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텅구리 - 한국 최초 신문 연재 네컷만화로 100년 전 날것의 식민지 조선을 보다
전봉관.장우리 편저, 이서준.김병준 딥러닝 기술 개발 / 더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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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을 통해 사진 자료실의 속에 묻혀 있던 역사콘텐츠를 발굴해냈다는 것이 놀랍고 고맙다.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아, 100년 전 만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사회상과 생활상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고 만화와 함께 읽는 역사적 설명들도 유익하다. 오랜만에 읽는 신선한 역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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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네요.... 1강 1인 신청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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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 문학동네 화첩기행 5
김병종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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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가는 여행지의 곳곳을 설명하는 여행서는 매력이 없다.

여행지에 대한 설렘이나 의미, 왜 그곳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나 자신에게 설명되지 않는다. 김병종 화백이 그걸 알았던 걸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라틴에 대한 환상과 설렘, 문학에 대한 새로운 동경으로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

저자 김병종의 글솜씨는 화백인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글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글 전체에 물감을 한껏 뿌려놓은 듯 그의 글에서는 색이 묻어나고 지구 반대편의 그곳을 그의 그림에 맞춰 상상하게 만든다.

 

내가 알고 있는 라틴은 마약과 총기사용, 정치적 부패 등으로 무법지대와 같은 곳, 100년 전 우리 민족이 이민가서 숱한 고생과 슬픔을 간직한 곳, 백인들의 무차별한 식민통치로 원주민의 대학살이 이루어진 곳 등 역사적 시대적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다. 하지만 화가의 눈에 비친 라틴은 결코 그런 살벌하지 않다.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문학과 예술이 피어났으며, 그곳에서 만난 '그들'이 역사적 아픔과 현실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즐거운 인생'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을 여과없이 묘사한다. 특히 그가 말하는 라틴의 문학과 예술은 이곳의 나를 이미 그곳에 있게 한다. 지겹고 식상하게만 느껴지던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고통과 자의식의 표정으로 보는 이에게 그 아픔을 여실히 전해주는 프리다 칼로는 한 명의 여인과 새로운 탐구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책은 이런 것이었다. 단순한 재미와 정보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또 다른 무언가, 누군가를 찾게 하고 갈망하게 한다. <김병종의 라틴화첩기행>은 바로 그런 책이다. 그의 글 속에서 수많은 예술가들과 문인들을 만난다. 그들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리 곁에 와 있었지만, 그들이 왜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지 몰랐다. 늘 있어왔기에. 하지만 그의 글을 읽으며 이제야 알게 되고 그들을 하나하나씩 찾아나선다. 체 게바라 자서전과 로맹가리의 작품들을 책장에서 뽑아 책상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그들을 새롭게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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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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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아도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구입을 주저했던 책이다. 하지만 결국 심각한 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누군가로부터 탈출의 도움을 받기를 원했고 그때 나는 이 책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프레임에 관한 여러 사례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런 두 가지의 경우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하겠는가 등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내가 생각했던 바 대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고 선택했다. 나의 고정된 프레임을 여지없이 증명하고 만다. 이런 결과를 볼 때마다 얼마나 그동안 갇힌 사고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앞으로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가 나의 미래에 실천해나가야 할 또 하나의 나의 과제가 된다.

 

이 책이 시종일관 주장하는 바는 일정하다. 또한 대중의 접근을 좀더 쉽게 하기 위해 저자가 인용한 예나 풀어나가는 방식은 흥미롭고 일관되다. 흔히 옆으로 새어나가기 쉬운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을 수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고정된 프레임을 검열하고 반성하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또 하나 이 책에 신뢰를 더욱 줄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맨 마지막 장에 가서 주제를 결론짓는 차원에서 조심스레 저자는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을 제시하지만, 결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다소 분량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내용이 많다고 충실한 책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대중성 있는 책이 나왔다면 이제는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의 심리학책을 만나고 싶다. 단순한 연구결과의 나열이 아니라, 내 마음의 심리, 인간의 심리를 심도있게 다룬 또 한 권의 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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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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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살림엔 수심도 많네 - 진도아리랑

 

책을 펼쳤을 때 맨먼저 눈에 들어오는 글귀다. 예전에 못 느꼈던 감정이 요즘 들어 부쩍 다시 새록새록 느껴지는 건 세월의 힘 때문이리라.

작가 황석영의 이번 작품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한 번에 주욱 읽히고 재미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왜? 세계사와 한국사 그리고 우리 개인을 하나로 엮어서, 그리고 거기에 서사무가 바리공주의 이야기까지 함께 엮어서는 풀어나가야 한다는 작가의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소재에 있어서는 무척 흥미롭고, 초반에 행복하고 평화로운 모습들은 앞으로 닥칠 시련을 조금씩 예고라도 하듯 읽는 이들에게 평화로움 속에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한장한장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 뒤로 갈수록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점점 약해지고 결국엔 너무 급작스런 결말을 남긴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을 읽으며 끝까지 강약을 유지하며 이야기의 힘을 잃지 않는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는 <바리데기> 역시 나의 큰 기대를 채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대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소재,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선택한 저자의 안목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작가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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