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약속을 하고는 한다. 이번 생에 못다 한 약속은 다음 생에서 이루자라고. 어찌 보면 미안해 약속 못 지킬 거 같아를 좀 멋있게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부정적인 말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 특성 때문에 긍정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구미호 식당 시리즈는 제법 재미있게 보던 소설이다.

열심히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스멀스멀 주변에 나타나곤 했다. 밀리의 서재 추천 도서로 뜨기도 하고 서점에서 보이고 그러다 보니 여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총 3권 중 이 책이 가장 인상에 남는 것 같다. 콘셉트는 다 동일하다. 죽음 이후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근데 그건 기회라고 보기도 그렇다. 다음 생을 포기하고 이번생에 조금 더 시간을 얻는 것일 뿐이니. 심지어 페널티도 많다. 그래도 현 생을 좀 더 연장할 것인가? 구미호에게 받은 제안을 수락하고 조금 얻은 시간을 살아가는 내용. 이것이 이 시리즈의 주된 내용이다.

이번의 주인공은 어린 학생이다. 심지어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다. 이번엔 상대방도 환생해서 누군지도 모른다. 그 뜻은 상대방은 주인공만큼 애틋하진 않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환생을 포기하고 식당을 연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도 아니고 남녀 간의 사랑도 아니다. 혈육 간의 사랑도 아닌 그야말로 애틋한 감정 하나와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의무감으로 그는 잠깐의 삶을 받았다.

그게 킬 포인트였던 것 같다. 뭔가 짠 한데 설명하기 어렵다. 남녀의 일이긴 하고 주인공은 다른 남자를 좋아했단 환생한 이의 반응에 질투도 느끼지만 남녀 간의 치정으로 보이지 않았다. 40대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10대 남자아이의 반응이 10대 같은 40대라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내용들이 너무 자연스러운 것 같았다.

구미호 식당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담백하고 씁쓸하고 잔잔한 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요. 의미 없어요. 사실 먹는 거 안 좋아해요.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고 하면 안 믿겠지요? 호호호. 열심히 먹으면 내가 원하는 쪽으로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착각을 잠시 했어요. 코끼리가 사슴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호랑이는 될 수 없는거잖아요? 그런데 호랑이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멍청한생각을 했었지요." - P1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