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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내년에 다섯 살이 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올 11월부터 시작될 유치원 줄서기에
동참할지 말지부터 앞으로 아이의 교육을 어찌시켜야할지 가끔씩 고민해보곤 했었다.
육아선배들에게 귀동냥으로 듣는 사교육 시장은 듣는 것만으로도 치열한 경쟁이
오감으로 느껴졌지만, 그러한 고민이 '자주'가 아니라 '가끔'이었던 이유는
내가 비교적 성적이나 사교육에 무관심했던 부모님 밑에서 방목되다시피 자유롭게
자랐기 때문이다. 거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움직이는 느긋한 성격도 한 몫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모르던 것을 알게 되니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나와 아이 서로를 위해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이 책은 주인공 '강교민'을 중심으로 해서 사교육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이 나열된다.
어떤 이야기들은 뉴스 사회면에서 이슈로 소개되었던 것 같은 자극적인 내용이기도 하고,
육아 선배들로부터 띄엄띄엄 전해 듣던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셋트로 모아놓은 것 같기도 했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쭉 읽으니 도대체 우리나라 교육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점이 생겼다.
친절하게도 작가님이 우리나라 교육이 왜 이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설명해주신다.
평소에 사회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나조차도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을 보니,
아마도 조정래 작가님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쓰고 싶으셨나보다.
사교육 시장의 병폐는 정부와 교육계, 학부모가 같이 움직여야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데,
규모와 영향력이 큰 정부에서 먼저 움직여주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그런
노력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을 선동하니 미미할 지라도 학부모들이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교사와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여 작은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책 속에서 만난 수많은 불행한 아이들과 부모들의 모습, 그리고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의
강교민과 그의 아내의 모습을 보니 과거의 나도 돌아보고 미래의 나도 상상하게 된다.
언제 어느 순간에도 내 아이를 나의 소유물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중해줄 수 있을까?
나중에 이런 생각들은 다 잊는다 해도 딱 하나만은 떠올리고 싶다.
우리 아이는 활짝 웃는 모습이 제일 이쁘고, 그 모습을 볼 때 내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