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당신은 동물이 아닌 인간과 연애를 하는가 - 진화심리학으로 보는 연애 이야기
김성한 지음 / 연암서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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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에 정말 감명(?) 깊게 읽었던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그땐 리뷰를 쓰지 않아서 그 내용은 다 잊었지만 읽으면서 정말 소름끼치게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던 것만은 기억이 난다. 이후로는 연애학에 관한 책을 거의 안 읽다가 생뚱맞게 결혼 이후에 1년에 두세 권씩 꼭 읽었다. 설레임에서 익숙함으로 변한 사이가 편안해서 좋지만 한 가닥 남은 긴장감까지 끊어버리고 싶지 않은 여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 때문이다.

진화심리학은 사회생물학자, 진화인류학자, 인지과학자, 심리학자들이 한데 모여 인간 본성에 대해 함께 성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범학문적 분야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을 읽어주는 이 매력적인 학문을 통해 살펴보는 남녀의 연애가 시작부터 흥미로웠다. 책은 1부 남녀의 성 특징, 2부 연애의 기술, 3부 연애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여성이기에 1부의 남성의 성 특징을 눈여겨보았는데 남성이 다수의 성 파트너를 원하고, 성에 대한 독점욕이 강하고, 젊고 건강한 여성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를 진화론에 입각해 읽으니 그 행동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여성의 성 특징은 남성과 다른데 그 차이가 서로 유전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생물학적 선택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부와 3부는 보편적인 연애 기술에 관한 내용인데 저자가 우리나라 남녀 연예인이나 노래 가사를 예로 들어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는 센스가 돋보였다. 현재 결혼 3년차인데 이때쯤 권태기가 찾아온다고 하여 제일 관심 있었던 부분이 3장의 ‘권태기’였다. 친구에게 심한 권태기가 찾아와서 옷걸이에 걸려 있는 남편의 옷만 봐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더욱 꼼꼼하게 읽었는데 권태기는 호르몬의 변화가 주원인이라는 결론을 보니 왠지 안심이 되었다. 이어서 권태기를 이겨내기 위한 조언들이 있어서 앞으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연애서가 있지만 이 책은 진화론을 기초로 상대방의 행동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있다는데 차별성이 있다. 책에 나오는 남녀의 특징이 일반적인 것이긴 하지만 연애에 관한 문제로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성 특징과 선호하는 이상형, 기본적인 연애 기술을 앎으로써 연애 이론이 탄탄해질 것이고 연애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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