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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의 역사 ㅣ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1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조선 말기 일본에 의해 식민통치를 받은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올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서 조선의 종주국이던 청이 일본에 무너지며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것을 알게 되었다. 한·중·일 3국이 역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서 샌드위치 입장이 되어 여러 번 곤란한 상황을 겪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굉장히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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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의 역사’라는 책은 청·일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른 나라 전쟁이야기를 왜 알아야 할까 싶지만 조선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적인 역사가 시작된 계기가 바로 청·일 전쟁 때문이다. 일본은 조선의 지배권을 빼앗기 위해 조선의 종주국이라 칭하던 청을
침략한다. 이미 메이지유신 때부터 국가 재정의 60%를 국방비로 사용하며 철저하게 전쟁 준비를 하던 일본 앞에 청은 종이호랑이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선과 청이 세계정세 변화를 외면한 대가로 치른 일이라고 하기에는 일본의 행태가 너무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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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리쿤우는 장인어른이 청·일 전쟁 때 겪은 실화와 우연히 얻은 일본인의 전쟁 기록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림 속에서 무수히 많은 전쟁 사진을 보니 당시 중국인들이 겪었을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러한 상황을 발발시킨 일본에 책임을 묻고 싶은 심정이다. 저자는 이미 지난 과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서문 끄트머리에
‘해묵은 감정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다. 일본은 현재 한국과 독도 문제로, 중국과 댜오위다오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지나간 역사에 대한 반성도 없는 상태이다. 나도 그런 일본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갖기보다 역사 공부를 함으로써 현안을
바로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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