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과학 분야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느낀 점은 과학의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것이다. 지금껏 내가 상상하던 과학자의 모습은 가운을 입고 연구실에서 실험하는 모습뿐이었는데 직접 생태계로 들어가 침팬지나 곤충 등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과학자라니 그동안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싶을 정도다.
이 책을 쓴 에드워드 윌슨은 하버드 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에게는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의 하버드 시절 스승으로 각인되어 있고 에드워드 윌슨의 영향을 받아 최재천 원장이 우리나라에 통섭이라는 개념을 처음 전파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바로 직전에 최재천 원장의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를 읽어서인지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이 떠올랐다. 두 분의 확고한 신념과 이상이 그 정도로 비슷했다.
저자는 처음 자신이 열정을 가진 나비, 개미, 곤충들로 인해 어린 나이에 곤충학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지금껏 그때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어릴 때는 그렇게 꿈이 많더니 나이를 먹으며 점점 꿈이 사라지고 하고 싶은 것조차 없게 된 나로서는 감탄스러운 일이었다. 쉽고 재치 있는 글 덕분에 그가 너무나도 평탄하게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 같지만 그 여정이 어찌 고단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의 일생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한 모습이 너무 멋지다.
지금껏 과학자의 삶을 단 한 번도 꿈꿔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나마 과학자의 삶을, 왜 과학자가 되어야 하는지, 과학자의 길을 걸을 땐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할지 상상해보았다. 역시나 쉽진 않을 것 같다. 인류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더 많은 과학지식과 기술,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인데 지구의 생물은 너무나 다양하고 많다. 생물학의 잠재력이 어마어마하지만 생태계의 숨겨진 비밀을 푸는 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가 과학자의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자신의 모험과 꿈이 담긴 글로 젊은 후배들의 앞날을 독려하는 모습이 너무도 따스하다. 고단한 길 끝에 이러한 노스승이 있다면 그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고 있는 나와 달리 끊임없는 질문과 답을 찾는 행위를 통해 인류의 희망이 되어주는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22 『여러 성공한 과학자의 경력에서 두드러지는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은 열정을 훈련보다 우선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과학에서든, 기술에서든, 과학과 관련된 다른 어떤 분야에서든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열정이 지속되는 한 끝까지 그 일에 충실하십시오. 그 열정에 지식을 공급하십시오. 그래야만 마음이 더 자랍니다.
그러는 동안 다른 주제들도 맛보고, 과학을 폭넓게 공부하다가, 더 큰 애정의 대상이 나타난다면 슬기롭게 옮겨가십시오. 애정이 당신에게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대하면서 망연히 이 분야 저 분야 떠돌아다니는 일만은 해선 안 됩니다. 어쩌면 그래도 잘될 수도 있겠지만, 운을 시험하진 마십시오. 인생의 여느 중요한 선택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걸려 있으니까요. 지속적인 열정에 바탕을 둔 결단과 노력이 있다면 당신은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