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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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애가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영국 학교로 보면 9학년 우리나라 나이로 보면 중학교 3학년 애가 갑자기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책은 시작한다. 교통사고나 질병은 뭔가 아픈 이유가 있으나 이건 아무런 이유 없이 작가의 삶에 다가왔다. 정말로 조용히 다가와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했다. 작가는 어찌할 바 모르고 온몸으로 역경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공황장애를 호소하고 아무 일도 못하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애를 보고 저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이것저것 하다가 우연하게 하게 된 베이커리에서 애가 강한 애착을 보이고 이것이 길인 것을 깨닫고 아빠는 모든 일을 멈추고 애와 함께 빵을 굽기 시작한다. 전문 제빵사가 아니다 보니 실수도 많이 한다. 그렇지만 애의 회복을 기원하면서 빵을 굽는다. 아이와 같이.

참으로 담담하게 적어 놓았다. 절대 담담하거나 글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우연하게 베이커리에 호기심을 보인 것이 아닐 것이다. 무수히 많은 접근을 해보고 그나마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베이커리였을 것이고 그것에 전력을 다 한 것일 거다. 또한 다른 두 자녀도 막내 동생의 행동에 상처와 고통이 있었을 텐데 저자는 참으로 담담하게 그려 놓았다.

아빠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그 내용이 쏙 빠져 있었다. 역시 아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딸을 위해 이제까지 쌓아온 모든 이력을 포기하고 제빵사가 되었다. 그리고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일을 했다. 공황장애의 딸은 직진밖에 몰랐는데 달려 나간 길을 잘 다듬고 챙긴 것은 아빠였다. 그 아빠를 보면서 참으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글과 딸의 글이 번갈아 나오는데 물론 아빠의 비중이 크지만. 딸이 기술한 내용은 오로지 자신의 생각밖에 없었다. 아빠의 글은 대부분 딸에 대한 내용이고 가끔 본인의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 조금씩 들어간 아빠의 처지에서 아빠의 고통이 느껴졌다. 아빠는 딸을 위해 정말 모든 것을 포기했다. 담담하게 썼지만 고스란히 느껴져서 안타까웠다.

18년도부터 제빵을 시작했으니 이제 5년이 되었겠다. 주인공인 키티도 이제 어엿한 제빵사가 되었을 것 같다. 그런 제빵사 키티를 보면서 아빠는 위로를 많이 받았겠다 싶었다.

키티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포뮬러원에 참가한 레이싱 선수고우리는 키티의 정비 담당자다.
만약 키티가 너무 빨리 달리다 트랙에서 탈선하면그건 키티의 책임이다.
우리는 차가 잘 달릴 수 있게 도움을 줄 뿐,
핸들을 잡은 건 키티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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