하고 있을 많은 여성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어찌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지 누군가에게 숨기고 싶은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순간순간 책을 덮었다. 특히 여자만이 신데렐라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남자 또한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을 또다시 보상받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는 여자로서의 자신을 이루어나가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을 이루어나가고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본다.  많은 여성들이 그것을 미처 꺠닫지 못하거나 잊고 살아가는 것을 여전히 보면서 그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빌게이츠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에게 하는 이야기인 듯하다.

 

"그분은 갑자기 차가운 표정을 지으셨어요. 그러고는 ‘그런 직장에 뭐가 되겠다고 그렇게 버티고 있니?’라고 말씀하셨지요.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어요.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말씀해주실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거기서 참고 견디다 보면 빌 게이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빌 게이츠가 앞날이 불투명한 영세업체에서 임금체불을 견디며 야근에 특근까지 죽어라 일만 하다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되었니?’라는 말은 충격이었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지금 나는 내 미래를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순간적인 눈앞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자기 반성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정리한 한가지. 10년이라는 시간의 개념이다. 몇 년 전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을 접하며 미래비전서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후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10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왜 하필 10년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딱 떨어지는 숫자라서?? 어느덧 직장생활 10년을 지낸 지금 돌이켜보면, 10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시간이 아니다. 모든 것을 이루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특히 인생에 있어서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가 삶을 바꾸어나가는 데 상당히 중요한 시간개념이다. 나와 같이 그 시간을 막 지나온 저자는 아직 그 시간을 두려워하며 방황하고 있을 그녀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해주려 한 것이다. 답답해하고 있을 그녀들에게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10년의 시간을 보내야만 그것을 깨달을지, 멘토를 통해 그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는 물론 자기 선택에 달린 문제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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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문의 비밀 -상 - 백탑파白塔派 그 두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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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통해 김탁환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열녀문의 비밀>이라는 흥미로워 보이는 제목에 끌려 이 여름을 날 수 있는 첫 책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열녀문이 결국 어느 한편만 바라본 또 하나의 역사라는 사실에 대해 새로운 발견이었고 독특한 소재선택이라는 점에 있어서 기존 작가들과는 다른 새로운 장르 시도라는 점에 많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것을 이끌어가는 힘이 약했고 추리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의 흥미진진함이 별로 없다. 또한 너무도 많은 고어들에 대한 작가의 불필요한 설명도 글의 흐름을 끊는다. 어려운 고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면 그 또한 읽는 데 불편함이 많았겠지만, 그렇다면 작가가 추리소설에 중점을 둘 것인지, 옛 느낌의 문장 그리고 역사적 관점에 중점을 둘 것인지를 어느 정도는 선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번 작품의 경우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고어설명이 괄호 안에 많이 나와서 읽는 독자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한 책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처럼 역사속에 가려진 숨겨진 역사를 발견했다는 점은 나를 비롯한 읽는 이들을 역사와 소설의 세계로 다시 한 번 이끌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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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권기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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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분 후의 삶.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시간이다. 어느 결엔가 나는 늘 내 삶은 지금처럼 평온하게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이 책은 온 나라가 캄보디아 사건에 휘싸여 있을 때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일 분 후에도 나는 살고 싶다"라는 말이 그처럼 내 가슴에 다가왔던 적이 있었을까. 죽음의 순간이 지나온 12사람의 이야기는 평온한 지금의 내 삶에 감사함을 주었고, 이 안온함을 지겨워했던 것이 하나의 사치이고 교만이었음을 일깨어준다. 또한 우리는 언제나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감으로써 매일 생존의 순간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생존'의 문제는 생사가 오고가는 그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의 생존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전자의 생존에 대해, 그리고 그 생존의 순간을 지난 후 찾아오는 생의 초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다. 희망에 관한 아래 문구는 내일의 또 다른 생을 맞이할 내게 또 다른 삶의 의지를 전해준다.

 

"희망은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거짓말일 때가 있다..하지만 희망을 버리면 죽을 수 밖에 없을 때 선택할 일은 오직 하나다. 그 거짓말이 현실이 되도록 사력을 다하는 것. 사람은 힘이 없어서 죽는 게 아니다. 가망이 없어서 죽는다."

 

끝으로 저멀리 보이지 않는 희망을 찾아 돗단배를 타고 나아가는 표지사진이 매순간 위태롭게 살아가지만 희망을 저버리지 못하는 우리 생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듯해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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