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지음, 박세형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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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힐링에 대한 소설들이 유행이었다. 아직도 그 여파가 있는 듯 그런 류의 책들이 매대에 꽂혀 있다. 사람들은 팍팍해지면 그런 종류의 책을 찾는 것 같다. 한참 우리나라 작가들이 열을 올리듯 비슷한 장르의 책을 출간했는데 이젠 끝물이려니 싶다. 국내 작가의 힐링 관련 책은 이제 끝물이니 외국을 찾아볼까? 편집자들은 그런 생각을 한 듯하다.

일본 저자의 그런 책들이 슬슬 나오더니 이젠 서양 작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유행은 비슷한 책이 비슷한 시기에 노린 듯 나왔다는 것과 다르게 서양 작가들은 그냥 책을 냈는데 편집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먹히겠다 싶어 출간한 것이니 결은 다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책들은 묘하게 자꾸 시골로 내려가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상경했다.

이유도 뭐 다르긴 하다. 우리나라는 도피하듯 옮겼는데 이 아그네스는 취업을 위해 런던으로 갔고 거기서 행복을 찾는(?) 그런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힐링 소설 같은 기대를 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다. 어찌 보면 힐링이 될 수 있겠으나 다르게 보면 성장 소설 같다고 해서 그렇다. 물론 성장 소설은 청소년 이어야겠으나 여기선 다들 성인이란 것이 다르지만.

뭐 어찌 되든 그런 책이다.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리빙스턴씨의 서점 주인 리빙스턴은 모든 말을 할 때 쓸데없이 책을 인용하는 사람이다. 이건 독자에 따라서 상당히 거슬릴 수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책을 인용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선 연예인과 교수 말고는 거의 없다. 없는 말투를 쓰는 사람을 보면 상당히 거슬려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의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힐링 소설들이 나왔는데 여전히 힐링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우울한 나날이 계속될지 모르겠으나 이젠 이런 소설들이 인기를 끌지 말고 쓸데없이 심각한 내용이 인기가 되는 그런 나날이 왔으면 한다.

"주방의 벽이 무너진 건 실패였어. 하지만 로버트 할아버지는 자신의 손으로 그걸 아름다운 무언가로 바꿔놓으셨지. 이모할아버지는 두려움에 굴복하거나 실망감에 좌절하지 않으셨어. 자신의 오만 탓에 집이 무너질 지경이고 평생 모아온 재산을 잃는다는 생각에 낙심할 수도 있었지만 말이야."

"삶이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아그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버트 할아버지는 용기 있는 분이셨구나."
"포기하지 않는 게 바로 용기야. 죽을 만큼 겁이 나도 계속나아가는 거지."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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