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경영 - 복합학문으로서의 전망
박신의 지음 / 이음스토리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문화, 예술, 경영이라는 단어를 따로 떼어놓고 본 적은 많지만 한 단어로 합쳐서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문화와 예술은 창조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경영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서구에서는 문화예술경영이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진행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10여 년이 갓 넘은 학문이여서 그런지 생소하게 다가왔다. 이 책은 저자의 문화예술경영과 관련한 논문을 선별한 것으로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문화예술경영의 경영학적 토대와 복합학문적 성격, 학문의 출발과 21세기 들어 급격히 팽창한 이유, 예술 영역에서 시도하는 바이럴 마케팅의 형태, 2장에서는 문화예술시설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안, 3장에서는 한국사회의 정책사업과 관련한 문화예술경영의 접근을 다뤘다.

지방에 살던 내가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서울로 전시회를 찾아다니기 시작한 때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부터인 것 같다. 내가 전시회 정보를 알게 되는 경로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클럽을 통해서였다. 일촌(현재 블로그의 이웃과 비슷한 개념)들이 전시회나 연주회, 시사회에 가서 찍은 사진을 보면 그 대열에 합류하고픈 열망이 일었다. 예술 문외한이었지만 그곳에 갔다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나 자신이 있어 보인다고(?) 느끼는 약간의 허세감도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되새겨 보니 우리나라에서 문화예술경영이라는 복합학문이 시작된 게 바로 그 시기이고, 예술과 문화 관련 종사자들이 의도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그것이 일종의 예술분야의 바이럴 마케팅이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기 전에는 경영이라는 학문이 예술의 창조성과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섰는데 저자가 예술경영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를 정확히 짚어주어서 얕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만 해도 주변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여러 곳 있는데 그곳에 쉽사리 발길이 가지 않는다. 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 가치가 소중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을 텐데 많은 돈을 투자한 문화예술시설이 외면 받지 않으려면 뮤지엄 플래너라는 전문인이 꼭 필요할 것 같다. 결국 문화예술경영이라는 복합학문이 발전해야 그러한 시설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또한 예술에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과의 거리도 좁힐 수 있을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모네의 그림을 보기 위해 프랑스까지 찾아가는 것을 보면 경영학이 문화예술과 결합해 복합학문으로 발전한 게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된다.

 

이 책은 출판사의 제공으로 읽고 남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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