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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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라디오를 즐겨 듣는데 처음에는 한 방송사 라디오를 하루 종일 듣다가 좋아하던 DJ들이 개편과 함께 그만두면서 요즘에는 시간대마다 개인적으로 호감이 가는 DJ들의 방송을 찾아가며 듣고 있다. 라디오 듣기와 함께 나의 또 다른 일상 독서에서도 점점 그러한 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호감을 느낀 사람이 있으면 그와 관련된 책을 몽땅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깊이 호감을 느낀 사람이 바로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이다.

이 책은 작년에 ‘과학자의 서재’라는 그의 책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된 책이다. 샘터의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에서 첫 번째로 출간된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서이다.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최재천 원장의 동물행동학자가 되기 위한 성장과정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강릉에서 보낸 그의 유년시절은 이미 과학자의 서재에서 접한 바 있지만 다시 읽어도 그의 어린 모습이 상상되며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자원은 유한한데 그것을 원하는 존재가 많기 때문에 자연의 생존 경쟁은 치열하다. 그런데 찰스 다윈의 DNA 일원성에 의하면 지구상의 다양한 생물들은 모두 태초에 우연히 생성된 어느 성공적인 복제자 하나로부터 분화되어 나왔기에 우리는 모두 한 집안이고 생명이 ‘연속’되어 있다. 그리고 생태학자들의 연구로 무섭게만 느껴지던 자연이 사랑, 희생, 화해, 평화 등을 품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무조건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것도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그들과 서로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최재천 원장은 21세기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서로 만나고 뒤섞이는데 그 중심 역할을 해줄 사람들이 결국 생물학자일 것이고, 생물학이 관여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으니 과감히 도전하라며 청소년들에게 생물학자의 길을 권유한다. 관심이 없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동물이나 곤충의 행동을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박사가 되기까지의 방황을 곁들이며 21세기는 지식경쟁의 시대이기 때문에 생물학자가 아니더라도 꼭 학문을 연구하라고 조언한다. 삶을 대하는 그의 긍정적인 모습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보노라면 그가 정말 행복한 사람, 행복한 학자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한동안 청춘들의 멘토로 김난도 교수가 큰 인기였는데 최재천 원장이 그 후발주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바램^^)

 

157쪽 『내가 평생 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막 두드려 보았습니다. 그것은 방탕이 아니라 방황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껏 방황하십시오.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매 순간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단 한 순간도 이것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겠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악착같이 찾는 아름다운 방황을 하기 바랍니다.

그러한 방황의 끝에서 드디어 꿈의 끈을 잡으면 그것을 꽉 쥐고 앞만 보고 달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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