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어떻게 다 가졌을까
김현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20대 때 내 갈길을 확실히 정하지 못했던 시절, 끊임없이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닮고 싶었다. 최연소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그녀를 부러웠했고, 몇 개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를 남몰래 시기했고, 어디에 내놓아도 빠질 곳 없는 신랑을 만나 남부럽지 않은 사랑과 결혼을 이룬(?) 그녀를 질투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녀들이 그 모든 것을 한순간에 이룬 것이 아니며 끝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노력, 그리고 주위와의 투쟁(?)을 통해서 성취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은 모든 20대 여성들을 비롯해 지금도 방황하고 있을 많은 여성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어찌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지 누군가에게 숨기고 싶은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순간순간 책을 덮었다. 특히 여자만이 신데렐라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남자 또한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을 또다시 보상받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는 여자로서의 자신을 이루어나가기보다 한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을 이루어나가고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본다.  많은 여성들이 그것을 미처 꺠닫지 못하거나 잊고 살아가는 것을 여전히 보면서 그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빌게이츠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에게 하는 이야기인 듯하다.

 

"그분은 갑자기 차가운 표정을 지으셨어요. 그러고는 ‘그런 직장에 뭐가 되겠다고 그렇게 버티고 있니?’라고 말씀하셨지요.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어요.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말씀해주실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거기서 참고 견디다 보면 빌 게이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빌 게이츠가 앞날이 불투명한 영세업체에서 임금체불을 견디며 야근에 특근까지 죽어라 일만 하다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되었니?’라는 말은 충격이었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지금 나는 내 미래를 떠올리며 살아가고 있을까? 순간적인 눈앞의 문제 해결이 아니라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자기 반성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정리한 한가지. 10년이라는 시간의 개념이다. 몇 년 전 <10년 후, 한국>이라는 책을 접하며 미래비전서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후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10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왜 하필 10년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딱 떨어지는 숫자라서?? 어느덧 직장생활 10년을 지낸 지금 돌이켜보면, 10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시간이 아니다. 모든 것을 이루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특히 인생에 있어서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가 삶을 바꾸어나가는 데 상당히 중요한 시간개념이다. 나와 같이 그 시간을 막 지나온 저자는 아직 그 시간을 두려워하며 방황하고 있을 그녀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해주려 한 것이다. 답답해하고 있을 그녀들에게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10년의 시간을 보내야만 그것을 깨달을지, 멘토를 통해 그 시간을 줄일 수 있을지는 물론 자기 선택에 달린 문제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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