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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랑해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유혜자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03/pimg_7974541201146834.jpg)
유디트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조명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중반 미혼 여성이다. 부활절을 앞둔 어느 날 주말 가게 치즈
코너에서 누군가에게 발뒤꿈치를 밟힌 일을 계기로 한네스를 알게 되고 이후 우연히 자주 마주치게 되며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유디트는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이는 한네스의 사랑 방식에 두려움을 느끼고 이별을 선언한다. 그런데 한네스가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디트의
주변을 맴돌며 노란 장미와 쪽지를 보내오고 결국 유디트는 노이로제에 걸려 환청과 환시를 보는 정신분열증에 이르게 된다.
예전에 범죄 사건을 다루는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스토커에 대한 사건을 본 적이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모든
것에 집착하는 것을 보며 비정상적인 사랑 방식에 나조차 두려움을 느꼈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모두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한네스를 보며
같은 감정을 느꼈다. 우연을 가장한 잦은 만남을 운명이라 포장하며 들이대는 남자를 마다할 여자가 어디 있을까. 그리고 유디트와 한네스가 헤어지기
전까지 한네스의 행동은 유디트가 갑갑함을 느낀 것 외에는 그리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조차 한네스의 행동이 유디트를 향한
사랑이 과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디트가 환청과 환시에 시달리며 점점 스스로 설 자리를 잃어가고 동시에 한네스가 유디트의 가족과 친구들을
끈질기게 포섭하는 상황이 되자 나 또한 같은 여자로서 본능적인 위협을 직감했다. 사랑은 마주보는 게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상대방에게 삶의 생기를 앗아가는 한네스의 사랑은 둘 중 아무것도 아니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조금은 허무한 감이 들어 따로 책에 대한 검색을 해보았더니 작가가 법원통신원으로 일하며 신문에
게재했던 사건을 토대로 집필한 내용이라고 한다. 좋은 남자인 척하며 한 여자의 삶을 망가뜨릴 뻔 한 일이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고 하니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한네스는 유디트에게 위협적인 인물임에 반해 유디트의 주변인이 보는 한네스는 유디트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헌신적인
남자였다. 당사자가 느끼는 개인적인 감정이 다수에 의해 묵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능적으로 이용한 한네스가 무서울 뿐이다. 계속해서 유디트의
주변을 맴도는 한네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203/pimg_79745412011468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