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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플러스 - 김용택의 시의적절한 질문의 시 ㅣ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이전에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에 소개된 시를 보고 시집을 읽어보려고 노력한 적이 있다. 책에 소개된 시는 짧지만, 쉽고, 강렬한 여운을 안겨주었는데, 유명하다고 하여 읽어본 시집 속 시들은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고 난해하게 느껴져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이후에도 스스로 시집을 찾아 읽는 일은 거의 없었다. 최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보니 유시민 작가님도 논리 글은 자신있게 쓸 수 있지만 시는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고 하였다. 시가 점점 멀게 느껴졌었는데 최근 드라마로 유명세를 탄 시집이 있다고 하여 읽어 보았다.
처음 보는 시가 대부분이었지만 간간이 어디선가 읽어보았던 시도 눈에 띄었다. 시만 읽는다면 책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시 한 편이 끝난 뒤에 작가님의 던져주는 질문에 답하며 나와 독대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다음 장으로 쉽게 넘어가지 못 했다. 시를 처음 읽는 입문자로서 시가 끝나고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지 이끌어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된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고, 내 인생에 대한 희망도 가지게 되고, 긍정적인 마음도 품게 되고, 살아갈 용기도 얻게 된다. 짧은 글로도 다방면에 걸쳐 넓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김용택 시인은 스물두 살 때 처음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다 보니 생각이 너무 많아 그것을 일기로 쓰다가 시를 쓰는 시인이 되었다고 한다. 시인이 된 계기가 쉽고 간단해 보이니 시가 이전처럼 멀고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종종 시집을 읽으며 나 자신을 다듬고 정화시켜야겠다.
**책속에서**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마지막 숨 넘어오는 순간
그 손을 부썩 쥐며,
‘여보게 이 조선을’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한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함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